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방정식 1
보엠1800 지음 / 어나더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원방정식 #구원방정식1 #보엠1800 #장편소설 #타임슬립소설 #로맨스 #어나더출판사 #도서협찬 #서평 #서평이벤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읽기 #독서 #회귀

일상을 살아내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기분 좋은 ‘설렘’과 잔잔하게 울리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만났다. 1권을 읽었을 뿐인데 다음에 이어질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타임스립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나 <구원 방정식>은 그저 흔한 로맨스 스토리가 아니라, 차가움으로 자신을 지키는 남자와 자존심으로 사랑을 감춘 여자가 만나 오해와 역경을 딛고 진정한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대서사라고 말하고 싶다. 후속편에는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모르나 1권을 읽은 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과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때의 감동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매들린은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스칼렛 오하라’를, 이안은 냉정하고 자존심 강하지만 내면은 따뜻한 ‘디아시’를 닮았다. (완전 꿀조합일세 ^^) 이들 둘은 마치 스칼렛 오하라와 디아시의 교차점에 있는 듯했다. 왠지 이들이 이해와 성숙으로 완전한 사랑에 이르렀던 것처럼 이안과 매들린도 부디 오해와 상처를 딛고 그들만의 사랑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를 바라며 1권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야기의 서막은 서로를 경멸하는 듯한 부부싸움으로 시작된다. 자기 품 안에 두고 싶은 자와 그 품을 벗어나려는 격렬한 말다툼 끝에 여주인공 매들린은 계단에서 추락해 과거로 회귀한다. 미래를 아는 여자와 다가올 미래를 전혀 알지 못하는 남자. 몰락한 귀족 가문의 딸이자. 끔찍한 결혼 생활의 고통과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매들린. 그리고 명문 귀족이지만 전쟁으로 인한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이안 이 둘은 어떤 사랑에 이르게 될까.

책을 읽으며 매들린이 과거로 온 이유를 생각했다. 어쩌면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이안의 일그러진 겉모습 뒤에 감춰진 그의 사랑을 이해하기 위함이 아닐까.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듯 온전한 모습의 이안을 처음부터 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책 속에는 이안이 매들린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깨알같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왜 매들린은 모르냐고요~ 부부로 지낼 때도 그는 말없이 그랜드 피아노를 들여놓아 주었다. 자신의 서재 속 책을 읽도록 배려했다.

“여기 있는 건 전부, 당신의 정원이 내 정원이듯, 내 서재도 당신의 서재지.”

이 대사 넘 심쿵이다. ‘너를 위해 준비했어, 너 다 가져.’ 무심한 척 내뱉은 그 말이 차갑지만 따뜻한 배려가 깃든 말....나는 이런 말랑한 말에 끌린다. 또한

이안이 매들린에게 청혼할 때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의 이상한 철학자 같은 표현, 감정,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당신의 아버지와 달리-이 표현은 어쩔 수 없군요-, 나름 이성적인 면모도요.”
·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눈에 콩깍지가 씌면 어떤 이상한 짓을 해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법이니까. 그러나 매들린은 미래에서 겪은 끔찍한 결혼생활의 연장선에 있고 싶지 않았다. 이들은 어디까지 어긋나고 찢겨야 하는가. 제발 2권에서는 부디 상처주지 말고, 더는 밀어내지 말고, 서로와 스스로를 용서하길 바라며 2권이 첫 장을 펼쳐 든다.

이 소설의 몰입도와 스토리 구성을 굳이 별점을 매긴다면 ★★★★★


@knitting79books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book.another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에게 라틴어 문장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티나 씨.야마자키 마리 지음, 박수남 옮김 / 윌마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티나씨 #야마자키마리 #박수남옮김 #당신에게라틴어문장하나쯤있으면좋겠습니다 #윌마출판사 #도서협찬 #서평 #서평이벤트 #글쓰기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라틴어 #라틴어문장수업

알게 모르게 사용했던 일상 속 좋은 문장이 알고 보니 2000년 전에 쓰인 라틴어였다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하다. 생각을 곱씹을수록 시간이 흐르면서 언어의 형태는 바뀌었을지 몰라도 그 뿌리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통감할 수 있었다.

