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소란한 삶이 고요해지는 순간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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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또한지나가리라 #에크하르트톨레 #다산북스 #서평 #책리뷰 #도서협찬 #책스타그램 #명상 #에세이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마음을 흔드는 명상 문장들이 놓인 책이다. 문장은 그리 길지 않았고 그 짧은 문장들 사이에 삽입된 그림을 통해 사색과 명상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페이지 마다 남겨진 여백은 급히 읽지 말라고 다독이는 듯 느긋한 호흡으로 이끈다. 회백색의 여백을 바라보며 문장을 따라가며 문든 이런 생각에 멈춰 선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분주히, 또 얼마나 서두르며 살아왔었나 싶었다. 그 순간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영문판이 함께 실려 있고 에크하르트 톨레가 직접 찍은 스콜랜드의 풍경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사진으로 들여다본 자연은 그 자체로 고요하기만 했다. 사진 속 자연은 말없이 그 순간에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건넨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라고.

우리는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순간이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들끓는 분노도,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는 슬픔도,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를 두려움도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마음을 짓누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뒤 돌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때의 감정은 흐릿해져 있다. 그리고 후회한다. 왜 그때 그 감정에 휩싸여 온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까 하고.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멈춰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기쁨도 지니가고 슬픔도 다 지나간다. 지금 이 순간이 어떤 모습이든 우리는 그 감정에 너무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 지금의 고통이든, 지금의 기쁨이든 집착할 필요가 없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삶은 어느 한 곳에 머문 적이 없다. 때로는 유유히 때로는 거칠게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 흘러간다. 우리가 겪고 모든 순간은 인생의 한 장면으로 남을 뿐이다.

삶이 내가 예측하는 대로 움직여 준다면 걱정도 기쁨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힘을 잃곤 한다. 불안과 걱정의 기준을 ‘나’에게 두지 않고 ‘타인’에게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전한 하루를 지켜내기 힘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어느 하루도 태양이 사라진 적 없었고, 살아오는 동안 나 역시 나로 있지 않은 적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보다 어리석어서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살아간다.

책 제목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슬픔에 오래 머물 이유도 지금의 기쁨에 도취 되어 그것을 잃을까 애쓰지 않아도 된다. 톨레의 말처럼 우리의 모습은 영원하지 않으며 삶은 수많은 순간이 흘러가며 만들어낸 복잡한 서사와 생각일 뿐이니까. 우리에겐 ‘가만히 지켜보는 고요한 마음(p99)’이 필요하다. 그리고 생각이 닿을 수 없는 깊은 내면까지 천천히 침투해 감춰진 ‘나’라는 생명의 본질에 다가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이 바로 그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지금 하는 일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은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끝없이 무언가를 채우려 하고 있지 않은가? 언젠가 도달할 이상향을 꿈꾸며 내일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진 않은가?

다산스토리 @dasan_story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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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정원
조경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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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정원 #조경아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미스테리를 품고 있는 안락정원. 테오에게 그곳은 의혹투성이의 공간이다. 그의 여동생 테린의 흔적을 찾아 막연한 희망을 품고 안락정원을 예의주시한다. 안락정원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다시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찾는 곳이며 조력자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테오는 자신의 목숨까지 건 자작극을 통해 끝내 안락정원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그곳의 사람들은 어딘가 수상하다. 행동 하나, 눈빛 하나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낯선 기운이 느껴진다. 테오 스스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조금씩 조심스레 안락정원 속으로 스며든다. 테오의 시선과 동일시되어 나 역시 그곳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어 갔다.

죽음의 이유는 다양하다. 그 이유를 담보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생겨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책 속에서 만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사연 없는 사람 없고, 이유없는 상처 또한 없다. 각자의 무게를 안고 견디다 못해 이곳으로 찾아왔지만, 그들은 그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와 마주하며 조금씩 다시 살아갈 이유를 만나게 된다.

안락정원은 3개월이란 시간을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준다. 그 동안에는 모두와 함께 한 장소에서 식사를 하며 각자 맡겨진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죽고 싶다면 원하는 방식대로 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과 죽음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놓여진 3개월이라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죽고 싶다는 마음은 살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 문득 찾아오기 마련이다. 반면 또 다른 이유로 그 생각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곤 한다.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나 싶을 만큼 잊고 삶을 이어간다. 어쩌면 안락정원이 주는 3개월이라는 시간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기 보다 삶을 다시 보게 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죽음을 향해 건너가는 이들을 잠시 멈춰 서게 하는 시간. 그리고 다시 살아보는 쪽으로 발을 옮겨갈 수 있도록 또 하나의 다른 생을 이어 붙이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같이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이토록 평범한 하루의 반복이 진정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안락정원은 바로 이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듯했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p93)’ 문장에서 마음이 멈칫했다. 이 짧은 문장 하나가 책 속의 인물들만을 일컫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한 번쯤은 딱 죽고 싶은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나 역시 힘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대로 생이 멈춰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던 적이 있다. 그때마다 눈앞에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딸아이의 얼굴이 눈에 밟혀서 이내 그 생각 자체가 미친 생각이라며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 순간 엄마는 강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살게 하는 힘이 바로 모성이라는 것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안락정원> 속 사람들은 나처럼 평범한 이들이었고, 그저 삶의 무게를 잠시 견디기 힘들어 그곳을 찾은 이들이었을 뿐이다. 그러니 죽음을 미룬 시간만큼 살면서 사람의 마음을 잠시 삶으로 돌아서게 할 수 있다.

