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욤뮈소 20주년 베스트셀러 신간 미로속아이 서평 밝은세상 출간


기욤 뮈소의 소설 미로 속 아이를 읽었습니다.


프랑스 앙티브 출신의 소설가로 2001년 스키다마링크로 데뷔 이후 1년에 한 권 이상씩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다작작가이면서 소설의 퀄리티 역시 이븐하게 훌륭해서 재미라는 면에서 믿고 보는 작가로 신간이 출간되면 기다렸다 읽곤 했는데요.


이번 20주년 기념작으로 출간된 미로 속 아이역시 기존의 기욤 뮈소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여러 장점들과 매력포인트들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 특히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 미로속 아이는 30억 유로, 한화로 치면 4조 5천억의 상속녀 오리아나가 요트에서 피습당한 채 발견되며 시작합니다. 그녀는 현장에서 발견되 병원으로 후송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망하게 됩니다.


경찰은 언론과 시민들의 거센 질타를 받으면서도 1년이 넘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때, 범행에 사용되었던 흉기인 쇠꼬챙이가 오리아나의 남편 아드리앙의 집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게 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진행됩니다.


수사가 진행되며 오리아나의 과거와 아드리앙의 비밀도 조금씩 밝혀지는데요.


오리아나는 사망 전 두달 정도의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자신의 죽음 이후 아드리앙과 두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달라며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던 아델에게 부탁하게 됩니다. 오리아나는 아델에게 아드리앙을 유혹할 포인트들을 코칭해주고 처음에는 탐탁치않아하던 아델은 아드리앙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 후의 이야기는 기욤 뮈소의 소설답게 긴장감넘치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들로 긴박하게 진행되다가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반전까지 수차례(한 두 번이 아닌!) 밝혀지며 에필로그를 향해 나아갑니다.


제가 읽은 기욤뮈소의 신작 미로속 아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예측불가능한 전개와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반전을 가장 먼저 떠올릴텐데요. 이런 이야기의 매력 만큼이나 소설에 몰입감을 더하는 요소가 또 있습니다.



바로 쥐스틴이라는 극을 이끌어가는 형사 캐릭터의 매력입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소설에서의 탐정의 매력이 가지는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텐데요. 그렇게 천재적이지도 않고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형사인 쥐스틴의 매력은 인간적인 면모에서 드러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는 현명한 사람이야. 정말 잘 도망친거야. 아빠는 엄마 때문에 인생을 망쳤어."


"로맹도 도망치길 정말 잘했지. 아마 나라면 진작 도망쳤을 거야. 너 같은 애랑 그 오랜 시간을 함께한 게 놀라울 지경이야."


"엄마는 늘 나를 열받게 해."p197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그보다 더 나이 많은 엄마와 티격태격하며 서로에게 날 선 말을 하지만 이 모든게 평범한 일상이고 힐링이었던 것도.


남편이 젊은 소아과 의사와 바람이 나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진 채 남편의 인스타를 매일매일 염탐하는 것도.


여느 미스터리소설의 천재형사나 탐정들이 보여줄 수 있는 요소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서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입니다.


특히 아드리앙을 심문하다가 아이가 없냐는 질문에 제대로 긁히는 장면은 소소한 재미를 더합니다.


기욤 뮈소가 다른 작품에서도 늘 보여주었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장면 역시 미로 속 아이에도 등장해 반가움을 더합니다. 소설 속 등장하는 1월의 서울은 작가에게는 극지방 같은 혹한이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마법과 신비처럼 느껴졌던 듯 합니다.


이번 미로 속 아이에는 독특한 쪽지가 숨어 있었는데요.


'절대 상자를 열면 안되'라는 숨겨진 메세지가 빛에 비추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 메세지의 의미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후에야 가슴에 와닿습니다.



읽는 내내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고 읽은 후 강한 여운이 훌륭했던 소설, 그러면서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 줄수 있는 반전의 재미까지 완벽했던 소설 미로속아이를 이번 연말 휴가 때 읽기 좋은 책으로 강력 추천 드립니다.


