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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하는가 -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난 주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한다. 인터넷 서점에서도 할인율이 높은 반값도서 코너를 애용하고 있다. 정가제프리가 된 책들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양질의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러 가격이 저렴해진 책들 말고 신간을 선택하는 데에는 비쌈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읽고자 하는 나의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렇게 구태여 나의 도서구입성향을 얘기하는 이유는 바로 책과의 운명적 만남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다.
작가 에리카 종이 이런 말을 했다.
"책은 세상 속으로 외출한다. 신비롭게도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여행을 하다가 누군가 이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그때에 가 닿는다. 우주적 힘이 그러한 조우를 인도한다."
나 또한 그런 운명적 만남, 우주적 힘을 실제로 여러번 경험한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해결 되지 않던 문제에 대한 해답이 그냥 무심코 펼쳐 본 책에서 '번쩍'하고 튀어 나올 때가 있었다. 단 한문장을 붙잡고서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얻을 수 있지 않았던가.
시작과 끝이 분명한 수험공부가 끝나고, 저자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던 "내가 벌어서 먹고 산다"는 경제적 독립은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이상하게도 신체적 · 정신적 공황상태가 찾아 왔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멘붕'상태가 찾아 온 것이었다. 앞으로 내게 펼쳐질 수많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터였다. 며칠을 슬럼프 상태로 있다가 그래도 용케 책을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잘 버텨온 내게 주는 선물로 신나게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무려 9개월만에 책 주문이었다. 그 결과 서평을 쓴 이래로 가장 높은 '책탑'을 쌓았다.
![](http://postfiles16.naver.net/20131202_191/ssh860915_138591253727033DOo_JPEG/DSC06432.JPG?type=w2)
평소 애용하는 반값 코너가 아닌 자기계발 카테고리 신간리스트에서 우주적 힘으로 이 책의 앞 문구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왜 공부하는가"를 보았다. 틀린 답과 맞는 답을 구별하는 공부, 내가 붙으려면 누군가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공부로부터 해방된 기쁨도 잠시, 요 며칠은 내게 앞으로 나는 어떤 공부를 해야할까를 고민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저자는 일생에 분명 단계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 단계 : (학교) 공부를 통해 '준비된 나'를 써먹는 단계
둘째 단계 : 나를 써먹으면서 생긴 노하우로 자신의 '업'을 세우는 단계
셋째 단계 : 남을 위한 기회를 만드는 업을 세우는 단계
넷째 단계 : 자신'만'을 위해서 새로운 업을 만드는 단계
언제부턴가 나는 '평생 공부하고 배우는 삶'을 꿈꿨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맨 처음에는 '평생 가르치며 배우는 삶'이었지만 말이다.) 아,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전방위 공부 인간, 김진애 박사의 공부에 관한 생각들, 그동안의 공부 여정들, 인생관을 지켜 보면서 잊고 있었던 내 인생의 큰 그림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슨 공부를 어떻게시작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공부의 목적에 대해서 어느 책에선가 장영희 교수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나의 재능과 능력을 통해서 나름대로 이 세상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공부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공부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공부의 목적도 위와 유사하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으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바로,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잘해냄으로써 타인과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 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한 챕터의 글을 끝내고 짧은 세 줄로 요약한 것들이 대부분 인상적이었는데 개중에 가장 내게 와닿았던 문장은 아래 문장들이었다.
"결단하기란 무척 중요하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그 결단을 독하게 지키기다.
한번 독해져보면 언제나 독해질 수 있다."
결단은 잘 내리지만, 그 결단을 독하게 지키지 못한 나에게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었다.
작년에 마음 먹은 서른살 생일전까지 '1,000개의 서평 쓰기' 목표를 위해 우선 12월에 100개의 서평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을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아 마음이 해이해질 찰나였다.
나는 내 인생에서 정말 진심으로 노력을 기울여 본 적이 있었던가? 어떤 일에 독하게 몰입했던 적이 있었던가? 두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부끄럽지만 'No'이다.
나의 대답이 'Yes'로 바뀔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열심히 달려가야겠다. 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