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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평점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요즘 책 모임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주제가 참 많았던 것 같다.
올해는 책을 읽으면서 니체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 파티' 처럼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순간이 찾아오지만, 지금 이순간이 마지막인 것 처럼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한해였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최근에 읽은 '마흔에 읽은 니체' 장재형 작가가 진심어린 추천을 했다는 글귀 하나로 시작하였는데, 의사 생활을 은퇴하고 환자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지 않아서 암이라는 병에 걸리고, 그러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심경, 의학적 용어와 의료방법을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암을 선고받고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풀어내는 것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이 책의 저자 헨리 마시는 의사이기 이전에 하나의 평범한 사람으로써 자신에게 다가온 암을 부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좀더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이 책은 암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과 남은 인생을 후회없이 살고 남겨질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담은 <부정, 받아들일 준비>, 저명한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선과 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에 대한 <파국화, 비관적 인내>,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행복, 남은 날들을 위하여>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기암 선고를 받았지만, 삶의 마지막을 선고받은 것 보다 손녀에게 줄 인형집을 완성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는 그의 말에서 역시 인간이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나의 가족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때 얻는 것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할머니가 오래사는 것은 자신의 자녀를 키우는 것은 물론 그 손주들까지 봐주기 위해 수명이 늘어난다고 했다.
'내가 오래오래 건강해서 힘 닿는데까지 해 주겠다'는 친정엄마의 말씀이 떠올라서 울컥하는 기분까지 들었던 대목이다.
젊은날은 앞만 보고 치열하게 달려왔지만, 노년이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동안 자신을 돌보지 않고 갑자기 다가온 질병과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큰 질병이 찾아와 자신의 마지막이 결정된다고 하면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것이다. 작가도 자신의 병을 부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사고로 허무하게 인생을 마무리 하는 것보다는 누구나 자신의 삶이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인생인데 오히려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음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긴했다.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재의 시련을 견디는 게 능사라 아니라는 것'
정상을 위해 달리다보면 주변에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바쁜 현대인들의 삶에 있어서 쉼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이 책이 전달하고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연명치료에 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그의 연장선인 안락사와 조력존엄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생각이 많아졌다.
삶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것을 환자 본인의 의지를 존중할 것인지, 남아있는 가족들이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인간의 목숨음 가지고 어느 누가 맞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하고 거동이 되지 않아 기계에 의존한다면 과연 그게 살아있는 것일지, 환자 본인은 그런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 주제인 것 같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썩 유쾌하지 않은 단어이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온다.
단순히 부정하기 보다는, 나의 삶 속에 내가 주체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을 의미를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