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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빛 청색시대 25
김산옥 외 지음 / 문학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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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수필 108인의 수필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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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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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인데도 4시간만에 다 읽었다. 단편소설처럼 단숨에 읽혔다는 게 신기했다. 일부러 영화를 보지 않고 소설부터 읽었다. 읽기 전에 처음과 끝을 읽고, 해설을 먼저 읽었다. 그래서 한나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고, 문맹이라는 비밀 코드도 미리 알고 있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생각했다.

 

추리소설을 썼다던 작가답게 스토리에 비밀이 있다. 주인공 한나가 문맹이라는 점을 독자는 끝까지 알지 못한다.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한나는 그것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지멘스 회사에 입사해서 승진을 할 시점에서, 거부하고 수용소로 발령받는다. 거기서 하는 일은 약한 여자들을 선별해 아우슈비츠로 보내는 일이다. 그녀는 가장 약한 소녀들을 불러 밤마다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그것은 비밀이었으나 살아남은 모녀에 의해 밝혀진다. 그녀는 왜 그런 일을 했을까?

 

나찌의 하수인으로 명령을 받은 그들은 그저 일로서 사람을 사지로 보내는 일을 했다. 거기 있는 여자들이 해야만 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전범 재판을 받는다. 자신에게 불리한 줄 알면서도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말하지 못함으로써, 그녀는 가장 우두머리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명령을 내린 사람으로 지목되어 18년 형을 산다. 재판 당시 방청석에는 그의 연인이었던 소년이 앉아 있었다. 소년 미하엘은 17세때 그녀를 만나 스물 네살 법대생으로 재판을 목격한다. 첫사랑의 기억 속 그녀는 서른 여섯, 아름답고 성숙했으며 매혹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마흔 셋이 되었다.

 

그는 진실을 알려 그녀를 구해야 할까, 그녀의 자존심을 지켜주어야 할까 고민한다, 미하엘은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끝내 밝히지 못한다.

 

 

미하엘은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고, 이혼을 한다. 결혼한 그녀에게서 그는 사랑의 향기를 맡을 수 없었다. 수감 8년째부터 18년째까지 그는 책읽어주는 일을 다시 시작한다. 오래전 그녀를 만나면 책을 읽어주고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했던 그때를 기억하면서. 그는 한나가 글을 배우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편지를 쓰지 않는다. 어쩌면 거리두기를 통해 옛사랑의 이미지를 지키고 싶은 이기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석방되던 날, 미하엘은 그녀를 위해 도움을 줄 준비를 갖췄다. 마지막에 만난 그녀는 늙고 뚱뚱해졌으며 향기를 잃었다. 그때의 것이 사랑이었던가 그는 잘 몰랐다.

 

석방되기 전, 한나는 자살한다. 그녀의 방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사진이 있었다. 그녀는 소년을 사랑했으며 잊지 않고 있었다. 그의 편지가 오기를 기다렸으며 소년의 사랑을 원하고 있었을 것이다. 한나는 왜 죽음을 택했을까? 사랑하는 이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글을 배우고 읽게 된 학살의 잔임함을 알고 죄책감에 빠져서?

 

나는 소년 미하엘이 만약 진실을 알려 그녀를 재판에서 구했다면 그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보았다. 아마도 그녀의 자존심이 조금 상처를 입긴 했겠지만 나중에 그러했듯 글을 배우기 시작했을 것이고, 미하엘과 다시 만나 사랑의 결실을 이루었을 지도 모른다. 평생 평행선을 달리듯 가까워지지 못한 둘의 사랑이 안타까웠다. 

 

토론에서는 연상의 여인과 미성년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여기서 우리는 전쟁의 가해자인 독일의 지도자와 그리고 그 명령을 집행한 중간 계층 사람들, 그리고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가는 재판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수치심 때문에 억울함을 받아들이는 재판(왼손잡이,동성연애, 마약중독)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에서도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말도 일본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도 졸업 못해 문맹자가 된 많은 할머니 세대가 있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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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작가가 되는 길, 작가로 사는 길
박상우 지음 / 시작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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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작가 지망생 시절

 

1.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글공부를 오래 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작가가 되겠다고 뜻을 품은 사람'은 꽤 오래 견디며 자신을 만들어간다.

