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즐기는 삶
유중희 지음 / 더로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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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부제로 액티브 에이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직장인들은 은퇴를 기대하면서도 두려워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회사나 취미 활동 외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요새는 가정 일을 많이 도와서 자립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또한 취미 활동도 그렇다. 단순히 취미 활동으로 등산을 다니거나 여행을 가는 것으로는 왠지 부족하다. 어떤 의미를 두는 편이 낫다. 그렇지 않다면, 확실히 노년이 적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요새 은퇴 후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기 때문에 결코 남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먼저 은퇴 후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저자로부터 한수 배우고자 했다.


 저자는 자동차 단체, 삼성 자동차의 창립멤버, 건설교통부 산하 공기업의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환경단체 NGO 활동과 노인 복지관 봉사 활동을 통해서 액티브 에이징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일하고, 즐기고, 봉사하는 것에 대해, 균형을 이루면서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취미를 즐기면서 살고 있다. 다만 봉사활동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한창 활동할 나이에 주변을 돌아볼 마음이나 시간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봉사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 봉사를 찾지만, 일반적으로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은퇴 생활자가 되면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봉사 활동을 통해서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도 좋다. 저자는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봉사 활동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취미 생활, 봉사 활동, 액티브 에이징이 그것이다. 


 저자의 취미 생활은 정말 다양하다. 스포츠 활동, 노래 부르기, 그림과 사진, 독서, 일기 쓰기, 수필 쓰기, 시 쓰기, 책 쓰기 등 몸과 마음을 쓰는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블로그, 카페, 밴드의 플랫폼을 제대로 이용해서 잘 활동하고 있다. 


 “취미생활로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탁구를 즐기고,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기타 치기도 같이한다. 복지관에 설치된 노래방 기기 앞에서 하루 3곡 이상의 가요 부르기도 진행형이다.” - p15 


 이동수단은 애마 PCX 125, 오토바이를 이용할 정도로 플렉스하게 살고 있다. 


 또한 예순다섯을 넘어 탁구 대회 시니어 그룹에 나갔고, 군포 시장기 대회에서는 3위에 입상했고, 전국 대회에도 참가할 정도였다. 젊은 시절에는 축구, 배구뿐만 아니라 골프도 오랫동안 쳤을 정도로 ‘볼’을 다루는 기술이 예사롭지 않았다.


 사실 탁구는 비용적인 부담이 덜하고, 전신 운동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가성비가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 탁구채를 잡을 날이 올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더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노래 부르는 방법도 나름대로 전략적인 접근을 해서, 결국 노인복지관에서 열린 노래 경연 대회에서 2위권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상을 타기 위한 저자의 노력은 눈물 겨울 정도였다. 


 “작년에 심사 위원장이 이 경연 대회에 나오려면 노래방에 가서 적어도 10번 이상은 연습하고 오라고 했는데, 300번 이상은 불러본 것 같다.” - p32 

 

 이외에도 60대 중반에 주민 센터의 수채화 반에 들어서 ‘자화상’을 그리고, 영성 회관과 복지관에 개설한 사진반에서 1년 과정을 수료했다.


 저자의 봉사 활동은 승용차 함께 타기, DJ 봉사 활동, 캄보디아 파견 봉사, 환경 감시 NGO 봉사 활동, 수리산 지킴이 봉사 활동 등이다. 이미 군포 시에는 여러 개의 직함과 명함을 갖고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지역 사회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생의 ‘의미’를 주기위해서 봉사활동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액티브 에이징이라는 장에서 책을 마무리 한다. 여기에는 저자의 버킷 리스트, FUN 인생, 바람직한 노후 생활, 액티브 에이징 10계명을 다룬다. 


 액티브 에이징 10계명은 양재동 추모공원에 가보면 “웰다잉 10계명‘이 있는데, 저자는 이 내용을 인용하고 더했다. 


 “용서하고 화해하기, 하루하루 최선 다하기, 추억 만들기, 심신 건강 지키기, 내세에 대해 소망하기, 자서전 쓰기, 버킷 리스트 작성하기, 유언장 만들기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 등록하기, 자신의 장례식 준비하기”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상세하게 가르쳐준다. 저자가 강조한 ‘메모쓰기’, 그리고 기록을 남기는 ‘책 쓰기’는 평소에도 중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글쓰기와 책 쓰기는 노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습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은퇴 후 나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은퇴 후 준비하면 너무 늦다.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다못해 일기라도 매일 쓰자. 바로 오늘부터. 