#기욤뮈소 #소설신간 #책추천 #소설추천 #미로속아이 #베스트셀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북 - 검은 핏방울
조강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강우 작가의 사북 - 검은 핏방울을 읽었다.


곡성부터 파묘까지 오컬트 호러 영화를 접하며 의외로 무서운 것을 싫어하던 내가 오컬트 장르를 꽤 좋아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소설 사북은 실화를 모티브로 토속신앙을 더한 오컬트소설이라 출간을 기대하고 있었다.



소설 사북은 1980년 4월 21일 사북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사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사건이라 소설을 읽고 검색해 찾아본 후에야 어떤 사건인지 알 수 있었다.


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북사건은 강원도 정선구 사북읍에 위치한 동원탄좌 소속 탄광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어용노조 등에 분노하여 일으킨 봉기로 매년 200여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중경상을 더하면 6천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사고에 대한 위로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연고가 없으면 암매장하는 사례도 다반사였기 때문에 광부들이 스스로의 생존권을 위해 사북지역을 점령하고 어용노조와 공권력에 저항하였다.



맞다. 내가 여기 온 목적, 생존을 위하여 목숨을 건 파업이라고 쓸지 아니면 빨갱이들한테 세뇌당한 폭력집단이라고 쓸지, 아마 편집장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p19~20



결국 광부들이 노사정 협상에서 정당한 권리를 획득하나 싶었으나 곧 이어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사북이 진압되는 과정을 사북 출신 기자 박창의 시점으로 표현한다.


이 소설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북사건을 배경으로 사북여고의 학생들이 악귀에 의해 빙의되고 실신하는 픽션을 더함으로써 오컬트 장르의 재미를 더하는데 이 또한 소설을 끝까지 읽고나서도 풀리지 않는 모호함이 있어 가장 중요한 시대적 사건인 사북사건을 훼손하지 않는 점이 뜻깊게 느껴졌다.



악귀에 대응하는 오컬트적인 방법 역시 인상깊었는데 무속신앙과 기독교 그리고 불교가 모두 조금씩 얽혀있었고 특히 불교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중간에 광산재해 현황이 1972년부터 1982년까지의 표로 등장하는데 이 때문에 사북사건이 종료된 1983년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는 줄 알았으나 1980년을 배경으로 소설은 진행되었다. 약간의 오류인지 아니면 이 사건이 끝난 후에도 사망자와 중상자 그리고 경상자의 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은 사북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씁쓸한 현실임에는 틀림없다.



이 사람들의 분노, 내가 감히 가늠할 수 없겠지. 그렇지만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면 돌아오는 것은 더 거센 폭력일 뿐이다. 애초에 무자비한 폭력으로 일어선 정권이다. 그런 그들에게 돌멩이 몇 개 던진다고 과연 이 모든 게 해결이 될까? p26



또한 작가는 사북 사태에 대한 약간의 비판도 더한다. 결국엔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다 더 큰 폭력에 의해 진압된 사건이라고.



더 힘이 센 정의로운 자가 도와주지 않을까.


그러나 그간 도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며 그 가치를 지향한다던 바다 건너 세계 제일의 패권국은 이를 묵인했다. p70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것 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결국은 피를 흘리며 나설 사람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악귀보다 무서운 것은 결국 현실이며, 대항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언론인으로서 고뇌하는 박창의 모습을 통해 시대적 불의를 외면하는 대다수의 소시민들을 표현하고 끝내 자신의 위치에서 행동할 것을 격려하는 소설 사북을 통해 조금은 소설의 시대배경인 그 때가 생각나는 요즈음 읽기 좋은 소설로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 토마토미디어웍스
후유노 요조라 지음, 김지혜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라는 일본의 스타 작가 후유노 요조라의 데뷔작을 읽었습니다. 일본 MZ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그의 작품 중에는 이미 영상화를 마친 작품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읽은 소설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 역시 감수성 풍부한 문장들과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들로 귓가에 BGM이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소설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는 모든 것을 잃고 주변을 멀리하며 살아가는 소년 모토미야의 시점으로 시작됩니다. 소년은 자신과 가까워지면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주변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홀로 외로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소년다운 순수함은 그대로 남아 교실의 빈자리를 보며 아름다운 전학생의 짝이 되는 일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립니다.


