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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정연복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1월
평점 :
전 세계적으로 성경 책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는 고전 중에 하나인 어린왕자는 책을 읽지 않아도 여우, 장미, 코끼리를 삼긴 보아뱀, 조종사 등 다양한 키워드가 떠오를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명작이다.
생텍쥐페리가 1943년 출간하고 1944년 비행 도중 아무도 모르게 연기처럼 사라지며 그의 유작이기도 한 어린왕자는 누구나 어린이였었다는 것을 망각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칭할 만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읽고 잊고 지낸 꿈을 다시금 꺼내는 추억상자 같은 느낌의 동화이다.
비행기 조종사는 사막에 불시착하게 되고, 고장 난 비행기를 고치던 중 양을 그려달라는 한 소년을 만난다.
양을 그릴 줄 모르는 조종사는 코끼리를 삼긴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자 코끼리를 삼긴 보아뱀은 위험하다는 아이의 말에 조종사는 놀란다. 상자에 구멍 세 개를 그리고 그 속에 양이 있다고 하니 아이는 드디어 원하는 양을 갖게 됐다고 기뻐한다.
B612 행성에서 우연히 날라온 씨앗에서 자라난 장미꽃과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행성을 떠나게 되며 명령하기 좋아하는 왕, 자만심에 빠진 사람, 주정뱅이, 지리학자 등 여섯 행성을 지나 지구의 사막으로 온 어린왕자는 위협적인 뱀, 수백 송이의 장미, 서로에게 길들여진 여우를 만나고 B612 행성에서 떠난 지 1년이 되던 날 다시 별로 돌아간다.
수십 번을 읽어봤지만, 이번에 만나본 어린왕자는 이제껏 읽었던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다.
원서를 번역한 내용은 같지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자신만의 글을 해석하여 그림으로 그린 작품은 누구나 알고 있는 어린왕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표현되어 조금은 낯선 기분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녀가 그린 어린왕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노랑머리에 초록색 옷과 빨간 목도리가 상징인 어린왕자가 아니라 이탈리아 동화에서나 나올만한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고, 어린왕자보다는 조종사에게 포커스를 맞춰 좀 더 크고 듬직한 어른의 모습을 강조하였다.
생텍쥐페리는 그림 속에 비행기를 표현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디테일한 모습의 비행기를 등장시켰고, 작고 동그란 B612 행성을 타원형으로 그려 작은 집과 활화산 3개, 장미꽃과 바오바브나무를 뜯어먹는 양까지 표현한다.
작가의 새롭게 해석한 그림을 보면서 어쩌면 어린왕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어린왕자를 통해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 조종사가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꿈 많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직업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자아를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야"
누구나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나의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길가의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꽃보다 정성을 쏟은 나만의 꽃이 더 소중한 것처럼, 진정으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행복한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항상 다른 의미로 와닿지만, 이번에 만난 어린왕자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해석으로 인해 조종사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조금은 낯선 어린왕자였지만,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어린왕자를 만난 것 같아서 더 설렜던 것 같다.
원작의 어린왕자를 기대했다면 당황할 수 도 있지만, 그래도 이번에 만난 작품으로 좀 더 어린왕자를 사랑하게 되어 기쁘다.
<본 포스팅은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