책 속의 격언들은 전쟁과 권력, 신앙과 철학 그리고 생존의 긴장 속에서 탄생한 문장들이다. 그래서일까.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시대의 혼란을 엿볼 힘이 그 짧은 문장 속에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던 만큼 그 시대의 언어도 힘을 잃을 법도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문장 하나가 따뜻한 위로가 되는 것을 보면 격동의 시대 중심에 있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오죽할까 싶다. 절망을 견디게 하고 불확실 속에서 자라는 불안을 잠재우는 진정제 역할을 했을 것이 분명하다.

혼란 속에서 태어난 보석 같은 말들이 시대를 초월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다니, 역시 언어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 싶다. 오래된 격언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감정을 느껴보고, 그 시대적 배경을 어림으로라도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그들이 남긴 굵고 날카로운 짧은 문장 덕분이다.

이 책에는 마음에 와닿는 격언과 글이 많았다. 야마자키와 라티나 이 두 사람이 격언 하나를 두고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서로의 삶의 경험을 맞대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물 흐르듯 이어가는 깊이 있고 진솔한 대화 속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잊게 된다. 라틴어 격언도 참 좋았지만, 이들의 대화 속 자기 생각을 옮긴 문장 하나하나가 알알이 심장을 파고들어 한동안 먹먹했다.

이 책은 서평을 위해 읽었지만, 결국은 다시 읽고 싶고 두고두고 펼쳐보며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 속의 많은 라틴어 문장 중에서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남는 문장은 ‘황금 중용(aurea mediocritas)’이다.

‘황금 중용’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든지 쓰러질 듯한 초라한 집도, 호화로운 대저택도 피함으로써 안정 속에서 타인의 시기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P36

100세를 기준으로 보면 절반도 아직 못 왔지만,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보니 화려하고 그럴싸한 것들에 마음이 덜 간다. 부도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삶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것을 깨닫고, 남은 삶을 혼자 독식하려 하기보다 ‘함께’ 나누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너무 끝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누리는 모든 것의 한가운데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꾼다. 로마의 몰락은 이 ‘황금 중용’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인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이나 한 인간의 삶이나 너무 지나치면 결국 ‘파멸’에 이른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무게를 견뎌낸 이들의 온도 높은 문장을 만나 보시길 바란다.

북피티 @book_withppt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마출판사 @wilma.pub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기와 재 -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제목이 ‘연기와 재’일까?를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쳤다. 연기는 흔적이자 소멸이다. 그렇다면 재는 타고 남은 것들의 흔적이나 잔해다. 저자는 아편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 이 작은 한 문장이 주는 묵직한 경종은 뭔가 어둡고 축축한 두려움이 이었다. 아편이 인간에게 남긴 상처과 고통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아편은 화마가 지나가고도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재와 같은 느낌이 든다.

아편이 처음에는 약제로 쓰였지만 이것은 흡연용으로 변하면서 인간에게 강한 중독성과 즉각적인 쾌감에 도취되게 만들었다. 아편은 약품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상품으로 변화한다. 이것은 인류의 역사와 권력의 이동이었다. 아편의 역사를 알면 문명도 연기처럼 전염되고 인간의 탐욕이 남긴 잔해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안락함과 명예만 좇다 보면 결국은 타락하기 마련이다. 타인의 고통을 밟고 일어선 자신의 안락이 더는 부끄럽지 않게 되고, 불의를 보고도 눈감는 타락만 남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아들의 장래와 관련해 그 선에서 타협을 보고, 더 많은 교육을 시키느라 돈들이고 맘졸이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유혹에 넘어갔다. ’ P73

이 대목은 현재의 우리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살아가는 시대와 환경이 다를 뿐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일이다. 부패가 만연하고, 착복과 횡령을 일삼는 일들이 반복되는 사회 속에서 격차는 벌어지고 인간의 존엄 또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아편이 국가와 사회를 어떤 식으로 잠식해 나가는지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타락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러했다.
‘아편은 식민지 시대 농부들의 노동착취로 일어선 신기루와 같구나’

아편재배를 강요당하고 개인의 삶을 위해 일하지 못했다. 제국의 부를 위해 인간의 고통을 제물로 바쳐야 했다. 이 책은 읽을수록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잿더미로 만든 기분이 들었다. 아편 상업화의 시작이 한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인간의 내면까지 태워 버렸다.

