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ㅣ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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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김약국의딸들 #다산책방 #도서협찬

‘조선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 작품 속에서 통영은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곳은 자연의 평온함과 인간 삶의 고통과 갈등이 극명하게 교차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저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그 풍경 속의 인물들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섬세하게 대비시켜 겉으로 드러난 세계의 모습과 내면의 실상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깊이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특징은 김봉제와 김봉룡 형제의 집터를 묘사해 놓은 부분에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을 두 형제이지만, 그 둘의 성격과 삶의 방식 그리고 인생 전체의 궤적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가족 간의 갈등과 인물들의 선택, 그 결과로 이어지는 비극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보며 공간과 인물들이 긴밀하게 엮어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건을 마주하지 않고도 분위기와 풍경만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저자의 필력이 놀라웠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인간의 고통과 비극을 마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했다. ‘와, 이래서 사람들이 박경리, 박경리 하는구나!’ 싶었다. 한국문학의 거장이라는 칭송은 가히 틀리지 않았다.

나의 첫 개인 저서가 세상에 나왔을 때 큰삼촌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축하한다. 우리 집안에 박경리 같은 작가가 나올지 누가 아냐! 책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영광이지. 열심히 하거라.” 이 책을 읽으며 그제야 알게 되었다. 큰삼촌께서 내게 얼마나 큰 칭찬을 하셨는지 말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이 책 한 권을 정말 아껴 가면서 읽었다.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자괴감이 아니라 이참에 <토지>를 비롯한 그녀의 모든 작품을 독파해 보아야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다가왔다.

이 소설의 구체적인 줄거리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김약국 집안의 마지막 남은 혈육 성수와 한실댁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 명의 딸 용숙, 용빈, 용란, 용옥, 용혜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김봉제와 김봉룡처럼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라도 성격이나 성품이 다르고, 각자의 길 역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다섯 딸들을 통해 당시의 여성이 결혼과 시집살이로 운명이 결정되며 한실댁이 딸들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시대를 넘어 공감하게 되는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김약국 가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당시의 시대상은 물론 가족 내의 얽히고설킨 갈등과 여성들의 삶의 억압과 저항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관습 아래 억눌려 있었고,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제한되어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그녀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 나가고 성처를 안고 묵묵히 살아간다. 저자가 이 작품을 쓰는 동안 인간의 삶과 운명의 관계를 얼마나 깊고 무거운 고민을 했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인물 한 사람 한 사람들의 감정이 살아있기에 마치 그 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는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완벽하게 보여주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죽음을 통해 시대의 잔혹함을 드러내며 인물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우리가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닫게 했다. 가족사의 비극이 세대를 넘어 딸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 되는 듯해 마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용빈이라는 인물에게 끌렸는데, 그녀는 전형적인 가부장의 성격을 띄고 있는 아버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분명히 밝힐 줄 아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는 부모가 혼처를 정해주고 아버지의 말이 법이라 생각하며 살던 시대였다. 그런 아버지의 부당함을 알면서도 직접적으로 반발하지 않는 지적이고 생각이 깊은 인물이다. 그녀의 삶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읽는 내내 궁금했던 유일한 사람이라 하겠다. 비극적인 가족사를 통해 남성과 여성, 세대와 세대간의 불평등한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일이 어려웠던 시절, 그로 인한 비극을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가족의 비극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 삶을 긍정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지 새삼 느꼈다.

사람은 살아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물을 줄 알아야 하며, 남이 정해준 틀에 갇혀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더라도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한다.

“지나간 일 말하믄 뭐하겠노. 다 팔잔 걸. 할 수 있나. 그래도 살아야제. 죽으나 사나.”

다산스토리 @dasan_story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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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계절
이루다 지음 / 마음세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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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 작가의 글은 달팽이의 느린 발걸음을 닮아있다. 글이란 것이 그렇다. 경주마처럼 달리는 이들 속에서도 자기만의 속도로 가는 법을 깨닫게 한다. 저자 역시 글을 쓰면서 조울증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인생 계절을 건너는 법을 알게 된 듯하다.

책을 읽고 있으면 불안하고 조급했던 마음도 한시름 놓게 된다. 혹한의 겨울로 시작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으로 끝나는 책의 구성은 우리 인생은 ‘반드시 봄’일 거라는 따뜻한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한다. 저마다의 계절이 어디에 머물고 있든, 결국엔 닿을 자기만의 봄은 분명 올 것이라는 저자의 봄햇살 같은 글이 멈춰있지 않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초조한 내 마음에 한줌 볕으로 왔다.