 

 2.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주변 서적을 찾아 읽고, 필요한 현장을 답사하고, 필요한 설계도를 만들고, 필요한 인물들을 불러오는 과정

 

3.  작가 지망생 시절은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능한 많이 실패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기다.

 

4. 한 달에 한 편은 습작해야 한다. 작가 지망생이 1년에 한두 편, 혹은 두서너 편씩 쓰고 집필시간도 턱없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소설이 집중력의 산물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참으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화와 구성이 끝난 작품이라면 집중적으로 쓰고 집중적으로 개작하면서 창작의 패턴을 몸에 익혀야 한다. 단 한 편을 가지고 몇 년 동안 수도 없이 고쳐서 작가로 등단해봤자 그것이 곧 고별작이 되므로 작가 지망생 시절에 평균 생산력을 몸에 익혀야 한다.

 

5. (즐겁게)읽고,  (즐겁게)쓰고,  (즐겁게)생각하라.

 

6. 사유를 위한 '평생의 책'-노자, 장자, 공자, 맹자, 불경, 성경, 삼국유사, 삼국사기, 사기열전, 고사성어, 서양철학사, 중국철학사, 한국철학사상사, 변신이야기, 이솝우화, 구전설화 등등

책은 소장할 필요가 없으면 남에게 준다. 그래서 진짜책, 평생의 책이 100권, 아니 열 권만 남기를 바란다.

 

7. 혼자 여행을 가라. 외로울지언정 그만큼 얻는 게 많다.

 

8. 문학은 오래 가고 멀리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습작시절의 조바심에 매달리지 말고, 소설을 기술로 배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욕망의 노예로 만들지 말고 근면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결실을 담는 그릇으로 만들어야 한다.

 

9. 하루 2시간에서 4시간 정도 창작이 바람직하다. 그 이상은 글의 질과 신선도만 떨어질 뿐.

 

10. 클래식 음악, 독서기록과 수첩, 휴대전화의 메모와 녹음.

 

11. 작업하는 패턴을 아침형으로 바꾸는 게 2년이 걸렸다. 아침 5시경에 일어나 두 시간 운동하고 오전에 서너 시간 정도 창작을 한다. 오후에는 강의, 독서, 음악감상, 사진촬영, 여행 같은 걸 활용할 수 있다.

 

12. 자신이 창작한 소설을 남에게 보여주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자폐적 창작 태도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찾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을 통해 작가의 길을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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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나랏말쌈 7
박지원 지음 / 솔출판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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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미숙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을 읽다가 원전인 <열하일기>를 읽어보았다. 열하일기는 원본이 상중하로 얼마나 긴지 그 중 짧게 나온 책을 빌렸다. 


비평에서 많이 인용한 압록강을 건너며(도강록)와 심양을 지나며(성경잡지), 역마를 달리며 쓴 수필(역마수필)까지 들어 있었다. 역시나 박지원의 문장은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원래 평론이 진도가 안 나가고 박지원의 문장에 이끌려 나갔다.

 

그는 하루 80리 길을 말을 타거나 걸으며 이동하고, 하루에 강을 아홉번이나 건너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새로운 것을 보거나 하면 취재하듯 물어서 기록하고 돌아와 그걸 글로 썼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를 잘 사귀었으며 그들의 이름과 호, 나이, 출신지를 모두 기록했다. 그의 그림과 글씨에 반한 이들은 다시 그들의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연경에 가는 그를 위해 추천서까지 써주었다. 그는 술과 음식을 대접받고 그들의 놀라움에 스스로 만족하곤 했다.

 

중국의 고전에 능하고 모르는 것이 없는, 동양에서 온 그를 사람들은 신기해하고, 그와 밤새 토론하고 예술과 인생을 노하는 것을 즐겼다. 박지원은 원래의 무리들에게는 거짓으로 자는 척하면서 밤마다 밀담을 나누고 그것을 열심히 메모해서 돌아왔다.

 

그의 호탕한 기개와 사람을 사귀는 유쾌한 성품은 글 속에서 대번 느낄 수 있었다.

중국말이 통하지 않는 대신 한자로 일일이 써서 서로 통하곤 했다. 그의 유려한 필체를 보고 감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사람에 대한 그의 기록을 보자.

 

이귀몽은 자가 동야이고 호가 인재이며 촉의 면죽 사람이다. 나이는 서른 아홉 살이고, 신장은 7척이다. 입은 모나고 턱은 넓으며 얼굴은 마치 분을 바른 듯 희고,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여 마치 금석을 울리는 듯하다.  