캘커타 경매장을 통해 본 아편의 선물거래는 이미 노동이 투기의 대상이 되었고, 그곳은 거대하고 정교한 통신과 운송 시스템으로 투기와 착취의 자행으로 이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캘커타는 아편이 몰려드는 심장부였으며, 그 아편의 조직적 움직임 또한 짐작할 수 있다. 탐욕도 착취도 모든 것이 구조화되고 정보화되고 있었다. 아편의 유통망은 오늘날의 자본이 움직이는 시스템과 닮아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시장경제는 아편의 유통망 위에 구축된 자본의 유산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에 나는 물음이 생긴다. 아편이 상업화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아편은 반드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본성은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갈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든 교환 가능한 가치로 만들어내려고 했을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단지 아편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수단으로 이용되었을 뿐이라고. 세상을 망친 건 아편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한 욕망때문일지 모른다.

아편이 아니면 돈이 안 되는 시대의 끔찍함은 오늘의 예고와 같아서 이미 자본주의의 윤리는 붕괴되기 시작했고 인간의 가치 상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기와 재>를 읽으면서 아편이 이렇게까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깊숙이 관여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오늘날의 부의 근원지는 아편이라도 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사회와 역사의 흐름을 바꾼 아편에 대해 이토록 심도 있는 고찰은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할 것같다. 섬뜩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역사의 한 단편과 마주해야 했다. 아편의 연기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편의 재 위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깊이 들어와 우리의 정신을 좀먹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이 시사하는 바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gbb_mom 단단한맘 @takjibook 탁지북님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ecolivres_official 에코리브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서평단 #아미타브고시 #에코리브르 #육두구의저주 #연기와재 #대혼란의시대
#환경 #사회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소개 #책리뷰 #신간 #신간소개
#박경리문학상 #서평단이벤트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럼에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하므로 - 쫓기는 영혼을 위한 헤세의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오웅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세문장단 #그럼에도나는이삶을사랑하므로 #헤세의편지 #오웅석옮김 #더퀘스트 #필사 #손필사 #도서협찬 #서평쓰기

✏️ 헤세 그리고 나 ... 단 한 페이지도 울림이 없는 곳은 없었다. 아직 성숙하지 못했던 나에게 데미안이 나를 깨웠던 것처럼 그의 문장 속에서 나는 매순간을 헤맨다. 그가 걸으면 나도 함께 걸었으며, 그의 시선을 따라 나의 눈동자도 따라 움직이듯했다. 그가 겪는 심장의 고통이 내 것 인듯 아팠고, 그가 보낸 불면의 밤이 내가 보낸 잠못들 던 깊은 밤같았다. 문장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헤세가 남긴 문장 속 길을 한참을 머물다 잠깐의 호흡으로 그와의 노년을 마주한다. 그가 새겨놓은 삶의 철학이 있기에 내게 다가올 노년을 기대하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보았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고, 볼 수없었던 것들이 의미를 갖고 내면을 채워가는 것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내가 예전에는 남일처럼 지나치던 일들이,대수롭지 않은 일이 가슴에 콕 박혀 마음을 휘저어 놓고 가곤 하니까.
잘 여물어야싶구나 싶고, 나만의 철학과 옳은 신념으로 익어가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 또한 파문이 되어 한동안 낙엽과 나뭇가지들을 태우던 헤세 곁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모든 것을 초월한 듯 희미하지만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헤세는 관조를 사랑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해석하려 하지말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말고 오직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라는 말로 들린다. 관조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해방과 평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아직 나는 그 상태에 이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이해하려고 애쓸수록 여전히 나는 고통 속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기도 하니까. 나에게도 이 고통이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관조의 삶이 올까도 의문이다.