글을 쓰면 느끼게 되는 활자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들이 나와 어찌나 닮아있었던지, 작가는 쓰기의 가치를 온전히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 속에 감춰진 작가의 간절함은 글이 된 삶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소유하고 싶었던 마음도, 종이에 잉크로 물든 활자 속에 담긴 사랑의 발견, 나라는 우주 안에 숨겨진 무한의 가능성, 쓰면 쓸수록 내게 달려오는 삶의 문장들, 쌉싸름한 커피 한 모금에 기운을 얻고 타자를 치는 경쾌함들이 낯설지 않아 반가웠고 애틋했다. 아껴두고 싶은 이 소중함들이 지금의 나를 살게 하고 있다는 것은 저자나 나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한동안 깊은 감동에 머물러 있게 했다.

지금이 나는 책 한 권이 주는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몸이 두세 개라도 모자랄 바쁜 나날 속에서 읽는 책은 뙤약볕 아래서 마치는 냉수만큼 갈증을 해소해 준다. 그 어느 때보다 느린 독서로 돌아가 있다. <달팽이 계절>은 나를 다그치지 않았다. 이대로 있으면 늦다고, 남들은 이 순간에도 앞으로 가고 있다고 닦달하는 마음의 소란을 잠재운 책이다.

세상을 하루하루 더 살다 보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삶의 정석이 없듯 좋은 사람의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그럴 수 있지.’ 누군가가 나를 바라봐준 눈빛으로 나도 또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다. 이해받지 못한 당신의 삶,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지. p164

타인의 다름을 비난하기보다 다정한 긍정의 시선으로 이끄는 ‘그럴 수 있지’란 마법의 단어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를 덜어낸다. 내가 누군가로 받았던 이해와 친절을 나에게서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다시 타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종종 놓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보면 ‘이해받지 못할 삶은 없다’고 하겠다. 한동안 뽀족해졌던 마음이 뭉툭해지는 순간이다.

세상이 정해준 기준에 맞추려고 애쓴 자신을 향한 이해와 위로가 필요한 분들, 그리고 나처럼 나날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지만 멈춰있는 것 같아 불안한 분들, 무엇보다 과정으로서의 행복이 주는 다정한 말들이 그리웠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마음세상 출판사 @maumsesang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달팽이계절 #이루다지음 #에세이 #마음세상 #책추천 #책리뷰 #서평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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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 - 위대한 화가 22인이 숨겨둔 심리 지배의 비밀
안나 가브리엘르.윌리엄 케인 지음, 서경의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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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당신을속이고있다 #윌리엄케인 #안나가브리엘르 #더궤스트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거실 테이블 위에 표지가 보이도록 올려두기만 해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정독도 좋지만 어떤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속은 만큼 재미있는 예술의 세계였다.

첫 장부터 흥미로웠고 그저 눈썹 없는 여인의 아름다운 미소 정도로 알고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릠 속에 연인의 얼굴이 있다고 생각하니 한 사람의 로맨티스트로 다가왔고, 시각 신경의 허점을 이용한 과학적인 설계로 모나리자의 미소가 멀어질 때 더 생기있게 느껴진다는 사실은 그림도 하나의 살아있는 매개체로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 수 있다 경이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내가 본 모나리자의 미소는 어쩌면 진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명화는 우리에게 정교한 거짓말로 홀리고 있었다. 화가에 의해 철저히 계산된 착시가 지금의 모나리자의 미소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그 아름다움 모나리자의 얼굴에 제자 ‘살라이’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니 ‘오 마이 갓’이다. 100% 확신할 수 없지만 다빈치가 동성애자 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모나리자를 바라보니 그 미소에 은밀한 비밀이 감춰진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든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들은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드러낸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포도주잔을 든 여인’의 부끄럽지만 당당한 미소 뒤에 반전은 그림 속 초상화에 박제된 남편의 시선이다. 소름 돋는 순간이라니!

