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사는 여행
Little Blossom 지음 / 디디북스(디디컴퍼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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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블라썸님의 지금을 사는 여행을 읽었습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서 작년에 계획했던 여행을 못 가게 되었고 태교여행같은 것도 안가다보니 외국 여행이 너무 고프더라구요. 😂

저는 원래도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데요. 책을 읽는데 부담이 없으면서도 마치 여행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 읽은 책 '지금을 사는 여행'은 특히나 리틀블라썸 작가님이 편안한 문체로 적어내려가 술술 잘 읽혀서 좋았는데요. 피아노 전공을 하셨는데 글까지 이렇게 잘 쓰시다니 다재다능하심이 많이 부러웠답니다.


코타키나발루, 필리핀, 호주 등 다양한 곳을 여행 및 거주하시면서 경험했던 에피소드들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참 많았구요.


특히 시작부분에 나와 있는 어린시절 가족들과 여행하던 것.

카세트 테이프를 듣고 지도책으로 길을 찾으며 다니고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 사먹고 다니고 아빠 차 뒷자석에서 뒹굴거리며 국내 여행을 하던 에피소드를 보며 제 어린시절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몽글몽글해졌어요.

그리고 K-장녀로서 엄마와 같이 여행을 가는 것. 부모님과는 패키지 여행을 가는 것 등에서도 저도 어머니와 패키지로 여행을 갔던 것이 생각났어요.

이렇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보니 더 책이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여행에세이 '지금을 사는 여행'에는 어디 어디를 가보고 했던 것도 나와있지만 그것보다는 여행에서 생겼던 에피소드들과 느꼈던 감정 그리고 생각들이 많이 나와있었는데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젊은 날의 모습까지 '누구나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특히 p.68 나의 속도로 사는 나는 소중하다. 라는 말 등 현대인으로 살면서 받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여행을 하면서 현명하게 풀어내는 등 위로 받을 수 있는 내용까지 가득했던 지금을 사는 여행. 아직 가보지 못했던 여행지들, 혼자 여행, 외국에서 1년 살기 등 제가 용기 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저자의 간접 경험들로 가득한 풍성한 내용 덕분에 읽는 내내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휴가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여행에세이 '지금을 사는 여행'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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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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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미스터리 키친과 절벽 위에서 춤추다를 통해 이제는 믿고 보는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따뜻한 손을 읽었습니다.



오늘 출간된 책인데다 장편이 아닌 연작단편집이라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조금씩 음미하며 읽어나가려고 했지만 결국 펼친 그 자리에서 단숨에 다 읽고 말았네요.



힐링+로맨스+미스터리라는 책 소개 문구를 보았을때는 사람이 마구 죽어나가는 미스터리장르와 힐링 그리고 로맨스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는데 소설을 완독하고 나니 저만큼 잘 어울리는 소개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은 연작단편의 형식에 맞게 대학 연구실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하타 히로코와 평범한 회사원 키타니시 타쿠미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각 단편 하나하나의 분량이 3~50p로 총 7개의 히로코와 타쿠미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되다 연작단편에 걸맞게 이야기의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며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히로코와 타쿠미는 각자의 동거인이 있는데 그들은 인간이 아닌 정체불명의 상위종입니다. 인간의 에너지를 포식하며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으면 죽을 때 까지 에너지를 먹어치울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종입니다. 다만 이들이 먹어치우는 인간의 에너지는 해당 인간의 영혼이 맑을수록 맛이 좋기 때문에 괜찮은 숙주를 발견하게 되면 직접 맛있는 고열량의 요리를 만들어 먹인 후 건강에 해로운 초과 칼로리만 흡수하는 따뜻한 센스도 보여줍니다. 거기에 숙주에게 접근하기 쉬운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추고요.




그래서 소설 따뜻한 손의 표지에 그려진 두 남녀가 잘생기고 예뻣나보네요.

히로코와 함께 사는 수수께끼의 생명체는 '긴짱'으로 니세크로지긴포에서 따온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타쿠미의 동거인은 '무짱'으로 C.L 무어라는 미국 작가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인데요. 이 모두가 상대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외계생명체의 특징에서 따온 별명이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왠지모르게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힐링 로맨스 미스터리라는 소개와 따사로운 분위기의 표지와 다르게 소설속 각각의 에피소드에서는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죽어나갑니다. 힐링이라는 단어와 무색하게 사람이 죽고 범인이 등장하지만 사건에 휘말린 히로코를 보살피는 긴짱 덕분에 따뜻한 시선으로 소설을 볼 수 있습니다. 히로코의 맑은 영혼을 지켜 맛있는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긴짱은 히로코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대신 나서서 척척 해결해줍니다.

무짱 역시 타쿠미를 위해 똑같이 행동하구요.


기묘한 생명체들이 등장하지만 이 들에게 닥치는 사건들은 정통미스터리처럼 우직하게 해결됩니다. 미리 던져놓은 단서들은 충실하게 회수되고 사건의 이면에 숨겨져있는 진실들은 짜릿한 반전과 함께 미스터리 장르가 줄 수 있는 재미까지 확실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나가면서도 이 소설이 따뜻함을 잃지 않고 보는 내내 마음 편안하게 힐링하며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긴짱과 무짱이 배를 채우기 위해서만 생명 에너지를 먹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히로코와 타쿠미를 위해 복잡하고 어지러운 감정들을 먹어치우며 보살피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여름 휴가 때 휴양지에서 느긋하게 읽기 좋은 미스터리 소설 따뜻한 손, 힐링과 위로가 필요한 미스터리 팬들에게 추천드려요.


