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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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호학도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습니다. 유전, 뇌과학 참 어렵게만 느껴졌던 때가 있었는데요. 다시 접해도 여전히 심오하고 신비한 영역이 아닐 수 없네요.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어도 여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세세히 풀어내고 그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어서 이해하기도 쉬울 듯합니다. 하나하나 외우려 하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이해하면서 책의 골자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무엇을 타고 나는가>는 유전자, 뇌 구조, 환경, 경험이 인간의 성향이나 능력 형성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초입부터 다소 어렵고 난해한 의학지식이 주류를 이루지만 전반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읽고 가는 것이 좋긴 하다. 나는 ‘손잡이 성향’에 대한 예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왼손잡이’는 태어날 때부터 뇌구조와 신경회로의 선천적 특성이 다르다. 그러하기에 오른손잡이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즉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생각하는 방식과 표현에 이르기까지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왼손잡이가 타고난 본질을 갖고 태어난 것처럼 우리 안에는 아직 발현되지 않은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누구라도 유전체 안에는 이전에 관찰된 적 없는 고유한 유전적 변이 조합이 있기 마련이라서, 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P384

우리는 서로 다르게 태어난 존재이다. 인간의 성향이나 재능은 유전적 특성이나 뇌 구조가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이를 발현하는 과정에 분명 환경이나 경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타고난 재능이나 어떤 감각도 이를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이 책은 ‘나,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에 힘을 실어준다.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오직 자신의 타고난 본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아직 발현되지 않은 자기만의 잠재된 가능성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발견하고 활용해서 더 높은 차원으로 발현시키느냐는 각자의 선택과 경험에 달렸다.

과학적 접근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지만, 책 전반적인 내용을 따라갔을 때 저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모두 고유한 선천적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자기계발은 의미없다. 자신의 타고난 본질을 이해하면 주변인의 성질을 수용할 여지가 생길 것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만큼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법도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뒤늦게 발현된 나의 글쓰기 능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든 안했든간에 이것은 분명 타고난 특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타고났다는 이유로 누구나 글을 쓰는 것이 아니듯이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필사와 글을 쓰는 훈련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 내 안의 잠재된 가능성을 깨우고 발현시킨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책이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되었던 것같다.

이 책은 ‘뇌가소성’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글을 쓰게 된 모든 여정에 이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다. 우리의 뇌는 학습과 경험의 반복을 통해 기존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것은 새로운 연결로 이어지는 동시에 기존의 연결까지 더욱 강화하거나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나 자신과 연결해 스스로를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서평을 써야 할지 막막했고 고민했다. 이 책이 그만큼 철학적 사유도 필요하고, 과학적 접근으로 다룬 내용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읽다 보니 읽히고, 읽히니 무진장 흥미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전은 분명 영향을 주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지을 수 없다. 왜나하면 인간은 유전의 환원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마다 고유한 조합을 지니고 태어난 존재이기에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확답을 내릴 수도 없다. 그러나 타고난 유전적 본질 위에 자기만의 경험이란 지층을 쌓아 올리며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삶을 이뤄가는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온전하며 충분히 자기답다.

하움출판사(@haum100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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