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궁금해서 일찍 나왔니? - 이른둥이의 탄생을 바라보는 老의사의 따뜻한 시선
이철 지음 / 예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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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이다. 그렇지만 합계출산율은 0.8%다.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는 아이의 수가 1명이 채 안 된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길어진 수명을 누리는 사람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아주 옛날에는 살지 못했을 이른둥이들을 한국의 의료현장에서 뛰어난 의사들이 많이 살려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아기들은 옛날보다 늘어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예정된 날짜보다 일찍 태어난 이른둥이의 출생을 따뜻하게 조명하는 老 의사의 책이다. 이른둥이, 그리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아들을 옆에서 많이 지켜본 의사로서 의료현장에 대한 얘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저조한 출산율을 걱정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교육문제, 낙태 문제, 신생아 의료보험 수가 개선 등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나는 사교육, 대학입시 문제는 뒤로하고 낙태와 미혼모, 버려지는 아기를 살리자는 대책에 크게 동의한다.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미혼모로 아이를 지우거나 낳더라도 버리거나 죽이기까지 하는 그런 상황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나는 그런 아기들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나라가 잘 키워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얼마나 귀중한 한 생명인가. 비록 엄마,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런 사정이 안 되는 경우 국가가 책임지고 보육한다면 소중한 생명도 살리고, 나라도 필요한 인재를 얻게 되는 일이다.

재정 문제나 예산 문제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얼마든지 새로운 대안이 나오고 길이 생기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그것을 하려는 의지가 아직 우리나라는 부족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도 많이 늦은 것인데, 다른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제일 먼저 추진해야 하는 것이 출산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늘 언저리에서 맴돌기만 하고 핵심을 짚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

의료현장에서 의사들이 이른둥이를 살려내고, 아픈 신생아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나라의 출산정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치인과 입법기관 그리고 행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열과 성을 다하여야 한다. 의사들이 생명의 탄생과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자부심과 생명의 경이함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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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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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도, 못나고 평범한 사람도, 나이 많은 사람도, 어린아이도 너 나 할 것 없이 자기 듣고 싶은 말만 잘 듣는 경향이 있다. 다른 얘기가 아니라 나 역시도 그렇다는 얘기다. 어떤 책을 읽어도 내가 듣고 싶던 말, 내게 필요한 말만 잘 보인다. 그것이 정말 책을 읽을 때 좋은 점은 정말 누가 읽어도 별로인 것 같은 책을 읽어도 그 안에 나한테 도움이 되는 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따듯한 목소리 현준도 그렇게 말했다. "어떤 글은 아는 것의 반복이지만 그마저도 배울 게 있다" 이런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면, 아는 것으로부터도 배우고, 모르는 것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책이 나에게 좋은 스승이 될테다. 관심만 가지고 본다면 우리는 세상 모든 것에서도 배울 수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책의 말미 242쪽에서 제대로 발견했다. 스텐퍼드 대학교 행동설계연구소장 BJ 포그는 자신의 책 <습관의 디테일>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사소한 행동은 멋있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실행하기 쉽고 지속 가능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삶의 변화는 대부분 중대하고 대담한 조치보다는 작고 은밀한 행동을 통해 얻어진다”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선택한 독서가 원래부터 내 취미였기에, 매우 평범하고 사소한 행동으로 느껴졌다. 정말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충분한 일인지 의문이 들곤 했다. 과연 책을 읽는다고 삶이 변화할까? 나는 독서로 경제적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어쩌면 결론도 내가 이미 알고 있는데 모른체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취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독서로, 꾸준히 오래 지속하기만 한다면 분명 내가 원하는 길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확답을 받고 싶어서 자꾸 책에서 내가 원하는 답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당신도 분명 이 책에서 당신이 원하는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원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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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먹어 버린 봄봄 씨 새싹동화 14
이진규 지음, 심보영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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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지갯빛 솜사탕을 떠올렸다. 한없이 달달했고 부드러웠다. 솜사탕을 먹었던 그 때로 꼭 돌아간 것만 같았다.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눈으로 책을 읽었다. 우리 어른들이 동화를 읽는 이유도 그런 걸까? 이 책은 물론 예쁜 꿈을 꾸는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초롱초롱하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이 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덩치는 크지만 마음은 여린 아기 곰 봄봄씨를 따라 신나게 무지개를 먹었다가, 혼이 나서 살짝 의기소침해져 있다가, 다시 또 신나게 길을 떠나겠지.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다람쥐 마을에서 가장 현명한 어른인 현명한 어금니씨의 모습을 보고, 그런 어른이 되기를 소망한다. 언젠가 짓궂은 사내아이가 아기 다람쥐를 괴롭혔을 때 아이의 손등을 다치지 않을 정도로만 꽉 깨물어서 아기 다람쥐를 구해 준 이후로 다람쥐들이 그를 '현명한 어금니' 씨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친구의 좋은 일을 단순히 기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일, 난처한 일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나서고,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되어주길 바란다.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런 소망을 작가도 이 동화책을 썼을 때 품었겠지. 우리 아이들이 예쁘게 현명하게 자라나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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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 - 한국의 문화 전쟁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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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인터넷에서 PC 논쟁, PC 논쟁하길래 무슨 말이지 했는데,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였다니. 나의 무지함에 또 한 번 통탄하고 글을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 이 책 제목 정치적 올바름이 바로 PC였구나. 나는 이 책이 한국의 정치사상이나 올바른 정치 문화에 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PC 그 자체였다.


