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2 - 그 어깨를 감쌀 각오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3월
평점 :

오늘 읽은 책은 제목부터 라노벨느낌 물씬 풍기는 소설, 가미시로 교스케의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2: 그 어깨를 감쌀 각오'.
24년 8월에 1권이 출간되었으니 딱 20개월만에 신작이 출간된 셈이다.
라이트노벨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제목에 얼핏보면 일본만화책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일러스트의 표지까지, 한 때 일본 만화와 라노벨에 빠져 살던 전(?) 오타쿠로써 가슴설레는 작품으로 심지어 30대가 된 이후에 최애 장르가 추리, 미스터리 소설로 바뀐 내게 딱 맞는 라노벨 풍 일본 미스터리 소설이기까지 하다.
추리소설이면서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작품이 많지는 않겠지만 또 적다고 할 수도 없을텐데, 가미시로 교스케의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2가 수많은 비슷한 분위기의 추리소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인 이유는 아케가미 린네의 '자명한 이치'에 있다.
아케가미 린네는 신의 계시라고 불릴 정도의 직관에 가까운 추리로 본인도 추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과정을 생략한 채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게 된다. 본인도 자신의 추리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녀는 여러번 곤란을 겪게 되고 결국 교실을 떠나 외톨이가 된다.
주인공 이로하는 린네를 다시 교실로 돌려놓기 위해 린네가 도달한 진상을 논리적으로 추리해 린네를 설득해야 하는데 이 소설의 독특한 추리기법이 바로 이 역추리에 있다.
보통 추리소설이라면 사건이 벌어지고 단서를 하나씩 찾아 추리를 조금씩 완성시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는 방식이라면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는 먼저 범인이 밝혀지고, 이에 해당하는 추리의 조각을 모으는 방식. 이번 신작인 2편에서는 심지어 사건이 벌어지기도 전에 범인을 맞추기까지 한다.
물론 1편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이번 2편은 개인적으로 더욱 내 취향에 가까웠는데, 1편이 세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연작 단편집 느낌의 작품이었다면 이번 2편은 작은 에피소드 하나와 메인이 되는 큰 에피소드 하나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
거기에 학급에 숨겨진 배후가 있고 흑막이 교실에 계급을 부여해 마음대로 조종한다라는 미친 설정으로 독자의 도파민을 마구 터트린다. 거기에 추리소설이면서도 라노벨 느낌을 물씬 풍기는 19금 유머(24센티미터 남자...)와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는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볼 때는 조금 조심해야 하긴 할 것 같았다.), 삼각관계에 짝사랑과 둔감남등 온갖 로코에 등장할 법한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다.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 그 자체로도 굉장히 탄탄한 작품이었다는 것인데, 단면도와 객실배치도, 타임테이블까지 등장해 알리바이를 추리하는 정말 제대로 된 정통 추리소설의 요소도 가지고 있어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은 종합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게 느껴졌다.
한없이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이 단 하나도 죽지 않는 일상 추리소설,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2를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1편을 안봤으면 꼭 1편부터 보길 추천드린다.
추리소설과 로맨틱코미디 두 장르 모두 만족시킨 가미시로 교스케 작가의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3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