모토미야의 그림은 매우 독특한데요. 소년은 그림을 매우 잘 그리지만 채색을 하면 그림의 수준이 형편없이 변합니다. 그래서 모토미야는 연필로 모든 것을 표현합니다.


그러던 중 소년의 그림에서 색을 알아보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운명처럼 소녀는 모토미야의 옆자리를 차지하게 될 전학생입니다.


소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색을 볼 수 없게 되었고 유일하게 소년의 그림을 통해서만 색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년 모토미야는 무채색이던 일상에 색을 준 소녀 유에를 위해 연필로 그린, 소녀의 눈에서만 색을 찾을 수 있는 그림을 그려 소녀의 세계에 색을 더합니다. 


​소년은 스스로를 주변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역귀라고 생각하지만 소녀는 모든 것을 잃고 더이상 불행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소년을 피하지 않습니다.


"둘 다 휴대폰은 뭐 하러 가지고 다녀? 평소에는 대체 어디에 쓰니?"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 질문을 받았다.

"시계 대용이죠."

"카메라요."

쓸쓸한 대답이었다.

"매달 돈을 내야 하는 시계랑 카메라라니, 너희도 참 바보같다." p133


그렇게 두사람이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며 두 사람의 휴대폰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년의 눈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등가교환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카페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보름달만큼이나 신비스럽게 흘러갑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에 따뜻한 감동을 한 스푼 더한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 보름달이 뜬 밤에 너를 찾다를 다가오는 연말, 따뜻한 크리스마스에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희
황민구.이도연 지음 / 부크럼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선희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두분의 작가님이 공동으로 집필하셨는데 이력이 매우 독특합니다.

황민구 작가님은 법영상분석연구소의 소장이며 경찰청 과학수사,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며 이도연 작가님은 드라마 판타G스팟의 극본을 집필한 이력이 있으시거든요.

소설 말미의 후기를 읽어보면 황민구 작가님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시놉시스에 이도연 작가님의 필력이 더해져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에세이느낌의 감수성 몽글몽글한 독특한 소설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소설 선희는 그간 읽어오던 미스터리소설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요소인 영상분석을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사용해 전개됩니다.

주인공 대아는 국내에서 가장 인정받는 영상분석가로 이미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의 범인을 잡는데 큰 공로를 세워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보이는 그대로, 분석한 대로만 써 주시면 되요. 언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알고 싶어요. 알 수 있잖아요, 박사님은. p36

그런 그에게 오래전 서로를 아끼던 동아리 후배인 선희의 동생이 찾아와 그녀의 죽음을 알리며 그녀가 살아 있을 때, 그리고 죽는 그 순간까지 어떻게 살았을지 조사를 의뢰합니다.

제주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혹은 실족사를 했는지. 이도 아니면 누구에게 살해당했는지.

이대아는 제주도로 떠나 선희의 과거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선희의 과거를 통해 대아는 더 오래전 과거, 선희와 함께 하던 오래된 그 때를 기억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몽글몽글하면서 서정적인 문체로 아름답게 진행되는데요. 앞을 못보게 될 영상분석가라는 설정은 한층 더 이번 조사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애틋함을 더해주었구요.

표현 하나부터 단어 하나까지 섬세하게 사용되어 읽는 맛을 더합니다.

[추락 주의 : 기대지 마시오]

기대지 말라고, 기대면 위험하다는 경고 메세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대아의 가슴속에 무언가 울컥 치밀었다. 그것은 아마... 미안함이었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선희를 멀리 떠나보낸 게, 끝까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 게 사무치게 미안해졌다.

