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출판사의 랄랄라
하랑 지음 / 아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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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1인 출판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어쩌면 시대에 역주행하는 일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 작은 출판사를 이끌어가는 랄라의 고군분투는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길이 필요하며, 많은 고충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 소설이 하나의 스토로리로 보여준다. 책을 만드는 일은 한 사람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작가의 원고에서부터 출판에 관여하는 모든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곧 사람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글이 되고 그 글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책과 사람이 함께 하는 일에는 무엇보다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랄라는 출판사를 시작한 뒤 첫 책을 출간할 김 작가를 만난다. 선인세를 두 번이나 지급하며 원고를 애타게 기다리는 출판사 대표 랄라의 심적 고충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표지 디자인에 오류가 발생해 과감히 재인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디자이너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랄라의 모습으로 통해 출판인으로서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출판 과정에서 마주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을 담아내고 있기에 읽는 독자입장에서, 그리고 책을 쓰고 있는 작가의 입장에서 읽을 때 그냥 소설로 가볍게 읽기에는 가슴 깊이 와 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마냥 글만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보며 그 자체가 감사인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읽는 책들이 누군가의 손과 발을 바삐 움직여 만들어낸 인고의 결과물임을 생각하니 그 무게가 결코 가벼이 여겨지지도 않았다.

이 책을 소설로 치부하기엔 지극히 현실적이다. 읽는 내내 책을 대하듯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한 인연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져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보며 사람 사는 세상이 어쩌면 사람이라는 끈에 의해 흥망성쇠가 판가름 나는 것도 같다. 랄라에게 윤탁 작가는 바로 그런 귀인이었다.

이 책은 책은 출판사와 작가의 시선을 동시에 비춘다. 매대 위의 치열한 책 전쟁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율 이 모든 현실은 삶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다. 책은 공생이다. 책을 만든 출판사와 작가가 함께 노력할 때 한 권의 책이 살아남을 수 있다. 글을 썼다고 작가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쏟아지는 수많은 책 속에서 자신의 책을 지켜내고자 하는 노력 역시 작가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은 노력들이 모여 아무리 출판업계가 힘들어도 적어도 버틸 힘은 되어 주지 않을까.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더 위대해 보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세상을 밝히는 일임을 일깨워 준다. 꺼져가는 희망을 책 한 권으로 되살려줄 수 있다는 믿음 그 자체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랄라의 출판사는 비록 서툴고 부족한 상태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 흘린 땀방울들의 합으로 사람이 모이고, 그 속에서 사람의 이야기는 지속된다. 돈도 되지 않는 그 일을 왜 하냐고 묻는 이들에게 되묻고 싶다. 그 돈도 되지 않는 책을 우리는 왜 읽고 있느냐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그것을 제 힘으로 끝까지 해낸 사람, 랄라이 앞날을 응원한다. 그리고 부디 랄라 출판사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군가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출판사는 작가를 잘 만나야 하고, 작가는 출판사를 잘 만나야 한다. 서로의 신뢰 위에서 태어난 정직한 책 한 권이야 말로 누군가의 희망이 될 자격이 있지 않을까. 책 한 권의 진정성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의 기회가 되고, 그들에게 다시 나아갈 큰 용기를 줄 수 있기를.

읽어 보세요. 참 따스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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