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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 이경규 에세이
이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요즘 20대들에게 '별들에게 물어봐'에 대해 물으면 이민호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40대 이상 어른들에게는 30여 년 전 바가지 머리에 콧물을 휘날리는 분장을 하고 배를 튕기며 "별들에게 물어봐~!"를 외치는 정통 코미디언 이경규가 떠오르지 않을까?
지금이야 TV를 틀면 곳곳에 인기 많은 유튜버들이 대거 방송 출연을 하면서 정통 코미디언들의 자리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MBC 공채 1기 개그맨으로 크고 작은 사건사고 없이 예능계 최고참 대부로 자리 잡고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을 받고 있는 이경규는 자타 공인 최고의 개그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버럭 개그의 원조이자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시도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도전하고 재미는 물론 사회에 모범이 되는 방송도 많이 하지만 사실 방송에서만 비치는 모습만으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는데, 그의 첫 에세이인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을 통해 그의 진솔한 이야기 속 삶에 대한 자세를 들여다보기로 하자.
기발한 방법들로 수많은 연예인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몰래카메라>, 지금은 당연한 것이지만 예전엔 잘 지켜지지 않았던 정지선을 지키기를 널리 알린 교통안전지킴이 <양심냉장고>, 월드컵 시즌이면 꼭 나왔던 축구에 진심인 <이경규가 간다>, 낚시라는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에 인생을 담은 <도시 어부>까지..
그의 이름을 걸고 내세워 대박이 난 프로그램이 셀 수 없이 많이 있다.
그러나 모든 프로그램이 대박이 난 것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폐지되는 프로그램도 수없이 많고, 열정 넘치는 그의 영화들은 흥행 참패로 인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많은 고민과 도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은 아마도 연예대상을 받고 수상소감으로 말한 서산대사의 [답설]이라는 선시가 그에 대해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선례를 찾지 말고 나 자신이 성공사례가 되자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밟고 가는 이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
-P.97
소확행보다는 대확행, 이왕이면 제대로 행복해야 한다는 말.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 맛있다면 소확행이지만, 엄마가 계시다는 것 자체가 더 큰 행복이라는 말에 가슴이 찡해진다.
행복은 어떠한 행위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행복이라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재고 따지고 쫓는 것이 아닌 나라는 존재를 소중히 하며 살아간다면 인생은 참 행복하지 않을까.
무심한 듯 툭툭 내뱉는 말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다정함이 있고, 배려심이 묻어 나오는 것이 그가 롱런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박수 칠 때 왜 떠납니까?
한 사람이라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그때까지 활동하겠습니다.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