 - 한 줄 요약 : 은퇴 후 의미 있게 사는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준다. 

 - 생각과 실행 : 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와 책 쓰기의 중요성을 상당부분 할애해서 설명한다. 그만큼 글을 쓰고, 책을 쓰는 행위는 기록을 남기면서, 나에게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평소 시도해보지 않은 분야에도 도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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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레코딩 마스터 교과서 - 프로처럼 녹음하고 실수를 줄이는 레코딩·믹싱·마스터링 노하우의 비밀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현부 지음, 윤여문 감수 / 보누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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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故 신해철 씨가 라디오에서 십 몇 년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앞으로 홈 레코딩은 보편화되어서 누구든 집에서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당시는 개인의 장비 사양이 떨어지고, 다양한 악기로 집에서 음악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차 컴퓨터가 고사양이 되고,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가상악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곡을 만들고, 녹음을 하게 되었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홈 레코딩의 수준을 올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홈 레코딩에는 장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장점은 아무 때나 녹음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악기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집에서 드럼 키트를 세팅해서 녹음할 수는 없다. 바로 층간소음으로 불평을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새는 많은 부분이 가상악기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드럼 소스도 잘 사용하면 일반인들이 구분하기에 쉽지는 않다. 나도 그렇게 드럼 소스를 사용해왔다. 


 또 한 가지 제약은 녹음 환경이다. 아무래도 전문 작업실보다는 방음효과가 충분하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잡음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작업 환경을 스튜디오와 유사하게 만들고, 프로그램에서 잡음을 없애야 한다. 


 이 책은 홈 레코딩에서 제일 중요한 세 가지, 즉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다룬다. 


 먼저 녹음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모니터링 시스템, 마이크 선택, 녹음 레벨 세팅 등 중요한 팁을 알려준다. 특히 ‘방에서 나는 소리를 잘 들어라’는 부분이 꽤 유용하다.


 박수를 치면서 방의 울림을 들으며 돌아다녀 보자. 그러다 보면 어떤 위치에서 울림이 많고 적은지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울림이 적은 위치가 녹음하기에는 더 적합하다. 가능하다면 침대나 책상의 위치도 바꾸면서 울림이 적은 곳에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 p20 


 방에서 녹음을 할 때는 천장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앉아서 노래하는 것을 추천하고, 바닥에 카펫이나 담요를 깔아 방바닥에서 소리가 반사되어 마이크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책장 위에 책들이 디퓨저 역할과 베이스트랩 역할을 동시에 해서 저음과 고음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집에서 녹음할 때, 또 다른 문제는 소음이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문과 창문을 닫고, 소음을 확인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만약 여전히 소음이 들려온다면, 문틈도 긴 수건이나 다른 것으로 막을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바깥의 소음뿐만 아니라 내부의 소음도 주의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컴퓨터다. 컴퓨터(데스크톱인 경우)에서 나는 ‘팬 노이즈’도 무시할 수 없는 소음이다. 따라서 마이크와 컴퓨터 사이는 최대한 떨어져야 하고 녹음 중에 컴퓨터를 다른 박스에 넣어주는 것도 추천한다. 


 녹음을 할 때 마이크는 일반적으로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한다. 또한 녹음 팁도 알려준다. 


 마이크와 입 사이의 거리는 약 20 ~ 30cm가 적당하다. (중략) 숙련된 가수라면 조용히 노래할 때 마이크로 좀 더 가까이 가고, 크게 노래할 때는 마이크에서 약간 덜어져 노래의 볼륨을 조절한다.” - p61 


 이외에도 저자는 어쿠스틱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등의 악기를 녹음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믹스는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믹스라는 것은 말 그래도 섞는 것이다. 그것도 잘 섞어야 한다. 다른 음원들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하고, 어느 소리가 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좋은 믹스는 음악을 들리게 한다. 믹스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음악이 들릴 뿐이다. (중략) 그에 반해 나쁜 믹스는 음악 감상을 방해한다.” - p157


 나도 믹스를 하면서, 피아노, 베이스, 드럼, 보컬 등의 소리가 밸런스 잘 맞도록 주의를 한다. 예를 들어서 피아노를 기준점으로 잡고, 악기를 하나씩 얹으면서 소리의 밸런스를 따진다. 저자는 믹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곡을 유심히 잘 듣고, 소리를 정확하게 알아채는 감각을 깨워야한다고 충고한다. 