테오에게는 일주일에 세 번 정신과 의사 ‘익선’과의 상담이 이뤄진다. 나는 이들의 대화가 참 좋았다. 어쩌면 익선은 처음부터 테오가 정말로 죽고 싶어서 안락정원에 들어온 사람이 아닌 거라는 것을 짐작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살고 싶은 사람과 죽고 싶은 사람의 관심과 질문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대화는 상담 그 이상의 깨달음을 주었다. 오히려 안락정원을 이해하는 또 다른 창이 되어준 기분이랄까. 이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안락정원이 왜 존재하는지,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이 무엇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얼핏 보면 안락정원 속 인물들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낄만하다. 죽음을 다시 선택하기 위해 온 이들이 밝아도 너무 밝다. 여느 일상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1층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현빈’은 전직 아이돌 출신이다. 그이 몸에는 화상 자국이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한없이 따뜻하고 밝다. 친절한 말투와 환한 미소는 그의 몸에 남은 상흔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반찬가게 ‘선희’는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반찬을 나눠주며 살뜰히 그들의 삶을 챙기는 선한 사람이었다. 정신이 조금 나간 듯 보이지만 다소 거친 삶을 산 것 같은 순애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명철하고 따뜻한 분이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구원 투수처럼 나타나는 경찰관 ‘수복’, 중학생 ‘지아’와 404호의 중년남자...읽으면 읽을수록 안락정원 속 이들의 사연과 서로의 연결고리가 궁금해지며 이 책에 빠져 들었다. 아니 이렇게 삶에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 왜 죽으려고 한 것일까하는 물음표를 안고 읽었다는 편이 더 솔직하겠다. 또 하나, 402호는 누구일까? 궁금증은 점점 커졌다. 깊이 들어갈수곡 너무나 선하고 여린 이들이라 더 마음 아팠다. 그들은 하나같이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살아있는 기운을 느끼게 한다.

2층 호스피스 병동의 김복남 할아버지의 임종 모습은 이 책을 읽는 나로 하여금 생의 마지막 모습이 그리 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했다. 우리는 흔히 ‘잘 죽는 것도 복이다’라는 말을 한다. 맞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 하느냐는 어떻게 살아가느냐만큼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삶의 끝자락에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숨을 거두는 일, 그리고 나의 죽음을 따뜻하게 배웅할 수 있는 이들과 함게 하는 일.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마지막 모습일 수 있다. 김복남 할아버지의 임종 장면을 통해 나는 존엄사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 바라보게 되었다.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 살아있을 때 깊이 고민해볼 문제가 아닐까.

이 책은 삶과 인간미가 진득하게 묻어있는 드라마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처음부터 안락정원에 적대적이었던 테오는 그곳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고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그 속에서 자신 본연의 모습을 발견해 간다. 그 모습을 보며 인간의 본성은 ‘선’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테오의 반전은 내게 다소 충격이었으며, 그이 고통이 어쩌면 안락정원으로 이끈 것은 아닐까 싶다. 애초에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잊게 만드는 미스테리한 공간, 안락정원. 이곳의 유쾌한 빌런 순애 할머니는 이 소설의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거기에 테오의 엉뚱함까지 배꼽잡는 웃음을 자아낸다. 죽음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라 무거울 거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 이 책을 통해 삶의 새롭게 바라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따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죽음은 어쩌면 생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죽을 용기를 사는 일에 쏟아낸다면 아직 우리가 마주한 적 없는 또 다른 기쁨이 찾아오지 않을까.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있는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 살 희망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죽고 싶을 때마다 ‘껌이나 씹어!’”p317

나무옆의자 @namu_bench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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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는 100일 필사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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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만들지않는100일필사 #샘혼지음 #갈매나무 #서평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필사책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적을 만들지 않는 100일 필사>는 샘 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란 책을 더 깊이 만나볼 수 있는 필사책이다. 문장을 베껴 쓰는데 그치지 않고, 명언 중간중간 제시된 저자의 메시지를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나의 마음과 관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책 속의 명언을 필사하며, 단지 손으로 옮겨 적은 것에 그치지 않고, 지면 위에 옮겨 쓴 문장을 곱씹으며 내 생각을 간단히 기록해 보았다. 베껴 쓰기를 떠나 자신의 생각을 써본다는 것은 질서 없이 떠도는 마음속 생각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중요하게 느끼고 있는지 내 생각을 알아차리는 과정을 통해 자기 이해로 이어진다. 또한 이 책은 명언 아래에 원문도 함께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독자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더 깊이 탐구하며 필사할 수도 있다.