비치는 자가 하탑이고 호가 포월루 또는 지주, 가재라고도 하며 대량 사람이다. 나이는 서른 다섯 살이고, 아들 여덟을 두었다. 글씨를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고 조각도 능한데다 경서의 뜻도 곧잘 이야기한다. 집이 가난한데도 남을 조와주기 좋아하는데, 이는 많은 자식들을 위하여 복을 기르는 것이라 한다.(141p)

 

그는 새로운 친구들과 밤에 약속하여 필담을 나누는데, 글을 써서 서로 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인적사항, 대화를 모두 기록하여 두었다. 심지어 건축양식, 도자기 만드는 방법까지도 모르는 것은 물어서 알아내곤 했다. 기록도 거의 전문가솜씨다. 사진이 없던 시절에 어떻게 그렇게 기록에 충실했는지, 그의 기억력과 메모광적인 태도도 대단하다.  

이국인들까지 매료시킨 그의 매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 때문에 여러분께서 잠을 못 이루실까 걱정입니다."

하니 모두가,

"아닙니다. 조금도 졸립지는 않아요. 이토록 고귀하신 손님을 모시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하룻밤을 새운다는 것은 참으로 한평생을 살아도 억기 어려운 좋은 인연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만 세우러을 보낸다면야 하룻밤은 고사하고 석 달 열흘이 되도록 촛불을 돋우고 밤을 새운들 무슨 싫증이 나겠습니까?"(154p)

했다.

 

  "상공께서 비록 먼 나라에 계시지만 기골이 훤칠하시고 또 공자맹자의 글에 능통하시며 주공의 도를 닦으셨으니 이는 곧 한 분의 군자이십니다."(150p)라고 했다.

 

글로써만 그를 만나도 그의 유쾌하고, 괴짜답고, 지적인 매력이 다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정조도 그의 열하일기를 읽고 걱정을 하며, 국민들을 교란시키지 않는 바른 글을 써서 사죄하라고까지 했나보다. 아마도 베스트셀러로 글이 자꾸만 베껴져서 퍼져나가는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

예법과 복종의 미가 아닌 개인이 하나의 주체가 되고, 자유로운 행위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박지원은 글이란, 읽는 이를 촉발하는 공명통이어야 하고 찬탄이든 증오든 공명을 야기하지 못하는 글은 죽은 것이다,(133p)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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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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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참 오래 읽었다. 한 열흘을 붙들고 겨우 읽었다.

그래서 참 안 읽히는 책이라고, 문장이 거칠다고 욕도 했었다.

아마도 하나하나 끊어지는 문장에 있는 듯했다.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고 외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문장. 

다 읽고도 나는 책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서평을 읽어보았다.

어떤 이는, 이 책에 공감을 할 수 없다면 이미 늙은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일까, 이삼십대가 아니라서... 

줄거리로 드는, 주인공의 탈출이나 가족사도 후반부에 가서나 명확히 드러난다.

나는 2백여 페이지를 읽을 때도 그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세계문학상>아닌가. 만약 이런 상을 수상하지 않았다면 금방 책을 던져버렸으리라.

토론도서였기 때문에, 인내력을 가지고 읽었다.

작가의 취재는 빛났지만, 나는 병원 풍경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정신의학품의 부작용인 나무늘보 같은 풍경, 정신병원으로 오게 되는 과정 등은 잘 모르 

던 것을 알게해주었다. 망막색소변성증도 대충은 알았지만 터널증후군이라든가 야맹증,  

녹내장과 같이 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승민의 시각장애가 드러나고 탈출을 시도하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이 소설은 활기를 찾아주는 느낌이었다. 젊은이들의 탈출기라기 보

다는 젊은이들의 병원기록물에 더 비중을 두어 지루함이 길어졌다.

그래도 이 소설을 영상으로 바꾸면 재밌을 것 같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말이었다. 이미 영

화화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니, 이제 소설문학상도 문장의 미학 보다는 소재의 특이함, 그리고 영상으로의 변신 

에 더 주목한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정신병원에 갇힌다는 건 사설 감옥에 갇힌 거라는 표현, 간접경험을 충분히 하게 해준 것 

으로 이 책의 가치를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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