‘벽에 걸려 말 못하는 남편이 여인의 행실을 꾸짖는 모습이라니. 이보다 절묘한 설정이 있을까?’ p138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언제 봐도 왠지 먹먹한 기분이 든다. 특유의 빛 처리로 소녀의 진주 귀걸이는 더욱 아름답고 영롱하기만 하다. 그러나 나의 시선을 끄는 것은 바로 소녀의 눈빛이다. 볼수록 애잔한 느낌이 든다. 진주는 소녀의 슬픔이 응축된 눈물일까. 나는 화가를 존경한다.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붓질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비롭다. 모든 것은 베르메르의 치밀한 계산이었리라.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끌렸던 화가는 바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였다. ‘샬롯의 레이디’는 볼수록 매력적이지만 자세히 볼수록 깊은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죽음이 가까워 있지만 그녀는 혼자다. 쓸쓸히 그녀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처연함이 오히려 가슴 아프기만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소장하고 싶은 만큼의 강력한 끌림을 자아낸다. 테니슨의 시가 그림을 통해 입체적으로 살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왕자에 기대어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한 눈에 보기에도 그 아름다움과 위엄이 느껴졌다.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으며 비스듬이 앉아 두 팔을 사자상에 얹은 모습은 세상 모든 것은 그녀의 발아래 있는 듯한 도도함이 엿보인다. 이토록 아름다운 권력을 봤나.

책 속에는 더 많은 거장들이 숨 쉬고 있고, 그들이 세상에 남겨 놓은 작품들이 품고 있는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보는 재, 읽는 재미를 두루 다 갖추고 있는 이 책을 펼쳐 보지 않아도 책 표지가 잘 보이도록 두라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이 책은 화가들의 출생연도에 따라 구성되어 있어서 예술사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화가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그들이 그림을 통해 남겨 놓은 비밀스러운 뒷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접하게 되니 훨씬 쉽게 다가왔다. 거장들의 노련한 붓질이 남겨놓은 정교한 속임수에 기분 좋게 홀리고 싶은 분들이라며 망설임 없이 이 책을 펼쳐도 좋을 듯하다. 예술은 어렵고 뭔가 웅장하고 엄숙해야 할 것같은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 주었던 책이다.

더퀘스트 출판사 @thequest_book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명화는당신을속이고있다 #윌리엄케인 #안나가브리엘르 #더궤스트 #오퀘스트라3기 #책리뷰 #서평 #책스타그램 #예술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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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말로 매력을 만든다 - 잘하는 말하기가 아니라 매력 있는 말하기
이홍열 지음 / 생각의빛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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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하는 건 어렵고 힘든 과정일 수 있지만, 매력적으로 말하는 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p35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누구나 가슴 한편에 품고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기에게 최적화된 전문가의 말하기 기술을 억지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일상에 맞는 ‘나의 말하기’가 주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가 아나운서처럼 정확한 발음과 발성만이 정답이라 착각하는 데 있다. 그러나 나와 맞지 않는 스킬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움이 되고 상대방에게 불편감을 주기 마련이다. 나답지 않게 말하는 것은 나의 매력을 가리는 암박커튼과 같다. 우리는 말하기 전문가가 아니다. 그들처럼 말하려 노력할수록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일깨우는 책이다.

‘말을 잘하려 하지 말고 말을 매력적으로 해야 한다’p40

저자는 ‘말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전한다. 아무리 날카롭고 화려한 말솜씨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휘두르는 주체자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그 어떤 말도 상대의 귀에 가 닿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전문 아나운서가 되려는 것이 아니기에 일상 속 관계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유창하고 멋진 목소리가 아니라 진심이 담기 나다운 매력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매력적인 말하기를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그 실천적인 방법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말하기를 녹음을 해서 들어봄으로써 나의 말하기를 제삼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말하기에서 중언부언 정리되지 않은 말로 상대에게 피로감을 주는 말은 없는지, ‘진짜~’ ‘와~’ ‘음...’ ‘솔직히’ 와 같은 췌언을 자신도 모르게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특히 비속어 같은 경우 자신도 모르게 공적인 상황에서 툭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다.

올해 필사 독서 모임을 시작하면서 줌으로 모임을 하고 있다. 녹화된 화면 속 나의 모습과 목소리는 정말 내가 맞나 싶다. 어색하고 낯선 느낌. 그리고 쥐구멍이라도 숨어버리고 싶을만큼 부끄럽다. 그러나 그 당혹감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나의 말하기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본다. 나를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고통스럽지만 나의 부끄러운 나쁜 습관을 하나씩 다듬어 가다보면 1년후, 2년 후에는 지금의 투박하고 서툴렀던 모습이 성장의 증거가 되어 있지 않을까.

