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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청소
노청엽 지음 / 반타 / 2026년 9월
평점 :

청소라는 말에는 어지러운 것을 정리하고 말끔하게 만드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완벽한 청소』에서는 그 익숙한 단어가 섬뜩하게 다가와요. 지우려는 것이 먼지나 얼룩이 아니라 한 사람의 죽음과 그 흔적이기 때문이에요.
반타에서 출간한 노청엽 작가의 장편소설 『완벽한 청소』는 제1회 오팬하우스 오리지널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에요. 가난에 몰린 인물의 선택과 그 뒤에 따라오는 사건을 다루는 스릴러입니다.
주인공 채영숙은 흥신소의 가족 대행 서비스를 통해 가짜 엄마 역할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50대 여성이에요. 어느 날 가짜 딸이자 의뢰인인 단혜원이 정산금을 주겠다며 연락해 오고, 영숙은 그녀의 아파트를 찾아가요.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피투성이가 된 혜원의 시신과 거액의 현금입니다. 영숙이 시신을 숨기기로 선택하면서 이야기는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요.
저는 범죄를 다루는 소설에서 누가 범인인지 못지않게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선을 넘게 되는지가 궁금해요. 영숙의 선택 역시 옳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 선택 앞에 놓인 가난과 절박함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워요. 잘못을 판단하는 마음과 그 사람의 처지를 들여다보려는 마음이 함께 생기는 설정이었습니다.
눈앞의 돈으로 지금의 삶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죽음의 현장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되겠지요. 신고해야 할 사건을 자신이 처리해야 할 문제로 바꾸는 순간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이유를 어디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목의 ‘완벽한’이라는 말도 자꾸 곱씹게 돼요. 눈에 보이는 흔적을 지웠다고 해서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방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과 자신이 내린 선택을 지우는 일은 전혀 다를 텐데, 영숙은 그 둘을 어디까지 같은 일로 생각하게 될까요. 청소라는 평범한 행동에 이런 질문이 붙으니 제목부터 긴장감이 생겨요.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것은 생존이라는 말이에요.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이 모든 행동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절박함을 이해하는 것과 잘못을 용인하는 것은 별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인물을 쉽게 단정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가난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