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퇴근길
IC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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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ooks에서 출간된 수상한퇴근길을 읽었습니다.

요즘 남편이 수상하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갑작스레 변한 남편의 행동에서 아내가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아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았는데요.

막상 펼쳐든 소설은 남편의 시점에서 잔잔하면서도 유쾌하게 또는 씁쓸하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흘러갑니다.


프롤로그가 끝남과 동시에 아내에게 수상쩍어보이는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남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랜 기간 몸을 담아왔던 회사가 코로나로 인해 인원감축에 들어가게 되고 주인공 고대리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오게 됩니다. 이제 출근을 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아내에게 차마 퇴사했다는 얘기를 하지 못한 그는 험난하고 차갑기 그지 없는 직장 밖 세상을 K-직장인의 신분이 아닌 백수로 견뎌내다 집으로 퇴근하게 됩니다.


그리고 넘쳐나는 사색의 시간을 통해 가장의 무게를 견뎌내며 살아온 남자의 후회와 반성을 해학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읽다보면 소설이 아니라 마치 에세이 혹은 브이로그처럼 느껴지는데요. 이 또한 소설의 뒷부분까지 읽다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며 감탄하게 됩니다. 주인공 고대리를 보는 시선도 달라지게 되구요.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고대리의 속마음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면 또 이어지는 재미있는 줄거리도 등장합니다. 옹졸하고 소심하며 어쩔땐 밉상인 고대리는 너무나 우리 자신과 닮아 있어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어쩔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어쩔때는 속으로 거센 비난과 따끔한 충고를 건내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분리수거장의 왠지 멋져보이는 남자를 만나고 그를 통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알게 되고 때로는 보험우편을 통해 아내에게 퇴사를 틀킬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묘하게 이 소설이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디테일했던 이유도 밝혀집니다. 요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기로!


마흔한번의 미안함 끝에 한번의 고마움으로 끝나는 힐링소설 수상한 퇴근길.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소중하게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것을 삶에서 덜어내야 하는지를 먼저 겪어본 오늘 회사를 그만 둔 가장의 시점으로 그려내는 수상한 퇴근길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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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2 - 11개의 평면도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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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케쓰의 일본호러미스터리소설추천 이상한집2 11개의평면도 서평 리드비출간




부동산미스터리라고 불러야 하는지, 건축 설계 미스터리라고 불러야 하는지 아니면 말 그대로 집 미스터리라고 불러야 할지.

어찌됫든 기가막히게 술술 읽히고 재미있는 우케쓰 작가의 이상한집의 후속작 이상한집2 11개의 평면도를 읽었습니다.

리드비 출판사의 범인 맞추기 이벤트를 통해 당첨되어 책을 선물받았기 때문에 혹시나 제 추리가 맞았는지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지만 결과는 정답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망한 오답이었던걸로...


전작 이상한집은 비교적 얇은 분량에 평면도까지 더해져 굉장히 짧은 시간만에 완독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미있고 미스터리 소설로서 반전의 재미도 훌륭해서 코믹스, 영화로 미디어믹스가 될 정도였는데요.

이번에는 전작의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인 분량을 두배로 보완해 두툼한 책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케쓰 작가가 이상한집을 출간한 뒤, 그 책의 인기로 유명세를 얻게 되고 전국의 기괴한 집에 대한 사연을 제보받으며 그 중에 11개의 평면도를 추려내었다는 컨셉은 마치 소설과 현실의 벽을 허무는 미쓰다 신조 풍의 호러 느낌도 물씬 풍깁니다.


우케쓰 작가의 이전 작품들, 이상한 집과 이상한 그림을 읽다보면 반전에 반전 그리고 또 반전 그 뒤에 숨겨진 진실과도 같은 연타로 몰아치는 반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상한집2에서도 여지없이 작가의 강점을 드러냅니다.