 믹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상 악기의 소리도 모두 오디오 파일로 변환해야 한다. 가상 악기를 사용해서 믹스를 하면, 컴퓨터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저자는 오디오로 모든 트랙을 바꾸라고 말한다. 악기마다 다른 믹스 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시간을 두고 공부해야할 정도로 내용이 많다. 사실 나는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믹싱을 안 한다. 좀 더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다.


 믹싱이 끝났다면, 마지막 마스터링을 통해서 음압을 조정하고, 최종으로 나오는 음원의 소리와 유사하게 밸런스를 맞춰야한다. 음악 소프트웨어에서 들었던 음원과 실제로 작업 후 일단 미디어 플레이어에서 듣는 음원의 소리 크기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마스터링이 필요하다. 


 이 책은 녹음, 믹싱, 마스터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홈 레코딩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책의 분량이 꽤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공부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음악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많이 시도하고 만들어봐야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 수 있다. 


 - 한 줄 요약 : 홈 레코딩에 대한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알려주는 책이다. 

 - 생각과 실행 : 앞으로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 SNS에 쓰이는 각종 배경음악도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음악을 공유하고 즐길 수도 있다. 좋은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이를 제대로 살릴 줄 아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 믹싱, 마스터링 기술은 필요한 부분이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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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 여행을 생활 같이, 생활을 여행 같이
배지영 지음 / 시공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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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답답한 마음에 ‘여행’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다가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책,《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고, 어떻게 하면 탄소 배출도 줄이면서 좀 더 의미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추천한 방식은 되도록 비행기를 적게 타고(탄소 배출이 많기 때문), 여행지를 자주 옮기기보다는 되도록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방식이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한 화려한 호텔이나 리조트보다는 현지의 숙소에 머물고, 음식을 먹으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때마침 이 책《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가 그 해답을 제공했다. 이 책에서 각각의 저자는 한국의 다양한 도시에 머물렀다. 강릉, 완주, 지리산, 속초, 아산, 군산, 부산, 제주도 등 전국을 망라한 지역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프로젝트로 제공하거나, 현지의 숙박시설을 이용한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제주도 한 달 살기는 많이 알려진 반면 다른 도시는 상대적으로 홍보가 잘 안 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시도해 보고 싶은 도시가 더 늘어났다.


 이 책의 공동저자 이한웅 씨는 당초 100개 나라에서 살 계획을 잡았으나, 이제는 국내 100개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숨겨진 공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가슴 아픈 일이 많이 벌어졌지만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해외를 바라보던 여행객들이 국내의 도시로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 각 지자체에서 한 달 도시 살기를 지원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잘 참여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숙박비를 해결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민박이나 빌라 등 옵션은 다양하다.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잘 확인해보면, 의외로 가성비 좋은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다. 책에 나온 열 분의 사연도 좋지만, 이 분들이 소개하는 각 지역의 명소, 맛집, 생활노하우 그리고 소확행을 보면, 엉덩이가 들썩일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스토리, ‘강릉 한 달 살기’를 읽는다면 무조건 강릉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치 내가 강릉의 한 카페에 앉아서 멋진 바다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해변을 감싸는 소나무숲에 테이블을 펴고 감자전, 도투리묵과 치맥을 먹고 마셨다. 파도 살롱 사람들과 음악을 듣는 사이 해는 수평선을 붉게 물들여놓고 사라졌다.” - p18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같은 장소에서 한 달간 먹고 마시고 놀라고 하면 지루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강원 작가의 방〉프로그램에서 준비한 조건대로 ‘파도 살롱’이라는 공유 오피스에서 작업에 매진하면서, 저녁에는 해변에서 사람들과 조용한 파티를 즐겼다. 한 마디로 일과 휴식이 절묘하게 결합된 곳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직장의 모습이 아닐까? 

 결국 저자는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자비로 한 달간 더 머물게 되었다. 


 작곡가 김민경 씨는 완주문화재단의 마을형 예술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완주문화재단에서는 완주의 농부를 예술의 장르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저자는 ‘문화 아지트 빨래터’에서 반려견 건도, 강토와 한 달 살기를 했다. 이곳에서 마을 주민 분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진정으로 여유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논밭에서 나는 화산면 만의 소리를 바탕으로 전자 음악을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일하는 어르신들 옆에 쪼그려 앉아서 같이 농작물을 다듬기도 했다.” - p31


 그러면서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나중에 할머니들을 위한 트로트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진정 그분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달 살기 프로젝트는 더 길어졌고, 그녀는 이웃의 도움으로 빈집을 구해서 거주하게 되었다. 

