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시대 : 오늘을 비추는 이야기 - 출간 150주년 기념 국내 최초 간행본 구텐베르크 클래식 시리즈
마크 트웨인.찰스 더들리 워너 지음, 김현정 옮김 / 구텐베르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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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좋아하는 이유,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 빠져 들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은 나로 돌아와 삶을 생각하게 하고 그 방향을 수정할 수 있도록 사유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도금시대’란 책 역시 그러했다. ‘불멸의 시간’이 고스란히 책 속에 새겨져 있었다. 책은 나에게 ‘너의 본질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겉으로 보이는 내 모습은 본질 위에 씌워진 도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나는 무엇의 도금인지, 그 무엇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누가 봐도 정의로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는 존재는 삶과 연결이 되고 그 삶은 세상 속으로 스며 들어 융화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번영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이 책을 읽으며 가져보길 바란다.

책은 읽어서 바쁜 것은 없고, 읽지 않아서 모르고 깨닫지 못하는 무지의 비통함만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출간해 주신 구텐베르크 출판사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서평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좋은 고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좋은 책을 알아보는 눈이다. 우리 삶의 한 단면을 보는 듯했다. 시대적 배경은 다를지언정 책 속의 호킨스 판사 가족이 걸어가는 삶의 여정 속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오늘날과 우리네 삶과 닮았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우리 주변의 누군가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인물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 또한 깨닫게 된다. 번영을 추구하는 개인의 처절한 몸부림은 결국은 허무로 점철될 헛껍데기를 쫓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호킨스 판사의 죽음 끝에 남긴 마지막 대사를 읽으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읽었다.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땅을 걱정하는 미련과 집착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류와 땅만 있으면 그것이 훗날 남은 가족을 지켜줄 것이라는 한 줄기 희망이었을까. 먼저 세상을 떠나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나는 그 땅이 없었다면 호킨스의 가족은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물음표를 던져본다.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재산이 되어줄 것이라는 헛된 기대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적어도 없었을 것이다. 이 땅이 호킨스 가족을 더 큰 욕망의 세계로 끌어당긴 매개체가 된 것이다. 로라 역시 이런 욕망의 또 다른 발현으로 남자와 결혼을 통해 성공을 꿈꾸게 되었다고 본다. 호킨스 가족을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잘못된 신념이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놓은 대표적인 예이다.

책 속에 나오는 셀러스 대령은 내가 보기엔 사기꾼이다. 그의 말에 혹해 부품 꿈을 안고 불나방처럼 그의 곁으로 몰려든다. 그는 입만 열면 과장된 언변을 늘어 놓는다. 호화롭고 잘나가는 듯 허풍을 떠는 셀러스 대령은 시대를 풍자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기와 투기가 난무하는 거품이 가득 낀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듯한 인물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들켜도 절대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 허풍을 떠는 모습을 보며 한없이 안쓰러웠다. 반면 호킨스 판사는 가난하고 냉혹한 환경에서도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입양하며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 주고 있다. 이 둘을 굳이 비교하자면 삶의 진정한 가치는 허풍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희생과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부와 성공을 좇는 사람의 삶은 겉으로 화려해 보일지라도 그 속의 텅 빈 ‘공허 그 자체’다. 이 실상을 알았을 때 워싱턴 호킨스의 내면을 휘감았을 허와 실에 대한 절망과 충격 그 혼란은 쉽게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허상과 현실 그 사이의 괴리감으로 진통했을 그의 심장은 밤새 멍이 들었으리라. 바쁘게 사느라 보지 못했던 우리의 썩어 있는 사회상을 보는 듯해 안타까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금빛 허상’을 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지금 내 삶이 비록 초라해 보일지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적어도 내 안의 본질은 멀쩡하기에 악취는 풍기지 않을테니까.

<도금시대> 란 책 속에는 인간의 감각과 자연이 맞닿은 듯한 문장이 나온다. 거짓으로 둘러싼 번영과 이글거리는 인간의 야망과 탐욕이 가득한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서정적인 문장들이 잠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투기와 욕망 그리고 사기가 판치는 세상에도 맑고 순수한 순간들도 반드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자연과 인간의 감각적 서술이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과 함께 그 순간의 의미를 더 깊이 다가오게 한다.

이 책 속의 인물들의 대화 속 시대상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와 성공을 꿈꾸며 삶의 터전을 떠나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한때 서울 도심권으로 많은 인구가 몰려들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사회적 동향에 따라 사람도 함께 움직인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온갖 기대와 환상이 난무한다. 금방이라도 대단한 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다.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에 취해 들떠 있다. 그곳에만 가면 반드시 다 될 것이라는 환상을 현실이라 착각한다. 뭔가에 홀린 듯 인물들이 하나같이 같은 곳을 향해 움직인다. 광기의 도금시대라 할 수 있겠다. 그 광기에 나도 홀려 빠져 들었다.

겉만 번드르르한 ‘도금된 삶’을 추구하기보다 ‘순도 높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호킨스 가족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해답을 어느 정도는 얻지 않을까 싶다. 비록 현실은 잔혹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보게 될 것이다.

장미꽃향기@bagseonju534 윤택한독서 @yoon._.books_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구텐베르크 출판사 @gutenberg.pub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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