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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를 배웠더니 일머리가 돌아갑니다 - 직급별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센스 있게 해결하는 직장 내 '센스' 참고서
이찬.박소영 지음 / T.W.I.G(티더블유아이지)(주) / 2021년 5월
평점 :
이 책은 이찬, 박소영 작가가 지은 책이다. 1년 반 전에 이들 작가님의 공동저서인 《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라는 책을 만났다. 그 때 쓴 서평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과연 밀레니얼 세대와 잘 어울릴 수 있는 리더는 어떤 유형의 리더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역시 ‘공감’하고 ‘소통’하고, ‘공부’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전작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에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사회 초년생, N년차 직장인, 팀장급 직장인, 모든 직장인에 대해서 다룬다. 한 마디로 세계관을 확장시킨 것이다.
제목답게 책도 센스가 있다. 누구나 쉽게 읽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친절하게 해석을 해준다. 재미있고 센스있는 그림은 덤으로 있다. 또다시 ‘라떼는 말야’가 나오지만, 우리 때는 이러한 책이 없었다. 전적으로 주변의 친구, 동료, 선배를 통해서 일 잘하는 법을 배웠다. 물론 그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센스’, 즉 ‘눈치’였다. 주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어떤 팀장, 선배인지 파악을 하고 거기에 나의 업무 스타일을 맞췄다. 이렇게 센스를 잘 아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성공을 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회사를 떠나거나 조용히 묻혀서 회사 생활을 했다.
1장 사회 초년생에는 순탄한 회사 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업무 센스를 소개한다. 이 중에서 5번째 소개한 ‘회사에서 전화 받는 법’이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되나 싶지만, 요새 신입 직원들은 전화 통화에 별로 익숙하지 않다는 세대라는 점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메신저가 삶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어떻게 하는지도 헷갈리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녕하세요? (회사명/부서명) (이름)입니다.”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담당자)께서 지금 부재중이시라 메모 남겨주시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이 때 메모를 적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Who, When, Why, What이라는 육하원칙 중에서 네 가지 정도를 남겨야 한다. 만약에 전화를 받았을 때, 이 책의 박슬기 사원처럼 “여보세요?” 라고 한다면 너무 사적인 대화처럼 들릴 수 있다. 앞으로 AI 시대가 오더라도, 기본적인 전화 예절은 남지 않을까 싶다.
‘잡무의 정석’이라는 부분도 재미있다. 보통 회사에 입사하면, 우선적으로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실제 업무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주로 표나 그래프를 만들거나, 단순 업무를 할 수 있다. 정말 처절하게 공부하고 준비해서 힘겹게 들어온 회사인데, 너무 허무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 때 저자는 ‘잡무’에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전체 업무 프로세스 파악하기, 둘째, 상사별 업무 스타일 파악하기, 마지막으로 디테일 챙기는 연습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즉, 나에게 주어진 업무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라는 것이다. 특히 ‘디테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저자도 일머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디테일’에 있다고 말할 정도다.
“복사를 할 때도 설정 값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받는 사람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조정한다. 문제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세 또한 섬세한 사람의 특징 중 하나이다.” - p25
회사에 입사하고, N년차, 팀장급 직장인을 모두 거쳐보니, 역시 ‘디테일’에 강한 직원이 여러모로 인정을 받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테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디테일’이지만, ‘관계 디테일’도 무시할 수 없다.
관계 디테일은 자신의 상사와 후배의 업무 스타일, 성격까지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어떤 상사는 빠른 보고를 원하고, 어떤 상사는 상세하게 분석한 보고를 원한다. 어떤 후배는 대략 업무 지시를 해도 알아서 잘 처리하고, 또 어떤 후배는 상세하게 업무 지시를 해야 거기에 맞춰서 결과물을 산출한다. 그런 면에서 ‘디테일’은 정말로 중요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미리 파악해 둔다면 향후 직접 기획이나 보고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상사와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 p23
디테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보고’다. 보고는 그야말로 업무의 아웃풋이기 때문에, 아무리 일을 디테일하게 잘 처리해도 결과물이 별로라면 ‘일잘러’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보고는 어떤 보고가 좋을까?
물론 상세하게 분석하고, 상대방의 질문을 미리 예상해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저자는 깔끔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팁을 가르쳐준다. ‘What : 검토 배경, 추진 현황’, ‘Why : 현황, 문제점’, ‘How : 향후 계획 / 해결 방안’, ‘목차에서 한눈에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정리’, ‘보고서 장수가 많은 경우 첫 장에 육하원칙에 근거한 요약본 첨부’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처음에 보고서를 쓰는 직원인 경우, How를 바로 알려주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해결 방안이 제일 중요하지만 우선 문제를 정의(Define)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 보고를 왜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중간보고’다. 당일 내로 보고가 가능한 보고서는 그날 끝내면 되지만, 일주일, 이주일 이상 걸리는 보고는 중간에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사가 궁금해 할 것이다. 도대체 보고서는 어느 정도 단계에 있는지. 만약 상사가 질문을 하면, 그것은 잘못한 것이다. 질문을 하기 전에 미리 선보고를 하고, 알려줘야 한다. 또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중에 궁금한 점은 바로 질문을 해야 한다. 조언도 구할 수 있고, 방향성이 맞는지도 재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테일과 보고에 익숙해졌다면, 가장 중요한 단계가 있다. 바로 ‘실수’에 대한 항목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이 때 실수를 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수에 대해서 즉시 보고를 해야 하고, 나쁜 소식도 빨리 알리고 대처를 해야 한다.
“만약 업무 진행 중에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경우, 좋은 소식 보다는 나쁜 소식을 먼저 보고하자. 나쁜 소식은 시간을 끌수록 더욱 악화되기 마련이다.” - p49
누구나 완벽한 직장 생활을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외에도 ‘두괄식 말하기’, ‘미팅 준비하기’, ‘경조사’, ‘작장 동료와 친구를 구분하는 법’ 등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책을 20년 전에 만났다면, 20년 후의 나는 조금은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웠던 것을 조금 더 빨리 알았을 것 같다. 신입 사원, N차 직장인, 팀장들이 읽기에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한 줄 요약 : 일머리에 ‘센스’는 꼭 필요하다.
- 생각과 실행 : 회사 생활은 사람들과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가 옳고 틀리다는 정답은 없기 때문에, 서로 협동하고 공감하면서 답을 찾아가야 한다. 어쩌면 좋은 조직은 똑똑한 사람이 모인 곳이 아니라, 일 잘하는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결국 ‘센스 있는 삶’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