 그만큼 이 조그마한 시골 동네가 정겹고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24시간 불야성인 서울보다 말이다. 심지어 용접 기술과 목공 기술도 배워서 스스로 가구를 만들 수 있는 수준도 되었다. 


 꼭 프로젝트나 일이 아니더라도, 그냥 마음에 드는 도시로 무작정 떠난 분들도 많다.


 초등학교 교사 김현 씨는 자녀와 함께 지리산을 찾았다. 지리산의 인심 좋은 민박집(매동마을 민박)을 찾아서, 주변에 지리산 구경도 실컷 했다. 아무도 없는 뱀사골 계곡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놀았다. 

 1박에 3만 원, 아침 받은 1인당 6,000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숙박비를 정산하려고 하니, 민박집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주셨다. 그만큼 시골 인심이 잘 남아있는 곳이었다. 비록 작은 방에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서, 불편했을 법도 했지만 아이들은 지리산 한 달 살기를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리산에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 동네에 온 손주 대하듯 동네 사람들이 알은체를 해주었다. 꺼내볼 때마다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준 곳은 지리산이었다.” - p59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은퇴 후 제주 한 달 살기를 하신 분들, 우울증 벗어나기 위해서 한 달 살기를 하신 분, 동네 서점에 매료되어서 한 달 살기를 하신 분 등 다양한 사연들이 가득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화두를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풀 수 있었다. 누구나 가는 리조트가 아닌(가끔은 필요하지만), 조금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의 생활을 느낄 수 있고, 주민들과 소통하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그것이 바로 ‘한 달 살기 여행’의 매력이지 않나싶다. 물론 이러한 여행지를 찾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에 사는 지인의 도움이나 지역 사회 커뮤니티를 찾아서, 열심히 찾아봐야 한다. 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만약 좋은 지역을 찾게 된다면 그곳이 나의 제2의 고향이 될 수도 있다. 힘들 때마다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 한 줄 요약 : 한 달 살기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감동을 주는 책이다. 

 - 생각과 실행 : 여행이란 단순히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다른 공간에 머물다보면, 나에 대해서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여유를 갖고, 한 장소에 머물면서 그 공간을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유명한 관광코스와 맛집만 찍고 다니는 여행은 결국 사진밖에 남는 것이 없다. 그나마 사진도 안 보게 된다. 나를 변화시키는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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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 여행을 좋아하지만 더 이상 지구를 망치기 싫어서
홀리 터펜 지음, 배지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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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것이 앞으로 10년간 우리 인류가 갖고 있는 숙제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지 않도록 막고, 오히려 더 나은 수준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이미 지구는 열병을 앓고 있고,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잦은 태풍과 산불은 말할 것도 없고,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의 도시들도 존립의 위기에 있다. 


 앞으로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3℃ 상승하면 해수면은 1m 상승하고, 저지대 해안에 사는 6억 8,000만 명과 섬에 사는 6,500만 명은 갈 곳을 잃게 될 것이다. 그나마도 화재나 극단적인 날씨, 가뭄 등은 빼고 계산한 결과다.” - p36 


 저자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중 주요 주범으로 ‘관광’을 꼽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12%가 관광 산업에 의해 발생한다(음식이 25%, 그 중 58%가 육류 생산 중 발생). 불행인지 다행인지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이러한 추세가 다소 꺾인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뜻하지 않게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만, 지구는 오히려 다시 생명을 얻고 있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 비행기를 이용한 관광은 탄소배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9년 국제 항공편 승객은 무려 14억 명에 다다랐는데, 이는 세계관광기구가 예상했던 시기보다 2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물론 중복으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20% 수준이다. 


 또한 항공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단 2.5% 이지만,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난 5년 동안 무려 32%나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다. 

 특히 비행기가 높은 고도로 날 때 배출하는 ‘질소 산화물’과 같은 독성 가스는 다른 종류의 가스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서, 친환경 바이오 연료, 전기로 움직이는 비행기도 상용화될 조짐이지만, 이는 전체 항공 연료의 0.1% 미만으로 아주 미약하다. 


