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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오가니즘 - 디지털 생태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올리버 러켓.마이클 J. 케이시 지음, 한정훈 옮김 / 책세상 / 2021년 3월
평점 :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 산업은 새롭고 거대한 진화론적 도약을 이룬다. 나는 그것이 구텐베르크의 인쇄술만큼이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 p67
소셜 오가니즘은 ‘사회 유기체’를 일컫는다. 사회 유기체라는 말은 19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한 마디로 사회를 하나의 ‘생명체’라고 정의한 것이다. 즉 사람들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의미다.
저자 올리버 러켓은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의 매력에 빠진 후 대학교에서는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디어 분야 사업을 하고, 국제 문화를 연구 중이다. 저자의 독특한 경력 때문인지 그녀는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사회 유기체’, ‘사회 생명체’에 비유했다.
소셜미디어는 바로 사회 유기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은 서로 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등을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고 있고, 해시태그도 다양한 사회 운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BlackLiveMatter’, ‘#TakeItDown’ 등의 활동이 그러하다. 사람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해서 같이 해시태그를 남기고, 사회 운동에 동참한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확장된다. 특히 ‘BlackLiveMatter’는 작년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미 이러한 운동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급격히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각지에서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하는 방법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사업을 조직하고,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유대감을 쌓고,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 - p9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도 시작은 미디어를 통해서였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 뉴스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삽시간에 큰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폭동은 뒤늦게 일어났다. 로드니 킹의 구타 사건에 대해서 이듬해 경찰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부터다. 만약 지금같이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이라면, 실시간으로 이 과잉진압 영상이 퍼지면서 더 빨리 시위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부 미국의 미디어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한 채, 한인사회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도록 한인과 흑인의 갈등을 편파보도하면서, 흑인들의 분노는 한인에게 향했다. 무려 90%의 한인 타운이 파괴되었다. 만약 지금이라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이러한 오해가 더 빨리 해소되지 않았을까 싶다.
“소셜미디어는 예기치 않은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고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대한 바다처럼 느껴진다.” - p12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이 생성하는 텍스트, 사진, 동영상의 정보는 유기체의 세포와 같다고 비유한다. 마치 세포가 증식하고 번식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의 정보도 그렇다고 말한다. 누군가 만든 동영상은 폭발적으로 증식하고, 또 어떤 동영상은 조용히 사라지고 폐기된다.
“마치 아메바와 같은 단일 세포 유기체가 인체와 같이 복잡한 다중세포 유기체로 진화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매우 복잡한 유기체로 진화했다.” - p26
소셜미디어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혼재한다. 바람직한 여론을 유도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반대로 잘못된 정보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그의 지지자들을 선동해서 미국 의회가 점령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 소셜미디어의 집단지성을 통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풀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소셜미디어는 우리 앞에 훨씬 더 폭넓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준다.” - p56
소셜미디어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알 수 없다. 적어도 저자는 너무 많은 통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마치 세포가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증식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의 세상도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마치 우리 몸이 세균에 노출됨으로써 더 강해지는 것처럼, 사회 유기체가 적응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갈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결국 소셜미디어 안에서 스스로 자정작업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 각각의 소셜미디어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어느 정도 검열을 하고, 스냅챗은 개인의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사라지게 함으로써 보다 자유롭게 풀어두고 있다.
“나는 정보에 대한 우리의 접근을 페이스북이 조작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사회 유기체의 건강에 대한 위협이라고 본다.” - p85
“21세기 미디어의 신흥 거물들도 진화의 무자비한 알고리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에 적응할 수 없다면, 그들 역시 언젠가는 공룡과 신문처럼 멸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p95
소셜미디어의 세상에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유명한 셀럽들의 팔로워 수는 일반인과 비할 바가 아니다. 그것은 소득으로도 연결된다. 저자는 불평등한 영향력 분포가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전 세계는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구글(유튜브), 틱톡, 스냅챗 등에 의해서 점령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이러한 소셜미디어가 없는 세상을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소셜미디어를 사회적 유기체로 받아들이고, 마치 생명체처럼 정보가 흐르고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인류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 건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 한 줄 요약 :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유기체와 같이 살아있는 존재로 상호간에 영향을 주면서 번식하는 존재다.
- 생각과 실행 : 소셜미디어를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기 보다는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야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