헤세는 '시인의 역할은 이상의 편에서 이상을 창조하고 통찰력을 발휘하고 꿈을 꾸는 것이다'라고 했다. 나는 이 문장에서 글 쓰는 작가의 삶의 태도를 배울수 있었다.
현실에 집착하는 것을 벗어나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며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먼저 예측해서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에 이르렀다. 세상과 등지기보다 살뜰히 품어가며 이상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존재가 작가라고 헤세가 나를 향해 말하는 것 같았다.

헤세의 '더는 읽지 않는' 이라는 데 멈춰선다. 글을 쓰게 된 나이기에 무엇보다 더 깊이있게 와 닿는다. 책을 읽는다는 건, 읽는 것 그 자체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깨닫지 못했다. 독서를 자기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행간에 놓인 활자 위를 유영하며 한 사람의 생각을 통과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일이었다. 자기 생각을 읽고 자기만의 언어가 생긴다는 건 천지가 개벽할 일이었다. 가지런히 정리된 글자를 초월해 자기 삶 자체를 글로 읽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필사를 하며 서평을 마친다. 느리지만 깊이 있는 독서였다.
“우리의 삶이란 오르막과 내리막, 쇠퇴와 재건, 몰락과 부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직물과 같다.”
이 문장은 오늘 나에게 깊이 다가왔다. 나의 삶 또한 한 올 한 올의 실이 얽히고 설켜 완성된 직물과 같다. 고통의 실도, 고뇌의 실도 함께 짜여 있을 것이다. 헤세는 나에게 그것들마저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라 말하는 듯했다.그리고 더 나아가, 그 모든 실들을 하나로 엮어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힘으로 삼고 싶다.

오늘 밤, 나는 헤세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감사를 전하겠지. 아쉬움과 벅찬 감정이 교차해 마지막으로 든 펜이 무겁기만 하다. 내 손으로 따라 쓴 헤세의 문장들이 또 하나의 책으로 남았다.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픈도어북스 #불안을알면흔들리지않는다 #키렌슈나크 #김진주옮김 #불안 #불안극복 #대처법 #서평 #심리 #감정

간호학과에 진학해서 정신간호학을 배우며 불안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불안이라는 것이 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마음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불안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엄습해 오곤 한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를 읽고 불안이라는 감정이 우리 삶 속에 늘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저자는 임상심리학 박사로서 실제 환자들의 사례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게 풀어놨다.

읽는 내내 ‘나 역시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어느 적정선을 넘으면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도 나에겐 큰 수확이었다.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있다. 두통이 밀려오면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싶고, 허리가 아프거나 팔이 아프면 관절이나 척추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병원을 방문해도 딱히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괜찮다’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 별의별 생각에 이르면서 이미 상상 속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불안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다스려야 할 감정이다. 스스로 다루지 못하면 암묵적 죽음 상태에 이르게 되니까.

저자는 불안이 우리에게 닥쳐올 때 그 대처 방법은 무엇인지에 이르기까지 단번에 알려주지 않는다. 불안을 이해시킨 다음에 다양한 예시를 들어 불안을 극복할 수도록 한다. 이론에서 실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용적인 책이다.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읽으며 두렵고 불안할 때 취할 수 있는 자세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 나 스스로를 안아보고, 손과 손을 맞잡아 보기도 했다. 긴장을 풀고 오직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이완시켰다. 뭔가 안정되어 가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다.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내원 중인데 딱히 병명이 나온 것도 없다. 조금 불안했던 마음은 책을 읽으며 많이 덜어냈다.

읽다 보면 책 속 사례자들의 이야기는 마치 살면서 우리가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불안이었다. ‘어 나도 그랬는데’라는 포인트가 나올 때마다 인간은 결국 비슷한 상황 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불안을 없애기 위한 책이 아니었다. 불안을 이해하고 다루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불안은 없앨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마음의 일부라는 것 또한 나를 일깨워줬다. 어쩌면 마음의 병은 스스로 키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병이 깊어지기 전에 우리는 내 안의 불안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고도로 과학은 진화하고 무엇이든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이다. 그 속도에 맞추려 하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음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불안을 내려 놓자.

#오픈도어북스에서 #서평제안 메일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 제게 가장 필요한 책이었어요.^^

오픈도어북스 @opendoorbooks7 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