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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어느날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올라 달로 사라지게 된다면?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을 잇는 한국형 감동 판타지라고 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선택했다.
표지는 노을이 지고 별빛이 하늘을 수놓은 듯 어두운 밤, 한 아이가 달을 보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달의 아이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파악되지 않지만 달이 꽤 크게 표현되어 있어서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 최윤석 작가는 '추리의 여왕2', '김과장', '정도전' 등 열편이 넘는 드라마를 연출한 PD라고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이미 영상화 하기 위해 캐스팅까지 맞춰놓으신거라는데, 드라마 연출을 해서 그런지 읽는 내내 작은 부분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묘사해서 머리 속에 영상이 떠올라서 장편이지만 술술 읽혔던 것 같다.
어떤 배우를 염두해두고 쓰신 건지는 모르나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역할에 잘 맞는 인물로 캐스팅이되서 책에서 받았던 감동을 두배세배 와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초반엔 달이 서서히 커지면서 가벼운 물건부터 점차 아이들까지 끌어당겨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시작으로, 왠지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재난을 소재로 한 공상과학SF물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읽는 내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은 물론 어른이되서 부모를 이해하는 어른의 성장기를 담은 내용이 담겨 있다.
얼마 전 슈퍼문이 떳을 때 아주 잠시였지만 엄청 크고 밝은 달을 봤던 것이 떠올랐다. 우리가 생각하는 달은 어두운 밤을 밝혀주고 간절히 원하던 소원을 보름달에 빌면 이루워질꺼라는 희망의 아이콘이였는데, 이 책의 달은 소중한 아이들을 데려가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존재로 표현되고 있다.

참 이상하지?
왜 소중한 것은 잃고 난 뒤에야 선명해지는 걸까.
"우리 달 보러 가면 안 될까?"
늦은 밤, 한강에 산책하러 간 수진이네는 슈퍼문을 보러 온 다른 사람들 틈에서 달을 보고 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수진은 점점 몸이 떠오르고 그대로 하늘 높이 사라졌다. 달이 점점 커질수록 수진이처럼 전세계 아이들이 달을 향해 날라가는 에비에이션을 겪게 되고, 수진이 부모도 에비에이션 피해 부모 모임인 에피모에 가입하여 아이들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내라 정부에 시위를 하게 된다.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운택은 아이들을 구하러 달에 우주선을 보내지만 애타게 찾는 부모에게 싸늘하게 주검만을 안겨주어 더 많은 고통을 안겨준다. 운택의 혼외 자식인 해준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가족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는데, 아들이 에비에이션을 당하게 되고 운택을 찾아가게 되고 오해를 풀게 된다. 과연 아이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느날, 딸이 달로 사라졌다."
아이가 내 눈 앞에서 영영 사라지게 된다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을만큼 끔찍하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내 아이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면서 마지막 수진엄마 정아의 대단한 모성애를 보면서 먹먹해지는 기분으로 눈물이 고이며 읽고 또 읽었던 것 같다.
앞의 서사는 이 마지막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나 심장을 아리도록 슬픔이 오래가는 대목이다.
딸을 향한 지극한 모성애를 보여준 정아, 아버지를 향한 복수심에 가려 자신의 가족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한 후회에 뒤늦게 사랑을 보여주는 해준, 아이를 버리고 떠났지만 보험금을 노려 애절한 엄마코스프레를 한 주원, 성공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버리지만 끝까지 지키려고 한 운택 등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인물들이 나와 극의 재미를 높혀주고 있다.
영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을 누가 어떻게 잘 표현해줄지가 기대된다.
장편소설이지만 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몰입하고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로 오랜만에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영화든 드라마든 얼릉 나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