11개의 평면도 중 첫번째 에피소드였던 갈곳없는 복도부터가 반전으로 독자를 어질어질하게 만들거든요.

도안을 보고 필자가 추리를 한번, 네기시씨가 또 자신의 생각을 한번, 결국 필자가 진상을 밝혀내는 듯 하지만 추가정보가 밝혀지며 여기서 또 한번 반전이 짜잔!

보통 이렇게 반전이 연달아터지면 일절 이절 삼절 사절 뇌절에 그랜절까지 박으며 식상해지기 쉬운데 직접 평면도를 박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하나하나가 다 그럴듯하게 납득이 가고 개연성이 느껴져 더 재미있게 읽히는 듯 합니다.


11개의 평면도 역시 그 컨셉이 모두 달라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구조가 특이한 집부터 흔한 집, 오래된 옛날 집부터 종교기관의 시설까지, 놀랍게도 11개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미묘하게 여기저기 조금씩 에피소드들의 영역이 걸쳐있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321p부터 펼쳐지는 구리하라씨의 추리 파트를 읽게 되면 그 때부터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감탄과 놀람의 감정을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우케쓰 작가의 전작들도 충분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 신작 이상한집2가 기대가 되었던 것이지만, 이번작을 통해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어 다음작품은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들었는데요. 평소에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와이프도 이상한집 시리즈는 챙겨보고 재미있어 하는 만큼, 추리소설의 팬 분들과 추리소설에 아직 입문하지 않은 분들 모두에게 이상한집2 11개의 평면도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그냥 보는 것보다 평면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함께 추리를 하며 읽는 게 두배 더 재미있다는 꿀팁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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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 - 성장 발달부터 생활습관까지 0~6세 육아 실전 가이드
이민주 지음 / 카시오페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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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육아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 카시오페아출판사 서평



저는 책육아에 진심인 편인데요. 첫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하면서 간절했던 게 육아에도 교과서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어요. 각 분야별 육아서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육아에 대한 내용이 다 담겨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때 알게된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 0~6세까지 육아 실전 가이드로 앞으로 제게 육아 교과서가 될 이 책을 소개해볼께요.


저자인 이민주쌤은 영유아 발달 및 놀이 코칭 전문가로 아동학을 전공하여 쌓은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교육현장에서 8년간 근무하셨다고 해요. 현재 '이민주육아연구소'를 운영하며, 아이의 기질과 발달 특성을 고려한 맞춤 육아법을 제시하고 계세요.


민주쌤이 육아코칭백과는 총 2개 PART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PART1.은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육아 핵심 원칙


PART2.는 발달 영역별 맞춤 육아 솔루션 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먼저 첫번째 PART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육아 핵심 원칙에서 제가 인상깊게 본 내용들은 소개해볼께요.


안정적인 애착형성을 위해 생후 후36개월까지 가정보육을 하는 것이 좋은지.


저도 언제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나, 너무 일찍 어린이집을 보내면 혹시 애착형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에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요. 모든 맞벌이 가정 아이들이 불안정 애착관계가 형성되는게 아닌 것 처럼요. 그리고 꼭 주양육자가 엄마일 필요도 없구요. 저도 맞벌이 가정이라 이렇게 육아전문가가 말해주니 안심이 되더라구요.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는 이렇게 따뜻한 일러스트도 많이 들어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책육아를 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그리고 특히 요즘 핫한 기질별 육아. 저도 요즘엔 타고나는 바꿀 수 없는 성격인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 용용이는 어떤 기질을 타고 났을까. 그리고 그 기질에 따라서는 어떻게 육아를 해야할 지 궁금했는데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에 이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었어요.


자극추구 기질, 위험회피 기질, 사회적 민감성 기질, 인내력 기질. 이 4가지 종류 기질을 가진 아이들마다 각각의 육아법이 제시되어 있어 제가 앞으로 제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육아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잘 정리가 되어있어 좋았답니다.