사회교육전공자로서 정치학, 사회학 책 많이 읽었는데 사는 게 바쁘고 세월에 장사 없다고 정치에 관한 얇은 책 한 권이 이렇게나 어색해질 수 있다니 충격적이었다. 이 얇은 책 한 권이 앞으로 우리 사회와 문화, 정치, 시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살아야 되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PC 충이라는 단어도 인터넷에서 듣긴 들었는데 그게 뭐냐고 물으면 제대로 답할 수 없는 그런 상태였기에 나는 이 책이 PC 개념 정의에 도움이 되었다.


과연 정치적 올바름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길래 논쟁을 낳고 사회에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는가. 저자에 따르면 PC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어 사용이나 활동에 저항해 그걸 바로잡으려는 운동 또는 그 철학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PC의 핵심 콘텐츠는 도덕이다. 자기 과시를 위한 도덕이 위험하듯, 자기과시를 위한 PC도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부린 이, 주린이, 불린 이 등 -린이를 붙여서 쓰는 것도 아동을 미숙하고 불완전하게 보는 단어기 때문이 쓰지 말라고 인권위에서 권고한다고 하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늦게나마 알게 되었으니 그런 단어를 쓰지 말아야겠다.


내가 보기엔 PC라는 단어가 도덕적 올바름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올바름이 정치에 악용되는 것이 문제다. 올바른 것을 바르게 말하면, 올바르게 쓰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자의 표현대로 PC에 관한 의견을 표명할 때에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상대방의 기분을 최대한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말로만 PC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변화와 해결을 위해서는 사이버상의 글로만 말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진정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서라면 직접 움직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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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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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소설가의 첫 에세이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세상에 책만큼 우연히 마주치는 게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으로부터 김초엽 소설가의 작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소개를 받고, 나는 마치 소개팅을 하는 것처럼 김초엽 소설가가 궁금하던 차였다. 김초엽이 어떻게 처음 SF 소설을 접하고, 소설가가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우연히 만난 이 책을 통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았다.


SF 소설이란 무엇인지 잘 몰랐던 나에게 차근차근 개념과 사례를 소개해 주었고, 전업작가가 어떻게 자료를 얻고 글을 쓰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과학 논픽션을 쓰기 위한 필요조건이 과학자가 되는 일인 줄 알았다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전공과목에 관한 책을 쓰려면 전공과목 교사가 꼭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잊고 살았다.


포항공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저자는 과학 책을 읽을 때 무조건 연필과 플래그와 함께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과학 책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도 요즘 연필과 플래그, 포스트잇 메모지를 지참해서 독서를 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대로 바로 붙들어 매기 위하여.


SF 소설은 과학기술과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다루기 때문에 과학 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무엇보다 SF 소설이 지향하는 것은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 인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과 과학과 공생하는 것. 자연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 우주에 작은 점 하나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잊고 살때가 많다. SF 소설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서 지인이 소개해 준 소설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곧장 주문했고, 이 책 서평을 쓰고 곧 읽어보려고 한다. 작가를 미리 알고 나서, 작가의 에세이를 먼저 읽고 만나게 되는 소설이라 두근두근하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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