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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
이정화 지음, 조승엽 그림 / 네오픽션 / 2024년 7월
평점 :

자음과모음의 장르문학 브랜드 네오픽션에서 출간된 오싹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같은 날씨에 에어컨을 켜도 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데요.
이럴 때 처럼 스릴러, 호러 장르가 생각날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소설 오싹한 이야기는 부제로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소설 스타일의 서술형식이 아닌 인터뷰 혹은 대담형식으로 풀어가는 사연들은 실화가 주는 묵직한 서늘함을 느끼게 합니다.
사실 이 열다섯편의 단편들을 더욱 무섭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문구가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담겨 있는데요.
*이 책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한 줄의 문구만으로 오싹한 이야기의 괴담들은 무게감을 가지게 됩니다.
평소 미쓰다 신조를 비롯해 러브크래프트, 미치오슈스케, AJ라이언등 다양한 작가들의 호러소설을 즐겨왔었는데 오싹한 이야기의 이야기들은 이 들의 잘 꾸며지고 잘 짜여있는 공포소설과는 다른 날 것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굳이 독자를 설득하려하지도 않고 이해하지 못해도 어쩔수 없다는 듯한,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 못믿으면 어쩌겠냐는 배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귀신을 믿지 않는 저같은 사람도 '혹시...'하는 마음에 더 큰 공포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싹한 이야기의 괴담은 총 다섯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지만 각 파트별로 큰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어디에서든 일어날법한 장소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 불규칙성이 이정화 작가가 수년간 각각의 사연자들을 수소문해 취재하여 풀어썼다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게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책 제목 그대로 오싹한 이야기지만 '해진 뒤의 골동품 시장' 에피소드는 왠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도 드는 신비롭고 기묘하면서 오싹한 이야기였습니다.
해진 뒤의 골동품 시장 같은 아주 오래된 시대배경을 가진 이야기부터 사이버불링으로 이어지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현대의 공포이야기인 '사이버감옥'.
그리고 가까이는 사연자가 사는 동네부터 멀게는 제주도(516괴담)를 지나 태국(푸켓 채식주의자 축제)까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이정희 작가가 수집한 15개의 괴담은 조승엽 그림작가의 섬뜩하면서 소설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는 일러스트와 만나 배가되는 공포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마라탕 중독이라는 왠지 유머러스할 것 같던 제목의 에피소드는 특히 삽화의 효과가 굉장했는데요. 그냥 읽어도 왠지모르게 섬뜩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한 페이지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을 보면 저도 모르게 목 뒤가 서늘해지며 잔털들이 쭈삣쭈삣하게 일어나는 기분까지 들게 됩니다.
무더운 여름 실화가 주는 묵직한 공포감으로 서늘하게 보내보는 것도 즐거운 독서시간이 줄 수 있는 여름휴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설 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로 시원한 여름 휴가 보내보시는 것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