내 아이의 기질 체크법이 나와있어 제가 직접 판단을 해볼 수도 있고 전문적인 TCI 검사를 받아보는 방법도 안내가 되어있어요.


그리고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에는 이렇게 민주쌤의 현실 밀착 육아코칭 tip 들도 있어 현실 육아에서 마주치게 되는 궁금증들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아기 발달 상태도 항상 잘 체크해줘야하잖아요? 이렇게 영유아 검진 시기도 나와 있고 매달 우리 아이 발달 사항 체크해야할 내용도 나와있어 육아에 치여 아이 발달을 놓치지 않도록 잘 나와있어 좋아요.


그리고 자칫 놓치기 쉬운 육아 번아웃 방지를 위해 육아 스트레스 체크리스트도 나와있어서 육아 뿐만 아니라 부모의 QoL도 챙길 수 있답니다.


육아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기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 관리가 꼭 필요한 거 같아요. 육아 우울증이 오지 않게 미리미리 잘 관리하자구요.


PART2. 발달 영역별 맞춤 육아 솔루션에서는 특히 연령별 아이의 발달 사항과 그에 맞는 육아법이 제시되어 있어 좋았는데요.


아이가 특정 행동을 끊임 없이 반복할 때 그것이 아이가 집중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한창 우리 용용이도 뒤집기 지옥에 빠져있을 때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반복적 행동이 아이가 발달하고 있는 영역임을 알고 더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의 언어발달, 수학적 사고를 위한 언어자극에 대한 내용도 있어 언어발달이 지연되면 어떡하지, 그게 엄마인 내 탓이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걱정없이 앞으로 이런 식으로 많이 말해줘야겠다. 하고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답니다.


생후 8개월, 생후 16~24개월 사이 분리불안과 엄마 껌딱지 시기가 왜 생기는지 그럴 때는 어떤 식으로 아이가 행동하게 되고 그에 대한 대처방법도 나와있어 앞으로의 육아에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아요.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생활습관. 식습관, 수면교육, 배변 훈련까지 없는게 없는 육아서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 육아엔 정답은 없지만 해법은 있다는 거. 혼란스러운 육아의 길을 밝혀줄 민주쌤의 77가지 답변을 통해 육아중 마주치는 왠만한 궁금증은 다 해결될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것도 무려 6세까지나요.


영유아기의 신체발달, 언어발달, 정서발달, 인지 발달, 그리고 생활습관까지 분야별 발달과정에 따라 어떤 식으로 육아를 해야할 지 0세부터 6세까지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만 잘 따라서 한다면 내가 잘하고 있나 하는 불안감 없이 안정적인 육아를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기발달 육아서추천 민주쌤의 육아코칭백과 함께 해요~!


#이민주 #민주쌤의육아코칭백과 #육아책 #아기발달 #책육아 #육아서추천 #육아서신간 #06세육아 #카시오페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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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위스키 블루스 - 하드보일드 SF 단편스릴러
김창현 / 책보요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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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작가님의 하드보일드 SF 단편스릴러소설 위스키블루스를 보았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걷어차인 밤과 리볼버, 사냥감들 모두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신작소설 위스키 블루스 역시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작가님께서 책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위스키 블루스는 행성간 이동이 가능하지만 대중화되지는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주인공 필립은 신체의 절반을 기계로 대체하고 운항 전 위스키를 뿌려야만 말을 듣는 고물 우주선 '위스키'를 타고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온 해결사 혹은 탐정으로 새 우주선을 장만할만큼 큰 돈을 벌기 위해 실종된 목사의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수락하게 됩니다.

김창현 작가님의 전작들에서도 느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단편이지만 단편으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소설 속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읽는 동안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무엇보다 느와르 장르에 잘 어울리는 맛깔나는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소설의 읽는 맛을 더합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필립의 대사를 읽을 때 마다 스타크래프트의 영원한 주인공 짐레이너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위스키 블루스의 주인공 필립을 통해 SF소설 속에서 낭만이 느껴집니다.

