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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평점 :
조정래 작가가 사랑을 본격적인 화두로 쓴 소설이라고 해서 궁금했던 『서리꽃 1』. 대학 시절
사랑했던 윤소인을 마음에 품은 채 미국으로 떠났던 이재이는 5년 만에 돌아와 완전히 달라진 소인과 재회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집안의 몰락,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소인의 삶은 이미 크게 무너진 뒤였다.
재이는 소인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걸어서라도 돕고자 한다. 하지만 그의 선택을 무조건 아름다운 사랑이라고만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지,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 정말 사랑의 완성인지 계속 생각하게 됐다. 때로는 재이의 사랑이 너무 절대적으로 느껴져
답답하기도 했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을 계속 읽게 하는 힘이기도 했다.
조정래 작가가 1970년 등단한 뒤 56년 동안 발표한 작품 가운데 사랑을 본격적인 중심에 둔 소설은 『서리꽃』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동안 작가의 작품을 역사와 사회의 이야기로만 기억했다면 이번 작품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사랑을 둘러싼 돈과 가족, 계급과 권력의 문제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조정래다운 소설이었다.
1권을 덮고 나니 재이와 소인의 사랑을 아름답다고만 말하기는 어려웠다. 애틋하면서도 답답했고, 재이의 선택을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말리고 싶었다. 사랑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을지, 아니면 두 사람을 함께 무너뜨릴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2권을 읽어야겠다. 두 사람이 그토록 지키려 했던 마음이 어떤 끝을 만나게 될지, 그리고 ‘서리꽃’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마지막에는 어떻게 남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