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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투명한 거짓말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6년 9월
평점 :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에세이의 제목이 『가장 투명한 거짓말』이라니. 에세이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기록한 글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그 앞에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으니 오히려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오수영 작가를 이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이번 에세이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어 반가웠다.
SNS와 뉴스에 관한 부분에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소식을 빠르게 접한다. 누군가의 아픔이나 무거운 사건을 보며 잠시 슬퍼하다가도, 바로 아래에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야기나 평소 궁금했던 뉴스가 나오면 감정은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감정이 곱씹을 틈도 없이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 다음 소식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표현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하나의 소식과 감정을 오랫동안 붙잡고 생각해본 적이 많지 않았다. 계속 새로운 정보가 밀려오니 한 가지 감정을 충분히 느끼거나 하나의 문제를 깊이 생각할 틈이 없다. 슬픔도 분노도 놀라움도 제대로 머물지 못한 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분명 많은 것을 보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깊이 보았는지는 알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조금씩 고장 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은 너무 많은 정보와 빠른 변화 속에서 세상이 고장 나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가장 투명한 거짓말』은 그런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도 거창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일상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작은 흔적들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에세이였다.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했지만, 거짓말과 진실의 경계부터 꾸준함의 억울함, 잊히는 독서의 의미, 쌓여가는 책, 빠르게 소비되는 감정까지 지금의 내 생활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책을 덮은 뒤에도 내가 쓰고 말하는 진실은 얼마나 온전한지, 잊힌 노력은 정말 사라진 것인지, 너무 빠르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느라 놓치고 있는 감정은 없는지 오래 생각하게 됐다. 오수영이라는 작가를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났지만, 앞으로 이 작가가 또 어떤 가면 뒤에서 어떤 진실을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