 물론 관광 산업이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기 때문에 관광 산업을 중단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도 관광업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탄소 배출’을 염두에 둔 관광을 하자고 주장한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려면 모든 단계에서 탄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논의를 할 때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비행기 여행이다.” - p39


 예를 들어서, 관광지를 가기 전에 온라인으로 충분히 가상 체험을 통해서, 꼭 필요한 곳을 선택하고, 비행기를 타고 자주 옮기는 것보다 한 곳에 좀 더 오래 정착하는 여행을 추천한다. 또한 비행기 대신 다른 교통수단이 있다면(물론 환경을 덜 침해하는 수단) 되도록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열차, 배, 자동차(되도록 전기 차) 등 옵션은 다양하다. 


 꼭 항공기를 이용해야 한다면, ‘최대한 덜 경유하고’, 되도록 ‘낮 비행기’를 추천한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동안 수증기를 내뿜어 빙운 또는 ‘비행운’을 만드는데, 이는 지구의 열을 가둬 구름보다 2.7배 더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특히 밤에는 태양이 없어서, 지구의 열을 더 많이 가두기 때문에 되도록 낮 비행기를 이용하라는 논리다. 


 특히 비행시간이 짧을수록 마일 당 탄소 배출량이 늘기 때문에, 주말에 잠시 가까운 곳을 다녀온다는 계획도 다시 한 번 고민해 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한 항공기 이용뿐만 아니라 여행지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숙소, 채식 위주의 식사, 대중교통 이용 등 방법은 다양하다. 교통수단의 탄소배출량을 비교해 봐도, 1여객마일(약 1.61km)당 버스는 0.08kg, 기차는 0.19kg, 자동차는 0.53kg, 비행기는 0.83kg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4성급 호텔은 소규모 실속형 숙소보다 탄소를 4배나 더 배출한다고 한다.(중략) 전 세계 탄소 발자국의 약 20~30%는 건물을 지을 때 발생한다” - p52


 물론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냐고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서 우리는 이전보다 좀 더 심각하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내가 지금 당장 즐겁기 위해서, 후세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물려줘야 하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자연재해로 집을 잃어야 하는가?   


 저자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서 스스로 이를 실천하고 입증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정보도 많이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지자체 및 각 국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특히 전 세계 탄소 배출국가 중국이 1위(27%), 미국이 2위(15%), 유럽 28개국 3위(9%), 인도가 4위(7%)라고 하고, 우리나라가 9위(2%)다(SpringerNature 2018년 기준). 

 이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인 캠페인도 필요하고, 저자가 제안한 바와 같이 항공료에 세금을 매기고, 항공연료에 대한 할인 혜택 등도 좀 더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물론 조금 더 불편해질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빠른 삶에 갈수록 익숙해지고 있다. 또한 남들이 다가는 ‘관광지’에 안 간다면, 왠지 소외된 기분도 든다. 


 하지만 앞으로 인류가 발전하더라도 우리의 터전인 지구가 더 이상 생존불능이 된다면, 이 세상에 남은 사람들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돈 많은 사람들은 화성으로 대피할 수도 있겠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가? 


 이제는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1.5℃의 상승을 막고, 지구를 지켜야 한다. 그 길이 지구가 살고, 인류가 제대로 생존하는 길이다. 


 ‘과잉관광’을 줄이고,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관광지를 찾고, 비행기 이용을 자제하고, 친환경 숙소와 제품, 그리고 가능하면 채식까지.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얼마든지 많다. 

 

 특히 ‘과잉관광’은 거주자들에게도 피해(환경오염, 임대료 상승 등)를 주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랑하지 않고(인스타에서 해시태그 자제), 나만의 소소한 여행을 즐길 때다. 


 물론 그동안 집안에 갇혀있던 사람들은 해방감을 맞보고, 보복소비를 하겠지만, 간만에 상처에서 회복하고 있는 지구를 생각해서, 한 번 더 여행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여행의 본래 목적을 잘 상기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되도록 로컬 음식과 소비를 하는 것도 여행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다. 


 이 책을 읽고, ‘지속가능한 여행’이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작게나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활동에 동참했으면 한다. 


 - 한 줄 요약 : 1.5℃의 상승을 막기 위해서, 탄소 배출을 염두에 둔 여행을 해야 한다.

