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야기는 그만해 두자. 할머니 같으면 이렇게 말하리라.
"인간들이여, 가볍게 스쳐 가라, 힘껏 딛지 말아라."
내 광기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그것이 첫날부터 나를 엘리트의 유혹에서 지켜 주었다는 점이다. 일찍이 나는 재능의행복한 소유자라고 자처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적수공권 무일푼으로, 노력과 믿음만으로 나 자신을 구하려는것뿐이었다. 그러니 나의 순수한 선택으로 말미암아 내가 그어느 누구의 위로 올라선 일은 결코 없었다. 나는 장비도 연장도 없이, 나 자신을 완전히 구하기 위하여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만약 내가 그 불가능한 구원을 소품 창고에라도 치워 놓는다면 대체 무엇이 남겠는가? 그것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세상의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지며, 모든 사람들만큼의 가치가 있고 또어느 누구보다도 잘나지 않은 한 진정한 인간이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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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나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때문에 나 자신을 의심할 줄을 몰랐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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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실인즉 이렇다.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몇몇 늙은이나마구 갈겨 쓰는 겉멋 들린 문학청년들을 제외하면 글짓기의명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말의 본질로 보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입으로 이야기할 때 나오는 제 나라 말도 글로 쓸 때는 외국어가 되는 것이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우리들은 모두가 그렇다고 나는 감히 말한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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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을 알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나 다름없었고 기껏해야 내용 없는 활력에 끌렸을 뿐이었다. 하지만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제는 어릿광대 것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무슨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짜 연기를 하는 것만은 이미 청산했다.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요리조리 꾸며 보면서 마침내 자기의 참모습을 알게 된 셈이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서 다시 태어났다. 글을 쓰기 전에는 거울 놀이밖에는 없었다. 한데 최초의 소설을 쓰자마자 나는 한 어린애가 거울의 궁전 안으로 들어선 것을 알았다. 나는 글을 씀으로써 존재했고 어른들의 세계에서 벗어났다. 나는 오직 글쓰기를 위해서만 존재했으며, ‘나‘라는 말은 ‘글을 쓰는 나‘를 의미할 따름이었다. 그런들 어떠랴, 나는 기쁨을 알았다. 공중의 노리개와 같던 어린애가 이제 자기 자신과 사적(私的)인 데이트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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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총애를 받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는 따돌림을 당한 나는 이를테면 팔다 남은 물건이었다. 내 나이 일곱살에 기댈 곳이라고는 나 자신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 자신은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바야흐로 시작된 세기가 제시름을 비추고 있는 황량한 거울의 궁전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마련하겠다는 커다란 욕구를 채우기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나 내가 그때까지 안 것이라고는 응접실의 개나 가질 만한 그런 허영심뿐이었다. 오만할 수밖에 없게 몰린 나는 ‘오만한 자‘
가 되고 말았다. 아무도 나의 존재를 진심에서 바라지 않았기때문에 나는 이 세상에서 불가결한 존재라는 건방진 생각을스스로 품게 되었다. 그보다 더 교만한 생각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이 또 어디 있겠는가? 사실인즉 내게는 다른 선택의여지가 없었다. 몰래 무임승차를 한 내가 기차 좌석에서 잠이들었다. 그러자 차장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차표를 보여 주시오!" 나는 차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서 운임을 내려고 해도 돈이 없었다. 나는 우선 내 잘못을 인정했다. 신분증명서는 집에 놓고 왔으며, 어떻게 개찰원의 눈을 속였는지는 이미 생각이 안 나지만 불법으로 차에 올라탄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는 차장의 권위에 대해서 시비를 걸기는커녕 그 직무를 존중한다고 소리 높이 외치고, 그의 어떠한 처분에도 따르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이 자기 비하의 극점에서 내가 빠져나갈 길이라곤 오직 상황을 뒤집어 엎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중대하고도 비밀스러운 이유 때문에 디종으로 가야만 하는데, 그 이유란 프랑스와 아마도 전 인류의 운명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관점에서 본다면, 열차의 모든 승객 중에서 나만큼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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