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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까 - 노동의 의미와 역사에 대하여
라르스 스벤젠 지음, 안기순 옮김 / 마인드빌딩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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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동이 사라진 삶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노동이 없는 삶은 잠시 자유를 줄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료함과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저마다 노동의 개념은 다를 수 있지만, 우리에게 노동이 주는 가치는 생각보다 크다.
노동이 있기에 하루는 질서 있게 흘러간다. 적당히 시간을 즐기면서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노동은 나에게 간호사로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이러한 일들은 나를 어느 한 곳에 고립시키지 않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넓혀준다. 노동이 있기에 목표가 있고 또한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의 만족감이 있기에 진정한 휴식의 필요성을 알게 된다.
노동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고 오히려 지치지 않는 삶을 살게 한다.
어릴 적 긴긴 방학 기간이 되면 처음에는 신나게 놀다가도 이내 일상이 지루해지고 따분한 시기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할머니 나 오늘 뭐하지? 방학인데 오히려 심심해.”라고 말하면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노는 것도 디니라.” 학생에게 공부도 하나의 노동이었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일은 나 자신이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심어 주었던 것이다.
노동이 사라진 삶에서는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책임감을 갖게 된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그 불안함을 떨쳐버리고 싶어 무언가를 배우려 하고, 경험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는 일도 노동처럼 여겨지기 시작한다. 사람은 멈춰 있는 존재가 아니라 삶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 한 번쯤은 해봤으리라.
노동의 품격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노동 그 자체가 아니라 나의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노동에 있다는 말에 ‘아하!’의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글쓰는 간호사다. 간호사란 직업은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필요에 의한 노동이 되어 버린 듯했다. 매달 나오는 근무표 스케줄에 따라 주어진 업무를 처리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주어진 일을 다 끝내야 하고,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니 집중을 요한다. 때로는 지치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간호사로의 나’는 나의 선택이었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 일은 그저 생계유지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로서의 나는 글쓰기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누가 등 떠민 것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다. 창작의 즐거움을 생전 처음 느껴보았다. 작가로의 품위를 유지하며 남은 생을 살아가는 것을 꿈꾼다. 이러한 결론에 다다르니 노동의 품격은 내가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노동’을 경제 사회적으로만 다룬 것이 아니라 철학, 역사, 사회변화, 여가 등 내가 단편적으로 생각한 것보다 폭넓게 다루고 있었다. 이로써 나는 노동이 갖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노동이란 개념의 변천사를 살펴보며 인간과 노동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이론을 통해 노동을 철학적으로 접근해 다룬다는 점에서도 노동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이 세상에는 오직 두 가지 비극만이 있다. 하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비극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는 비극이다. 두 번째 비극이 훨씬 나쁜 비극이다!’ - 오스카 와일드의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저자는 인간과 노동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풀어낸 위의 글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이 글은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우리는 노동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하고 있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그에 따른 고통의 수반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노동을 도구로 이용해 갖고 싶은 것을 가지더라도 결국은 공허와 허무, 또 다른 갈망과 결핍을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노동과 인간 그리고 삶의 관계를 이 책을 통해 다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mindbuilding_books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