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인생을 바꾼다면 -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는 13가지 질문
타트야나 슈넬.킬리안 트로티어 지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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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은 쉬워졌지만 관계는 줄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핸드폰 하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이들과도 언제든 쉽게 연결된다. 예전같으면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물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눈빛의 온도와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 또는 대화 중 잠깐의 침묵까지 느껴보는 일에서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쉽게 연결되는 존잭 되었지만 깊은 관계를 이어가는 일에 서툰 존재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사람은 많아도 정작 내 마음을 열어줄 사람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은 비어가는 듯하다. 뭔가를 계속 채워 넣어도 허한 느낌이 든다.

‘기댈 곳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에 나는 부인할 수 없다.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나를 붙들어 줄 그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닐까. 이것은 사람이기 전에 내 안을 가득 채워 내가 나를 의지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하는 갈망이 들 때쯤 나는 <의미가 인생을 바꾼다면>이라는 책을 만났다.

저자는 오랜 시간 연구를 통해 의미의 다양한 원천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남은 인생을 어디에 집중해서 살아야 할지 깊은 사유의 장을 열어주었다.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철학적으로 인생을 접근하며 신선한 깨달음과 통찰을 동시에 안겨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 무언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왠지 모를 의욕이 솟고, 마음이 환해지는 듯했다. 또한 행복보다 삶의 의미를 먼저 우선순위에 두면 몸도 마음도, 행복도 다 뒤따라올 것만 같은 기대감도 생겼다. 충만한 삶이란 자기 삶의 의미를 깨닫고 소명에 따라 사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삶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를 찾고 그 만족도 역시 높다고 한다. 인생을 닥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더 활기차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의 기쁨은 내가 누리는 일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크기가 결정된다. 행복을 추구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데 무게를 두는 삶을 살아야겠다. 의미 없는 삶이 행복할 리 없으니까. 큰 산과 같은 어려움에 처했더라도 그 상황을 이겨내고 나면 이전보다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하듯 의미는 항상 밝은 면을 비추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돈과 명예가 갖춰진 후에 내면을 찾아야 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나의 경험상 그렇지 않았다. 책 속에서 ‘최상주의’와 ‘만족주의’에 관한 대목은 지난 시간을 거쳐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20년 이상을 간호사로 살아온 나에게 직급과 그에 맞는 급여는 나의 자존심, 인정, 숙련된 스킬, 책임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병원의 위기로 맞이한 뜻밖의 실직은 지금까지 내가 믿고 살아왔던 정제성을 흔들어 놓고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 놓았다.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 무너지는 것 같아 두려움과 덧없음이 교차했다. 하지만 나는 그 헛헛함과 공백 속에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다시 간호사의 삶은 지속될테지만 이전의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비교와 경쟁 속에 더는 나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책에서 말했듯이 최상주의자는 외적 동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 나은 조건, 더 높은 위치, 인긴이기에 나 역시 그러한 것들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느꼈다. 글을 쓰는 이유가 베스트셀러 작가처럼 글을 잘 쓰려는 목적보다 글을 쓴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놓았고 그 변화가 내 삶을 지탱해줬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만족주의자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사람이다. 완벽한 길을 찾기 보다 자신이 수용가능한 기준에 따른다. 그리고 자신이 이룬 것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글을 쓰면서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한다. 그랬더니 어제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에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며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돈과 명예가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누군가의 말들은 내려놓기 힘든 가장 어려운 진실이다. 그러나 내적으로 충만한 삶을 경험한 후에는 그조차 헛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나는 최상주의자에서 만족주의자의 삶으로 옮겨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더는 좋아보이고 빛나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쫒아가지 않는다. 오늘을 허비하지 않고 그저 지금의 내 삶을 실히 살아가는 데 의미를 두고 살기 때문이다. 나의 아지트에서 글을 쓰고 있을 때 나는 가장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경쟁 속에서 올라가느라 애쓰는 삶 대신 지금 이 순간, 내 삶 속에서 깊어지려는 선택은 살아갈 날들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20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최고의 의미 원천을 많은 사람들이 ‘생성성’에 두었다. 또한 중년에 처리해야 할 과제 역시 생성성이라고 했다. 에릭슨은 생성성을 ‘사랑을 미래로 데려간다’라고 말했다. 다소 추상적인 이 말에서 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써서 내 아이에게 남겨 주고 싶다는 이 소박한 마음과 함께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이쯤 되니, 글쓰기는 내게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당장의 성취보다 오래 남을 가치를 보며 사는 삶이 의미를 만든다.

저마다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의미를 찾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방황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며, 13가지 질문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급하지 않게 읽으면 더 좋은 책이다. 하루에 한 가지 질문에 깊이 생각하고 답해보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다.

김영사 @gimmyoung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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