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뽀가 무슨 뜻이야? 햇살그림책 (봄볕) 52
신영희 지음, 황진희 옮김 / 봄볕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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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가 무슨 뜻이야?

신영희(지은이), 황진희(옮긴이) 봄볕 2022



 토끼들이 있는 학교에 다람쥐 리승이 전학을 온다. 리승은 토끼들보다 몸도 작고 외모도 확연히 다르다. 우사토는 리승과 친구가 되고 싶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리승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사토는 용기를 내어 리승에게 말을 걸고,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게 된다. 리승은 우사토와 식사할 때 토끼풀을 뜯어다 주기도 하고, 아이의 풍선이 나뭇가지에 걸리자 풍선을 꺼내주기도 한다. 언어가 달라 표현을 못했을 뿐, 다정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였던 것이다. 리승과 우사토는 여전히 말은 안 통하지만 많은 것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마지막에 헤어지는 순간까지 리승이 하는 말인 “뽀뽀뽀”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둘 사이의 우정에 언어는 더 이상 큰 장벽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지만, 이 책을 보다 보면 소통이라는 것이 꼭 언어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위한 배려, 친절, 따뜻한 표정, 관심, 도움...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말보다 더 강력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가 어릴 때 외국에서 또래 아이를 만나 신나게 놀던 때가 떠올랐다. 서로의 언어를 전혀 몰랐지만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고 뛰어다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러다 서로 말을 이해하는 느낌이 들면 너무나 신나했던...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 속해 있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보다는 ‘다르다’ ‘이상하다’고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일 것 같다. 또한 다문화가정, 전학 온 친구, 장애인등 새로운 곳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이해, 배려가 사회를 보다 더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책 앞뒤 면지에 나온 리승과 우사토가 쓰는 말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만의 문자를 만들어서 편지를 써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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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스콜라 창작 그림책 37
윤여림 지음, 이진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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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윤여림(지은이), 이진화(그림), 위즈덤하우스 2022


 뜬구름이라고 하면 보통 ‘뜬구름 잡는다’는 말처럼, 이뤄질 수 없는 허상 같은 것이 떠오르는데, 이 책 표지의 제목인 뜬구름은 몽글몽글한 구름이 가득한 것이,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귀여운 상상일 것만 같다.


 책을 펼치면 밝고 다채로운 색깔과 다양한 그림, 알록달록 무늬가 책 한가득 나타난다. 글을 읽으며 뜬구름이 간 곳은 어디인지, 누가 등장하는지, 또다시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는지 쫓아가다 보면 이전에 본 적 없던 신비롭고 이색적인 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장면마다 나타나는 열쇠 구멍은 이 신비로운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문 너머로 또 다른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궁금증, 상상력, 가능성이 끝없이 일어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열쇠 구멍이 가득한 장면을 통해서 우리의 상상과 창조의 힘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상 삶이 그렇다. 어떤 사소한 일이나 만남을 계기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이나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상상 속으로 즐거이 빠져보도록 하는 동시에, 가보지 않은 길, 낯설고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문을 열어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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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땅과 바다의 이야기 첫역사그림책 16
윤선아 지음, 이경석 그림, 하일식 감수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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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땅과 바다의 이야기

윤선아 글, 이경석 그림, 천개의바람 2022


'땅과 바다'의 이야기라는 책의 제목처럼 책의 표지와 뒷면지에는 '바다'가, 책의 뒷표지와 앞면지에는 '땅'이 그려져 있어요. 임진왜란을 땅과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초등 저학년들도 옛이야기를 듣듯 쉽게 역사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진왜란의 시작과 진행되는 과정, 종결까지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산, 들, 바람의 표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요. 모든 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쓴 것뿐 아니라 이 땅의 산과 바다, 바람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 싸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쟁 후 폐허가 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시 일어서고, 땅도 다시 싹을 틔우며 이 땅을 보듬어주지요. 

피와 눈물로 나라를 지킨 선조들에 대한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역사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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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쫌! 인생그림책 17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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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쫌!>

하수정 (지은이) 길벗어린이 2022


 표지에 한가득 그려진 비둘기들이 외치는 소리 “같이 삽시다 쫌!”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의 구박덩어리, 천덕꾸러기가 된 비둘기들에게 한 할아버지가 안쓰러운 듯 먹이를 줍니다. 하지만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할아버지는 더이상 먹이를 줄 수 없어요. 할아버지의 마지막 먹이를 먹은 비둘기들은 사람으로 변신하지만, 비둘기일 때와 다름없이 도시 구석에 숨어 삽니다. 비둘기들이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요. 오히려 새로운 동물을 구박하고 혐오하는 사람들이 생기죠. 


 하수정 작가님은 이 책에서 무겁지만 회피할 수만은 없는, 지금 시대에 만연하고 있는 혐오에 대한 현상을 작가님 특유의 재치와 밝은 기운으로 풀어가고 있어요. 특히나 비둘기들이 사람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그 상황 자체도 놀랍고, 책의 물성을 이용해서 그림자까지 그림책의 한 장면으로 표현하는 기법에 감탄을 하게 돼요.


 누군가를 피하고, 싫어하고, 금지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삶이 누군가에게 유익을 끼치는 방향으로만 흘러갈 순 없겠죠. 때로는 불편을 끼치기도 하고 상대에게서 불편을 느끼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받기도 하고요. 저 또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어쩔 수 없이 불편을 끼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서로를 용납하고 이해하는 것이 마땅한데, 다수의 입장에서, 다수가 편해야 사회가 평화롭고 공정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회의 약자, 소수, 어떤 이유로든 사랑받지 못하는 누군가가 느낄 소외감과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은 같이 사는 것, 서로의 불편함을 감내하며 보듬어주는 것이 삶의 진짜 즐거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요. 예민한 마음을 누그러뜨려 주는 따스하고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아이들과도 꼭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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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1번지 경복궁 역사 여행 너머학교 역사교실 그림책 9
장지연 지음, 여미경 그림 / 너머학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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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 담긴 우리나라 역사를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야기해주시듯, 따뜻한 느낌으로 전해주는 책이에요. 

신라 진흥왕 시대부터 고려 시대, 조선 시대, 전쟁과 일제강점기를 지나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정감있는 그림과 함께 펼쳐집니다.


아픔과 좌절을 겪었지만, 긴 세월 동안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꿈을 가지고 살아온 국민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어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 역시 선과 진실을 추구하며 바로 설 것을 희망하지요. 기나긴 역사 안에 서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의미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역사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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