하나의 주제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는 프리노트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다행히도 글쓰기 수업을 15년 이상 진행한 이상원 교수님께서 제시한 주제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쓰도록 되어 있어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막연히 그냥 쓰라고 하면 쭈뼛쭈뼛 막막하게 느껴지겠지만 이책은 체계적인 가이드와 공간을 제공해 총 14주차 완성이며 100일 필사를 할 수 있다.

책 속의 문장은 짧지만 단단했고, 강렬했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 상황과 형편에 따라 달이 본다’는 아나이스 니의 문장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의 마음 상태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세상은 꿈쩍하지 않는 큰 바위 같아도 내가 마음을 달리 먹은 순간, 세상이 달리 보는 법이라는 것을 지난 경험이 그 사실을 상기시켰다.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이 용서하게 된다’는 공자의 말씀은 한 주의 마지막 문장이었던 만큼 더욱 깊이 남았다. 이 짧은 문장을 따라 쓰며 내 생각을 ‘아는 만큼 사람에게도 너그럽다. 무지는 비난을, 이해는 용서로’라고 남겼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그 사람이 ‘~할 것이다’라고 단정짓기 쉽지만 그 사람의 배경과 사정을 알고 나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열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도 하지만 타인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는 연습을 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단순히 베껴 쓰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이 이끄는 대로 100일 필사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면 평소 자신이 해왔던 대화 방식과 관계를 돌아볼 수 있다. 자기 성찰을 통해 앞으로 고쳐 나가야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실제 삶 속의 평화를 만나게 되는 내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쓰지 않으면 머릿속 생각은 뜬구름 잡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써야 진짜 내 것이 된다. 필사와 내 글쓰기는 완벽한 짝꿍이다. 이 책 완성도와 구성은 뛰어나다. 그러나 독자들이 이 책을 얼마나 진정성있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그 책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내 마음을 거울처럼 비춰보는 동시에 인간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필사하며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 속에서도 평화를 선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직접 필사해보며 필사 전보다 조금 더 깊어진 이해와 아량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필사로부터 깨달은 교훈은 실제 삶에 적용할 때 온전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문장이 길지 않아서 부담없이 누구나 필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루에 한 장 딱 5분이면 충분하다!!

갈매나무 @galmaenamu.pub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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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자,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고 - 사회과학 명문장 100
노명우 지음 / 원더박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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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하자 #노명우엮고씀 #원더박스 #서평

나는 사회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편이다. 문장 속 단어들이 단단하고 그 개념을 이해하며 읽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리 길지 않은 문장들을 필사하며 내 생각을 얹어 보고 생각을 확장해 나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많은 문장을 읽지 않아도 중심이 되는 문장을 필사하며 또 다른 즐거움이 찾아왔다.

하루에 한 장씩 필사하고 그 뜻을 이해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내 생각을 글로 옮겨 보며 조금씩 사회와 과학분야에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읽기만 해서는 멀게만 느껴지던 사상이 쓰는 동안 조금씩 선명해지는 듯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끌리듯 다음 날도 필사하게 되었고, 그 다음 날도 자연스레 필사로 이어졌다.

단지 사회과학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선 듯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았는데 느긋하게 종이 위로 옮겨 오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만났다. 빨리 처리해야 할 일들로 마음이 분주했는데 필사는 덩달아 생각의 속도마저 늦춰놓았다.

필사책이지만 여러 작가의 저서 속 문장을 옮겨 놓은 필사책이라 평소 접하지 못했던 책들과 만날 수 있는 신선함도 있었다. 다소 차갑고 딱딱한 문장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인간과 삶, 세상을 이해하는 진리가 담겨 있었다. 책을 읽을 때도 편식이 있어서 늘 끌리는 문장들을 선호하기 마련이었는데 이 또한 내 편견임을 깨달았다. 어렵게 느껴지던 문장이 조금씩 말랑해지기 시작했다. 필사가 가장 깊이 읽는 독서법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방법은 다르다. 빠르게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기도 하고, 밑줄을 그어가며 메모를 남기며 읽는 사람도 있다. <필사를 하자>라는 책은 읽고, 베껴 쓰며, 생각을 읽어내는 과정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

사회과학 문장을 접할 수 있는 필사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중의 대부분의 필사책으나 문학이나 에세이, 명언 중심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책은 대체로 감정적인 문장이 많아서 필사하기 쉽다. 그러나 사회과학 문장은 논리가 중심이고 개념을 이해야 한다. 어느 부분만 떼어 와서 필사한다면 이해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필사책을 만났을 때 걱정스러웠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은 사회학자가 엮고 쓴 필사책이고, 생각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천천히 따라 갈 볼 수 있었으며 그 과정은 하나의 사유 시간이 되었다.