특히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총알 한방 정도는 남겨주는 낭만이요.

그리고 단편 소설에 어울리게 빠른 속도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들을 가차없이 살해해버리는 작가님의 전개는 소설을 읽는 동안 한치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주인공 역시 언제 어떻게 죽어나갈지 모르니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되니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읽는 동안 이 소설이 언젠가 미디어믹스되어 영화가 된다면 어떤 배우가 잘 어울릴 것 같은지 혼자 캐스팅을 계속하게 될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생되었던 하드보일드 SF느와르 소설 위스키 블루스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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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시그널 네오픽션 ON시리즈 33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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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픽션 출판사의 ON시리즈의 33번째 작품 조선희 작가의 팬텀시그널을 읽었습니다.


팬텀 시그널

외부환경을 인지하는 통로가 닫힌 마인드 트랩 상태에서 발동하는 방어기제 신호.

뇌는 스스로 탈출로를 찾아 새로운 시냅스를 생성하고, 그 자극으로 특정 시그널이 나타난다.

교차로, 건널목, 횡단보도, 다리, 신호등, 도깨비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보통은 하나 이상이 보인다.


소설 팬텀시그널은 모계 유전으로 발현되는 일종의 기이한 초능력을 지닌 3대의 모녀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소설 팬텀 시그널에 등장하는 기이한 초능력은 그 설정에 매우 공을 들인 티가 확연히 드러날정도로 꼼꼼하고 복잡하고 다채롭게 진화합니다.

그 능력은 무의식 중에 떠다니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벌레가 대상에 접촉하며 발현되는데 일종의 싸이코메트리 혹은 마인드컨트롤, 빙의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 수우는 이 능력을 처음 자각한 후 맹인인 자신의 이모의 의식을 자신의 몸으로 불러들여와 자신의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을 이모에게 대리체험하게 해 줍니다.

수우의 엄마는 수우에게 능력을 사용하지말라고 경고하지만 수우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자신이 그 능력을 사용해보고 수우가 '찰나'라고 이름 붙인 벌레를 통해 실패와 아픔을 겪어봐야만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수우의 이모가 맹인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수우의 몸을 차지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소설 팬텀 시그널은 딥-다크하게 그리고 암울하면서 무겁게 시작됩니다.


충격적인 서장이 끝난 후, 중년의, 이제는 중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수우의 시점에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수우는 찰나를 통해 몇번의 시도를 했었고 그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복수심 중에 복수심만 남게 되어 다시는 찰나를 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채 평범한 중년의 삶을 살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무겁게, 더 어둡게, 더 무서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앞선 암울함이 비현실적인 공포에서 기인한 것이었다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수우의 이야기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이라 더 무서운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누구나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 결혼을 하고, 사랑이 결실을 맺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그렇게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살아가겠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비틀리기 시작한 가족들의 관계는 남의 이야기라고 치부하며 소설로 보고 있음에도 숨이 막힐듯 하게 느껴집니다.


딸도, 남편도 소설 속 수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숨이 턱 막혀옵니다. 그리고 결국은 어떻게든 부딛히고 깨지며 개선을 바라며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소설 팬텀시그널은 독창적이면서 새로웠던 소재에 걸맞게 소설의 시점이 굉장히 독특했는데요. 수우가 인식은 하고 있지만 의식은 하지 못하고 있는 무의식의 먼지와도 같은 벌레 '찰나'의 시점에서 표현됩니다. 그래서 모든 문장은 '너는'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데 이 점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의식과 의식이 섞이고 뭉개지는 소설 속 이야기 처럼 '너는'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소설의 시점은 소설의 몽환적이고 어딘가 안개낀 듯한 음슴한 답답함을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듯 합니다.


돌고돌아 결국은 독특한 시점에서 담담하게 사랑과 용서 이해 그리고 복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소설 팬텀 시그널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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