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플 땐 밥 - 음식으로 소통하는 정신과 의사의 마음 건강 레시피
신동진 지음 / 끌리는책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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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기분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마음의 소리는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었다. 어느 날 문득,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삶의 변수는 곤히 잠들어 있던 마음을 깨워 놓기도 하니까. 익숙하지 않은 감정은 낯설고 어색해 밀어내는 데 급급하다. 그렇다 보니 내 마음인데도 그 마음 하나 다루지 못해 홀로 끙끙대며 마음의 병을 키우기도 한다.

무언가를 향해 진심으로 사랑하고 너무나 소중해 아끼고 또 아끼던 마음이 삶의 찌꺼기들 앞에서 무너질 때, 우리는 삶의 의욕을 잃는다. 입맛도 없고 늘 하던 일도 딱히 의미가 없어진다. ‘내가 이걸 해서 뭐하나’ 싶은 공허함이 밀려온다. 삶은 결코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있기에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스스로의 행복’을 찾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어딘가에 나만을 위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 막연한 기대가 오늘을 살게 하고 내일로 이끌어주는지도 모른다.

<마음 아플 땐 밥>이라는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진 작가’가 쓴 책이다.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저 읽기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의 안식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이들을 위해 정성을 들여 정갈하게 차려진 ‘행복 한 상’이나 다름없었다. 수많은 연구 자료를 찾아보았을 것이고, 지금껏 자신이 맛보고 만들었던 요리 과정을 더듬어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시들어가는 행복에 생의 기운을 되살려 줄 수 있을까, 고심한 시간이 행간에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이 꼭 필요한 독자였다. 마음이 목석처럼 움직여주지 않아 힘들었다. 그런 날들을 한 달, 두 달....그렇게 반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겨우 책을 펼칠 수 있었다. 종이 위에 새겨진 검은 글자들이 반가웠다. 그전까지는 책을 펼쳐도 읽히지 않았다. 무슨 글자인 줄은 알겠는데 그 의미가 와닿지 않아 읽지도 쓰지 못했던 날들이 나에겐 분명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병원을 가봐야 할까도 생각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내 마음이고 내 생각인데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p163 완벽한 하루란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실패로 인생이 무너지는 일은 없다. -중략- 오늘이 조금 엉망이었다면, 내일은 조금 덜 엉망일 수 있다.

이 책 속에 새겨진 글자 하나하나가 훌륭한 처방전으로 다가왔다. 내 마음의 허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돌아보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잠을 청했다. 몸이 이끄는 대로,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일상을 보냈다. 늘 하던 대로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로 들렸다. 김치찌개에 두부가 꼭 들어가지 않아도 맛있는 김치찌개를 완성해 낼 수 있는 것처럼, 꼭 필요한 재료 ‘김치’와 같은 나만의 행복 요소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마음이 아픈 건, 어쩌면 행복을 한 바구니에 담아 두려다 탈이 난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처럼 행복을 여러 곳에 나누어 두면 삶이 흔들릴 때 그것이 완충제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저자의 이 말들이 가슴이 콕 박혔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그 완충제가 바로 글을 다시 쓰는 것이라는 것을.

저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간다. 적당히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의 허기는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애써 참아온, 오래된 허기는 어떤 밥상으로 회복해야 할지 막막할 때도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놓고 싶은 욕구가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 테니까. 단지 그 방법을 몰라 막막할 뿐이다. 마음의 허기는 누군가 정성으로 차려놓은 행복 레시피일지도 모른다. 모든 레시피가 내게 꼭 맞을 수 없지만, 그중에서 가장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조금씩 내 삶으로 가져와 본다면 적어도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나는 조금 더 행복해져 있지 않을까. 이 책이 바로 그런 희망을 내게 주었다.

끌리는 책 @happybookpub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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