쓰고 나면 쓴 만큼 생각은 조금 깊어진 기분이 들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았다. 어떤 책으로 필사하느냐에 따라 생각의 방향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원더박스@wonderbox_pub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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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록의 힘
윤슬 지음 / 담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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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기록의힘 #윤슬 #담다 #서평

감정은 뜨내기 기분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또 하나의 언어다. 오늘 하루를 돌아봤을 때 나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경험했었는가를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설렘, 기대, 기쁨, 서운함, 섭섭함, 후회, 고마움과 같은 숱한 감정들이 가슴을 조용히 들락날락했었다. 그렇다고 내가 이 감정들을 느꼈다기 보다 그저 하루를 살기 위해 견뎌낸 것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정 기록의 힘>은 이런 내게 감정을 기록해야 하는 이유를 건네고 있었다. 감정을 바람 스치듯 지나칠 것이 아니라, 물의 흐름을 지켜보듯 기록으로 마주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일기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이것은 자기 이해였고, 삶을 살아가되 가장 인간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끈 힘이었다.

우리는 자기 감정을 숨기는 데 급급하다. 기분이 상해도 괜찮은 척, 그것이 쿨하다고 여기는 위선 속에서 자기 감정을 돌보지 못한 채 숨기거나 억누르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이 책은 기록을 통해 자기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조용히 건네고 있다.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삶을 이해하는 눈이 생긴다.

AI가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지금, 자신의 감정 상태를 AI에게 물으며 설득당하고 위로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AI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고, 듣기 좋은 말들로 위로받고 자기 합리화에 빠지는 것보다 종이 위에 감정의 언어를 써 내려가며 스스로 해석하고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 자기 삶의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역시 이런 지점을 명확히 짚어 말하고 있었다. 특히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드려내지 않으려고 한다. 애써 빨리 잊으려고 발버둥치지만 그럴수록 그 감정의 늪에 빠져 오랜 시간 자신을 힘들게 한다. 드러내지 않는 나쁜 감정은 독이 되어 병이 된다. 괜히 ‘화병이 난다’라는 말이 생긴 게 아니다. 울화가 치밀 때일수록 써야 한다. 기록을 통해 객관적으로 그 감정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정리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감정 기록은 글을 잘 쓰기 위한 연습이 아니었다. 쓰면서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더 나아가 나를 살게 하는 도구였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때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상황 파악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쓸려 자신을 몰아가곤 한다. 짧은 메모처럼 시작해도 좋다. 글의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다. 글이 된 감정은 자신을 그 감정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보게 한다. 그 거리가 감정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감정의 원본은 바로 감정에서 일어난 몸의 감각을 찾아가며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한다. 쓰지 않았을 때는 막연했던 감정들이 쓰는 순간 입체적으로 변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기 위해 감정을 구조하는 힘이 필요한데 저자는 그 방법이 바로 기록이라 말하고 있다.

저자는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가. 셋째,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였다. 어떤 비판이나 평가 없이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질문에 따라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아이에 대한 막연한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며 그 불안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부모이기에 잘 되길 바라는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아이를 억지로 내 기대 반경에 들여다 놓으려니 서로가 힘든 것이었다. 또한 조급한 건 나였지 아이가 아니였다. 나는 충분히 아이를 기다려줬었나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의 눈높이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또한 내 몸이 좋지 않은 탓도 있었다.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 몸 상태가 원망스럽고 심지어 애타기까지 했다. 그 마음을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가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이르니 오히려 나 자신이 어른답지 못했구나 싶어 부끄러웠다. 감정이 눈앞에 보이니 오히려 불안도 두려움도 조금씩 옅어져 가는 듯했다. ‘아, 이래서 감정도 기록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결국 감정 기록은 자신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 일이었다.

글쓰기의 대상은
자기 자신일 수도,
누군가일 수도,
때로는 사회나 세계일 수 있다.
그러니까 내부와 외부, 모두 열려 있다.

하지만 기록은
철저하게 자기 자신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위의 글은 기록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문장이라 생각된다.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긴 호흡으로 남은 글이다. 이로써 기록은 결국 나를 향한 글쓰기라는 사실에 마음의 날을 세워 보게 된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서평단에 선정되어 담다 출판사
@damda_book 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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