비워내지 않고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매력적인 말하기를 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나쁜 습관을 덜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말하기 연습도 결국 나 자신과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매력적인 말하기도 나의 결점을 인정하고 더 나를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에 큰 울림을 받았다. 더 많이 말하려 하기보다,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나의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해야겠다.

말하기 보다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제대로 듣기는 말하기 보다 어쩌면 더 철저한 훈련이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저자는 말하기 그 자체를 참는 것이 훈련의 시작임을 일깨운다.

‘말을 줄이면 평소에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p99

나는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할 때 휴대폰을 뒤집어 놓는다. 그 사람의 말을 더 잘 듣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은근한 불편감이 마음을 사로잡아 대화에 집중이 안될 때가 있다. 그 사람의 태도가 거슬려서 생각은 이 사람과 계속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맞는 것일까에 꽂혀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말을 할 때나 누군가의 말을 들을 줄 때는 먼저 휴대폰을 뒤집어 놓는 그 하나의 모습만으로도 ‘나는 이제 너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어’라고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리고 눈을 맞추고, 말을 줄이고, 듣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매력적인 말하기의 완성은 잘 듣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이 듣기는 대화 초반 3분에 혼신의 힘을 쏟아 듣기의 준비가 되었음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말하지 않음으로 생겼던 결핍의 답답함이 듣기의 풍요로 채워지게 된다’p99

대화를 나눌수록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남들처럼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해서 위축되어 있었던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이미 당신 안에 있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말을 잘하는 방법 대신에 나답게 말하는 기쁨을 알게 해줄 것이다. 스킬에 집중되어 있지 않아서 책을 읽는 나에게 기억하면 좋은 문장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 문장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sangkacbook 생각의빛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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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속도를 늦추면 보이는 것들
아페이 지음, 원녕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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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갈채에 목말라하기보다 오늘 당장 내가 지을 수 있는 미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었다. 저자처럼 나 역시 내향형 인간이기에 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타인의 인정에 목매어 살고 있다는 것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며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나 스스로를 대접할 수 있고, 나의 장점을 키우며 세상과 어울려 살아갈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르니까.

행복의 주도권을 타인의 시선에 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외부로부터의 진짜 자기방어를 할 수 있다. 또한 무조건적인 착함이나 배려가 미덕이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 주었다. 자신의 에너지를 정확히 어디에 써야 할지 구분할 수 있는 태도는 성숙한 어른이 이끌어갈 인간관계이 사작이다.

우리는 흔히 외향적이고 관계 지향적인 삶을 가장 이상적이라 여기지만,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혼자임이 결코 결핍이나 외로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시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로가 되었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걱정과 근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없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긴장을 끌어안은 채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불안과, 부족함, 걱정 이 모든 것들을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성장으로 나아가는 시작이라는 것에 다시 눈을 뜨게 했다. 덕분에 오늘의 불안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다. 오늘의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에 위로가 되는 문장들이 읽는 내내 마음을 다독였다.

이 책이 특히나 좋았던 점은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애써 피해 왔던 아주 단순한 방법들을 다시 일깨워 주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라 하겠다.

자기 안의 적극성을 끌어내기 위한 자기만의 루틴 설계에 관한 이야기도 참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처음부터 글을 쓰지 않았다. 단지 책을 펼쳤고, 새벽에 일어나 필사를 시작했을 뿐이다. 뭐든 되게 하는 일에는 재능보다 중요한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시작하는 용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힘만큼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든 일기를 쓰든 중요한 건 글자 수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p94

작은 실천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이 결국 자기 삶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다. 삶의 만족도는 결과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즐기며 하는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타인과 비교하며 조급해하는 인생을 살기보다 자기만의 속도로 꾸준히 나아가는 대기만성형 인간이고 싶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던 시간이었나보다. 책 속의 문장들이 다 내 이야기 같고,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움찔하기도 했다. 애써 고이 접어두었던 먹먹한 감정들을 잠시 꺼내보았다. 그 끝에 내게 있어 나 자신만큼 소중한 사람이 없었고, 내 삶만큼 귀한 시간 또한 없었다. 인생이라는 종합선물 상자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혼합되어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되었다. 내가 달가워하지 않았던 일들이 있었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고,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잠시 쉬어갈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특히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 더 깊이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고,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마음과 고민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서평단에 선정되어 정민미디어 출판사로부터 @jungmin_media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마음의속도를늦추면보이는것들 #아페이 #정민미디어 #서평 #책추천 #북스타그램 #위로 #책리뷰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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