#이시모치아사미 #아프로스미디어 #따뜻한손 #힐링미스터리 #로맨스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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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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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빵칼의 장르는 SF미스터리지만 소설을 읽고 있으면 SF적 요소나 심지어 미스터리 요소보다도 주인공 영아의 내면의 변화에 집중하게 된다.

주인공 영아는 전형적인 소심하고 기가 약해 타인의 말에 잘 휘둘리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다.

스물일곱살의 유치원 교사로 5년째 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남자친구도 있으며 고등학생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절친 은주까지,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특별할 것 없는 그런 무난무난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영아의 일상은 조금 더 내밀하게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면 왠지모르게 음울하고 무겁고 답답해진다.

유치원에서는 유별나게 폭력적인 원생으로 인해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으며 절친 은주는 지속적으로 영아를 가스라이팅하며 사과를 요구한다. 어떤일에서든.

그나마 애인 수원은 영아에게 정상적으로 대하지만 이쪽은 반대로 영아의 마음이 식어버렸다. 한쪽의 마음이 식은 연인관계라면 이별 후 새로운 인연을 찾아가는게 맞겠지만 영아는 수원에게 이별을 말할 용기가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영아가 사는 건물에는 안면몰수 뻔뻔함의 극치인 극성 캣맘까지 살고 있는데 고양이로 인해 피해는 영아가 보면서 항상 사과를 하는 것도 영아가 된다.

소설 오렌지와 빵칼은 소설의 전반부에서 답답한 영아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양껏 고구마를 내 입에 넣었다가 답답함을 견디기가 힘들 때 쯤 사이다를 선물한다.

영아는 자신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고 그 곳에서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주는 기간 한정 뇌 시술을 받는다. 그리고 억눌렸던 진짜 자신을 표출하기 시작하는데.

이 부분에서 영아가 느끼는 쾌감과 환희가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뇌시술로 인해 영아는 본연의 자신을 드러내며 폭주하지만 이 또한 너무 과하게 세상에 위협이 되는 행위는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응원하는 심정으로 영아를 보게 된다.

나라도 이랬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참지 않는 쾌감의 후폭풍을 감당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소설 속 영아의 몫이니까.

그리고 소설의 끝부분에 가서는 이 소설의 장르가 SF '미스터리' 소설 답게 충격적인 반전으로 장르적 재미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읽는 동안 영아의 내면을 묘사하는 표현들에 감탄하며 공감할 수 있었고 책을 덮은 후에는 우리 삶에서 본능과 통제의 균형을 잡아주는 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영아의 입장에서 응원하며 책을 읽은 독자로서 '빵칼'이라 정말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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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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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기대되는 작품 십계가 드디어 출간하네요.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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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
이정화 지음, 조승엽 그림 / 네오픽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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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의 장르문학 브랜드 네오픽션에서 출간된 오싹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같은 날씨에 에어컨을 켜도 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데요.

이럴 때 처럼 스릴러, 호러 장르가 생각날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소설 오싹한 이야기는 부제로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소설 스타일의 서술형식이 아닌 인터뷰 혹은 대담형식으로 풀어가는 사연들은 실화가 주는 묵직한 서늘함을 느끼게 합니다.

사실 이 열다섯편의 단편들을 더욱 무섭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문구가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담겨 있는데요.


*이 책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한 줄의 문구만으로 오싹한 이야기의 괴담들은 무게감을 가지게 됩니다.

평소 미쓰다 신조를 비롯해 러브크래프트, 미치오슈스케, AJ라이언등 다양한 작가들의 호러소설을 즐겨왔었는데 오싹한 이야기의 이야기들은 이 들의 잘 꾸며지고 잘 짜여있는 공포소설과는 다른 날 것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굳이 독자를 설득하려하지도 않고 이해하지 못해도 어쩔수 없다는 듯한,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 못믿으면 어쩌겠냐는 배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귀신을 믿지 않는 저같은 사람도 '혹시...'하는 마음에 더 큰 공포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싹한 이야기의 괴담은 총 다섯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지만 각 파트별로 큰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어디에서든 일어날법한 장소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 불규칙성이 이정화 작가가 수년간 각각의 사연자들을 수소문해 취재하여 풀어썼다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게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책 제목 그대로 오싹한 이야기지만 '해진 뒤의 골동품 시장' 에피소드는 왠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도 드는 신비롭고 기묘하면서 오싹한 이야기였습니다.

해진 뒤의 골동품 시장 같은 아주 오래된 시대배경을 가진 이야기부터 사이버불링으로 이어지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현대의 공포이야기인 '사이버감옥'.

그리고 가까이는 사연자가 사는 동네부터 멀게는 제주도(516괴담)를 지나 태국(푸켓 채식주의자 축제)까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이정희 작가가 수집한 15개의 괴담은 조승엽 그림작가의 섬뜩하면서 소설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는 일러스트와 만나 배가되는 공포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마라탕 중독이라는 왠지 유머러스할 것 같던 제목의 에피소드는 특히 삽화의 효과가 굉장했는데요. 그냥 읽어도 왠지모르게 섬뜩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한 페이지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을 보면 저도 모르게 목 뒤가 서늘해지며 잔털들이 쭈삣쭈삣하게 일어나는 기분까지 들게 됩니다.


무더운 여름 실화가 주는 묵직한 공포감으로 서늘하게 보내보는 것도 즐거운 독서시간이 줄 수 있는 여름휴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설 오싹한 이야기 - 작가가 수년간 추적한 공포 실화로 시원한 여름 휴가 보내보시는 것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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