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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야 했던 모든 일이 감사한 날로 돌아올 거야
유안 지음 / 마음세상 / 2026년 5월
평점 :
기분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태도 역시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자체를 즉시 없앨 수 있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나 스스로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할지, 어떤 관점으로 그 상황을 대할지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감정의 강도와 지속시간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상대적이다. 당장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아도 어떤 감정이든 평생 계속되는 법은 없다. 행복감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은 언젠가는 끝이 난다. 감정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슬픔의 심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은 옅어져 다른 감정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그러한 감정을 일으킨 원인이 없던 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때 그렇게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는 기뻐 날뛰던 기분도 다른 형태의 감정으로 대체된다. 누군가와 이별했을 때의 상실감은 날카로운 고통 속에 나를 던져놓았어도 시간은 고통을 그리움으로, 그리움은 추억으로 돌려놓는다.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면 절망도 영원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살면서 겪었던 모든 일들이 그저 바람처럼 스쳐가는 무의미한 일들이 아니라 결국엔 감사한 일들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임을 깨달았다. 비록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고, 그 비슷한 일들로 다시 아프게 되더라도 기필코 나는 감사의 나날 속에 살게 되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안 좋은 마음 가져봤자 나만 손해다. 좋든 나쁘든 뭐가 되었든 인생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으로 나한테 좋은 것만 가져가자. 그거면 된다.’ p22
우리는 관계에 참 많이도 힘들어한다. 진즉에 끊어내야 할 인연임에도 불구하고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 억지로 이어가는 관계가 있다. 쓸데없이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느라 정작 신경 쓰고 살뜰히 보살펴야 할 좋은 사람은 뒷전으로 미루기도 한다. ‘저 사람은 내가 이렇게 해도 다 이해해 줄 거야’라는 마음은 혼자만의 착각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친절해야 하며,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인내심의 한계를 건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간과한다. 결국 이해해주던 사람도, 기다려주던 사람도 지치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도 없고, 좋아해 주길 바라서도 안 된다. 그저 물 흐르듯 관계를 지켜보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위에서 아래서 흐르는 물을 역으로 돌려놓으려 애쓰면 애쓸수록 나만 힘들어진다. 나의 진심을 몰라주거나 일방적으로 나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내가 지닌 한정된 에너지를 단 한 줌도 낭비하지 않도록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함께한 정이 있어서 쉽게 끊어내기 힘든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아는 상대에게 나의 고삐를 넘겨주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내 삶에 진심으로 나를 아껴주는 착한 사람들만 남겨두고 싶다.
‘정이 많으면 갑자기 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관계를 감당하는 것이 유독 괴롭다. 적당하기가 어려워서.’ p37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나 사랑’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일과 관계를 지키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겪어봤기에 이제는 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일도 관계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를 함부로 대하면서까지 남의 일에 그리고 타인에게 나의 전부를 쏟아낼 것처럼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저자 역시 자기 사랑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 자신의 경험과 함께 담담하고 조심스럽게 독자에게 건네고 있다. 그 마음이 어땠을지 알기에 더더욱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유안 작가는 우리가 살면서 겪은 일들의 공감대를 잘 이끌어내고 있다. 사람들과 쉽게 연결되는 세상에서 얼마나 쉽게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 저자의 글을 통해 나의 감정을 다시 읽고, 내 생각을 마주하게 된다.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해 미뤄왔던 일들이 얽힌 실타래 풀 듯이 천천히 풀리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공감과 위로가 필요할 때 사람의 온기만큼 마음을 녹이는 것도 없지만, 사람에게서 기대하기 힘들다면 <겪어야 했던 모든 일이 감사의 날로 돌아올 거야>를 읽어보길 바란다. 딱딱하게 굳어 있던 심장이 다시 뜨거운 피를 뿜으면 뛰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시 잘할 수 있을 같고,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는 긍정의 마음이 생길 것이다. 지나온 모든 일이 이 한순간의 깨달음을 위해 있었던 일들이라 생각하면 감사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 내기 나름이다. 자기 안의 굳게 닫힌 문을 이제는 열어도 된다는 신호이며 이 책이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마음세상 출판사 @maumsesang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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