-중략-

그런데 난... 그런 기대보다 기댈 곳이 필요했다.

p51~53

소설 선희는 영상분석이라는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낮선 요소를 전문지식들을 활용해 훌륭한 미스터리소설로 변모시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스터리 소설에서 영상은 결정적인 증거로 등장하거나 혹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범인은 거짓 알리바이를 증언하고 탐정은 논리적 결함을 찾아 이를 무너뜨려야 하는데 영상은 증거로 등장해 이 모든 것을 별다른 논리 없이 한방에 무너뜨립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수사에 사용되는 영상분석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작가는 영상분석으로도 미스터리 소설의 서사를 충분히 그려갈 수 있다는 것을 소설 선희를 통해 보여줍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거나 에세이를 좋아하며 이번에는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 그리고 문체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미스터리소설을 읽고 싶은 모든 분들께 소설 선희를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론
문정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정(신기선)작가님의 미스터리소설 클론을 읽었습니다.

예스24에서는 이 소설의 장르를 추리/미스터리와 판타지로 분류하고 있었고 저는 오컬트 호러 SF 미스터리라고 표현하며 은근슬쩍 현대판타지, 현대무협장르도 조금은 끼워넣고 싶습니다.


서평을 작성하며 이 소설의 장르를 어떻게 소개해야 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 소설을 구성하는 요소 어느 하나라도 빼고는 소설을 소개할 수가 없기에 소설 클론의 장르를 수식하는 문구들이 계속 길어져갑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뿜어내는 소설의 분위기는 기묘하면서 괴이하고 재미있습니다.



멀어지는 차안에 자신은 분명히 앉아 있었고, 그 모습을 허공에 떠 있는 나 의원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다. 잠시 후 나 의원은 점점 깊은 암흑 속으로 자신의 시선이 빨려 올라가는 것이다. p25


소설 클론은 짧지만 임팩트 있게 1980년 5월의 광주에서 일어난 참사를 표현하고 다시 현대로 돌아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재임하는 시대상을 배경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방해가 될 만한 정치권의 인물들은 모두 기묘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들은 영혼이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육신을 이탈하게 되고 남은 육체는 며칠간 의식 없이 생존하다 어느 순간 사망하게 됩니다.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기묘한 죽음이 연달아 발생하자 이 일을 두고 검사와 기자 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인물 서태석이 진실을 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문정 작가의 다양한 전문지식을 총망라하며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작가님의 유전공학과 동양철학 그리고 풍수지리에 관한 지식은 한데 어우러져 난생 처음보는 기묘한 장르로 완성도 있게 버무려집니다.


소설의 한 쪽에서는 복제소를 만든 연구팀의 누군가가 엑스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의 의뢰를 받아 기형아로 태어날 것이 확실한 인간 복제를 진행하고 있고 다른 한 곳에는 동양철학과 풍수지리의 화신 서태석이 기묘한 사건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사중입니다.


이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케릭터의 설정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것이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서태석이라는 등장인물은 평소 민족정기를 막기 위해 일본이 전국 곳곳에 박아두었던 철심을 제거하며 전생최면과 묘자리 그리고 점을 봐주며 생계를 꾸려갑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단전에서 내력을 끌어모아 탄지기로 수혈을 짚기도 하며 마魔를 감지하여 퇴마를 행하기도 하는 듯 합니다.


독재에 맞선 것은 우리요. 지역감정을 없애려고 한 것도 우리요. 경제를 일으키려고 밤낮 없이 일과 가정을 오가며 살아온 것도 우리요. p200


결국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몰입감있게 진행되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들어서며 초반에 잠시 언급되었던 5월의 광주와 이어지며 단순한 장르소설이 아닌 시대적아픔을 담은 문학작품으로도 완성됩니다.


순수하게 재미로만 보아도 뛰어나면서 요즘같은 시국에 더 술술 읽혔던 소설 클론을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