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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이야기 ㅣ 삼인의 소설 1
오정희 지음 / 삼인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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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작가의 <봄날의 이야기>는 다 읽고 난 후에도 마음의 파란이 쉽게 잠들지 않는다는 것에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소설이지만 책 속 곳곳에 숨어 있는 저자의 삶이 가볍게 치부될 수 없는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이 글은 저자 오정희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봄날의 이야기>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삶이란 그저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우리는 주어진 생을 끈질기게 이어간다. 결국은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삶도 그 끝은 죽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들고 버뎌내기 힘든 순간들이 많지만, 우리는 살아갈 수밖에 없고, 살아낼 수 밖에 없는 이 생의 삶이 감사하면서도 가끔은 무용하다 싶을 때가 있다. 오정희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이 모든 것이 삶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저자의 삶이 내게 너무나 무겁다. 뭐라할까...무겁다고 표현하기도 어려울만큼 저자의 글에는 세월이 녹슬지 않고 침잠해 있는 듯했다. 가볍게 느껴서는 안 될 만큼 묵직하고, 생의 연륜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삶의 균열을 마주하며, 그 균열로 인해 생겨난 틈을 스치지 않고 깊이 응시한 자만이 글로 남길 수 있는 익고 익은 글이었다. 문장 한 줄 한 줄에 녹아든 저자의 인생이 무겁고 그 무게이 눌리는 듯 했지만, 나는 끝까지 숨죽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보배>는 낯선 이국땅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 써내려 가는 일이라는 그 말이 나에게 더 깊이 와닿았다. 지금 내가 그 삶의 길목 어디쯤에 들어서 있기에 스쳐 지날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귀한 존재, 보배이기에 이름처럼 살아가지 못하는 것 같아도 우리 자신이 보배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 나 역시 삶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나는 여전히 그 누군가에게 귀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나무 심는 날>은 대필작가가 어머니가 섬망 속에서 내뱉은 말들의 회상을 통해 죽은 삼촌에 관한 이야기를 써 내려 간다. 작가의 고뇌와 성찰이 무엇보다 확연하게 드러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이 유난히 더 가슴에 와닿았다. 오정희 작가의 글은 죽은 사람도 살아나게 했고,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용서와 구원을 받을 기회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오정희 작가의 글을 읽으며 글쓰기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었다. 과거는 복원되고, 현재는 위로를 받는다.
장미꽃향기 @bagseonju534 독서여인 @vip77_707 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삼인 출판사 @samin_books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