 - 생각과 실행 : 환경에 대한 이슈는 이제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나서서 같이 동참해야 한다. 텀블러 사용, 에코백 사용 등이 더 확대되고, 플라스틱 배출은 더 줄여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나도 집에 있던 에코백을 갖고 다니기 시작했다. 더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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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김혜지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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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리부부’는 글쓰기 카페 브런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관광 가이드인 남편이 백수가 되었다는 저자의 글을 읽고, 마음도 아프면서 깊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이태리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올라온 이탈리아 관광 가이드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는 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야말로 눈으로도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느낄 정도였다. 언젠가는 꼭 그 자리에 가서 먹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또한 성실하게 관광지의 이곳저곳을 안내하는 남편과 아내 분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감동도 느꼈다. 부부는 사이좋게 서로를 찍어주면서, 기록을 남겼다. 여행을 못 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실시간 랜선 투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월간답사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양한 관광지를 발굴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나도 이들 부부가 라이브로 진행하는 랜선 투어에 가끔씩 들어가서 이탈리아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는 한다. 결국 이분들의 사례를 나의 글에도 쓰게 되었다. 그만큼 나에게 영감을 주신 분들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힘을 준다. 특히 작가님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은 좋은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


 “나는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에 얼음을 둥둥 띄워 마시며 옥상 태닝으로 여름휴가를 대신했다.” - p54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가 바로 관광업이다. 해외로 나갈 수 없고, 또한 국가를 봉쇄하는 곳도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실직자를 양산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관광객들도 답답하지만, 무엇보다 그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이태리부부는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나름대로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전부터 블로그와 브런치 카페의 글쓰기를 통해서, 인지도를 올린 상태에서 유튜브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랜 팬들의 지지가 있었다. 또한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이탈리아의 상황에 대해서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심지어 광고 촬영 요청도 들어와서 그야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남편을 가끔 백수라고 놀리지만 요즘 남편은 가이드였을 때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고,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변화와 기회들을 접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태리부부에서 부인인 김혜지 씨다. 작가님은 블로그에서 이미 오랫동안 글을 쓰셨기 때문에, 글쓰기 내공이 남다르다. 상황을 묘사하고, 글에 위트가 넘친다. 


 작가님은 이탈리아에 거주하게 된 사연과 남편 분을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이탈리아에서의 생활과 에피소드, 생활상식 등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느림의 미학’은 성격 급한 한국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체류허가증을 신청하고 받는 데 6개월, 그 후에 거주지 등록을 완료하는 데까지 6개월 그리고 이탈리아 운전면허증으로 바꾸는데 또 6개월이 걸렸다.” - p15


 느리다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동안 급행열차 같은 삶에 익숙해져서 뭐든지 빨리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편리함은 우리에게 득과 실을 동시에 안겨줬다. 


 이 책은 본격적인 관광안내서가 아니다. 물론 베네치아의 관광지, 음식 등에 대한 정보도 상세히 잘 알려주지만, 그것보다는 작가님의 이탈리아 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것이 바로 여행에세이의 매력이다. 정보만 얻는 여행안내서가 아니라, 사연이 있는 에세이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에서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던져준다.


 “두 달여 만에 바에서 와인을 한잔 마셨다. 평범한 일상이 이토록 그리운 일이 될 줄이야.” - p126 


 코로나19로 이태리부부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남편 분은 실직했고,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나갔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튜브 활동을 통해서 부수입이 주수입이 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코로나19가 바꾼 새로운 풍경이다. 이태리 부부가 대단한 것은, 어려운 생계 활동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투자’, 즉 관광지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때를 대비하는 사전 준비 과정이다. 


 과연 나는 나의 생계가 위태한 상황에서 한 푼이 더 아까울 텐데,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작가님은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이나 늘 백수인 나는 백세 시대에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상하지만 기록이다. 


 이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나면 기록하는 사람과 기록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더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꾸준히 기록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기록’이라는 화두를 작가님이 던지셨고, 나도 여기에 대해서 백번 공감해마지 않는다. 나도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늘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책을 읽으면 서평을 쓰고,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기록으로 남긴다. 


 어쩌면 이 책이 완성된 것도 작가님이 평소 꾸준히 실천하시던 ‘기록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이탈리아에서 7년간 생활하신 작가님의 경험, 그리고 베네치아의 관광지, 맛집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작가님은 ‘이 순간의 소중함’을 무엇보다 강조하셨다. 어머님과의 애틋한 추억도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게 다가온다. 


 부디 코로나19 사태가 어서 해결되어서, 관광업도 다시 부활하고, 많은 분들이 활력을 찾았으면 한다. 앞으로 몇십 년 후에 이 책은 당시 코로나19 사태를 생생하게 증언한 소중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 한 줄 요약 : 이탈리아의 생활과 문화, 특히 코로나19 사태 후의 풍경을 이해할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기록의 힘은 위대하다. 이태리 부부가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각종 경험과 취미도 기록을 해두면 나중에 분명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평소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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