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첫날인데… 햇살그림책 (봄볕) 54
김진미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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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첫날인데...

김진미 그림책, 봄볕 2023


학교 첫날인데...” “어떡하지?” “잘 못 하면 어쩌지?” “너무 걱정돼...”


책 표지 아이의 표정과 제목을 보면 그 뒤에 나올 말들이 떠오른다. 표지를 보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저마다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


1학년 입학 후 처음 학교에 간 남자 아이는 낯선 동물 친구들 사이에서 걱정과 긴장으로 자기 소개도, 친구와의 인사도,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게다가 넘어져 다치기까지! 하지만 아이의 실수는 오히려 친구들의 도움을 얻고 자신도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어느새 낯설고 두렵던 개학 첫날의 긴장감은 풀어지고 집에 돌아갈 때는 한껏 밝아진 얼굴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다. 다음 날은 환하게 웃으며 학교로 들어갈 것 같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학교는 얼마나 크고 낯설고 두려운 곳일까, 처음 보는 아이들과 선생님, 처음 들어가본 장소, 처음 해보는 여러 활동들... 책을 통해 다시 한번 1학년 아이들이 접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가늠해본다. 그러고 보면 1학년은 참 용기 있는 아이들이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응하는 경험으로 어린이는 성장하고, 이후의 여러 환경 속의 낯섦과 좌절을 딛고 일어설 힘을 얻는 것 같다.


아이들의 긴장과 걱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학교 첫날인데...>. 입학을 앞둔 아이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는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가 되는 부모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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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썰매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이은영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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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썰매, 이은영 지음, 한울림어린이 2022



한울림 어린이 출판사에서 너무나 예쁜 겨울 책이 나왔네요.

표지에서 빨간 썰매를 타고 하늘을 슈웅 나는 귀여운 아이와 동물 친구들을 보니 함께 활짝 웃게 됩니다.


하얀 눈이 소복 내린 날, 한 아이가 썰매를 타요. 만나는 동물 친구들도 태워주고 높은 언덕에서 아래로 쌩쌩 신나게 내려가지요. 달리다 달리다 높이 높이 날아올라 하늘 위에서도 달려요. 아이와 친구들은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신이 나지요. 저녁이 되어서야 썰매 타기는 끝이 나지만 눈이 있으니 내일도 놀 거예요.


작년에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제일 좋아한 계절이 바로 겨울이었어요. 이유는 바로 눈이 오기 때문이래요! 겨울 내내 눈이 오는 것도 아닌데, 겨울 중에 몇 번 내리는 그 눈 때문에 겨울이 좋다니! 그만큼 눈 오는 날은 아이들에게 행복의 마법을 가져다주는 힘이 있나 봐요.


책 속의 아이도 눈 속에서 썰매를 탈 때는 넘어져도 웃음이 나고, 눈을 뒤집어썼는데도 춥지 않고, 썰매를 끌고 오르막길을 올라도 힘들지 않아요. 눈이 부리는 마법일까요? 힘든 것도 잊고, 함께 어우러지게 하고, 행복의 시간으로 폭 잠기게 하는 멋진 마법같은 시간이 눈과 빨간 썰매와 함께 펼쳐지네요.


이 책을 읽으며 어른들은 어린 시절로, 아이들은 눈 오는 날의 행복한 추억으로 돌아가게 할 것만 같아요. 이 책을 보니 겨울이 지나가는게 아쉬워져요. 겨울이 올 때마다 <빨간 썰매> 책이 떠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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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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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었다

허정윤 글, 조원희 그림, 한솔수북



<손을 내밀었다>. 책 표지의 엎드린 아이가 손을 내밀었을까, 아니면 누군가 이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후자이길 바라면서 책을 펼쳤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전쟁으로 여자아이는 엄마, 아빠, 오빠, 친구, 강아지, 염소까지...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잃고 혼자가 되었다. 포탄이 날아드는 긴박한 상황에서, 살기 위해 무작정 달린 소녀는 철조망 너머에서 손을 내미는 난민이 되었다. 소녀와 같이 죽음을 간신히 피한 사람들이, 넘을 수 없는 철조망 사이로 애타게 손을 내밀지만 이들을 막아서는 것은 무표정한 군인들의 총. 소녀는 낯선 어른들과 함께 배를 타고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한다. 배에 다닥다닥 몸을 실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떠는 이들의 이름은 ‘난민’이 아니라 ‘아일란,’ ‘로자,’ ‘하산, ’모하메드...’



이 책은 평범한 삶을 잃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절망 속 난민들의 현실을 절제된 언어와 굵고 선명한 선, 색으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쟁과 폭력, 억압으로 인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 사람들은 당연히 처음부터 난민이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들이 원래부터 난민이었던 것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이 그들의 숙명인 것처럼 어느새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아팠다.



이들의 떠도는 삶은 그저 이사를 다니듯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공포와 두려움, 외로움 속에서 죽음의 땅을 건너온 간절하고도 처절한 몸짓이다. 전쟁과 폭력,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난민이 되어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 그중에 어린이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손을 내밀고 잡는 것, 철조망이 뚫리는 것, 난민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삶을 사는 것...


삶의 희망의 끈을 간신히 잡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개인이나 사회의 손익을 따지기보다, 기꺼이 손을 내밀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손을내밀었다 #난민그림책 #난민어린이 # 인권그림책 #허정윤 #조원희 #손을내밀었다 #난민 #인권 #한솔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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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사막 책가방 속 그림책
고은지 지음 / 계수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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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사막

고은지 글그림, 계수나무


책의 표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인의 커다란 몸과 옆을 힐끔 쳐다보는 거인의 표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책을 펼쳐 면지를 보니 아하,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요. 사막의 동물들이 거인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나봐요.

조용한 사막에 사는 거인은 종종 마을에 놀러 가서 동물 친구들을 열심히 도와줍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모두 말려요.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기 일쑤니까요. 자신이 말썽을 일으킨다는 것을 모르는 거인은 요정을 만나 자기가 했던 행동을 알게 되어요. 요정에게 잡혀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주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거인은 누군가 자신을 찾아와주기를 기다려요. 

그동안 친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모른 채 자기 방식대로 다가간 거인과, 거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리를 둔 동물 친구들이 과연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사람들 간에 지켜야 하는 적당한 거리, 그리고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는 마음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관계 속에서 깨달아야 하는 중요한 것들이에요. 내가 바라는 것과 상대가 바라는 것이 늘 같을 순 없다는 것도, 겉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하다 보면 내면의 참 모습을 바라보기 힘들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됩니다.


고은지 작가님이 첫장에 쓰신 글이 마음에 와닿네요.

"우리는 누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거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면 내 앞의 거인과도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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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와 흰 고래 밝은미래 그림책 56
마누엘 마르솔 지음,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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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와 흰 고래

마누엘 마르솔 글그림, 김정하 옮김, 밝은미래, 2022

 

<에이해브와 흰 고래>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모티프로 한 그림책이다. 흰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은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 딕을 찾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하지만 어디를 다녀도 흰 고래는 찾을 수가 없다. 길을 잃고 오랜 세월을 보낸 에이헤브는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다. 그가 남긴 마지막 한 마디, “바다는 신비야.”

 

작가 마누엘 마르솔은 기존의 소설 <모비 딕>에 흥미로운 상상과 유머를 더해 <모비 딕>을 새롭게 창조해 냈다. <모비 딕>의 원문을 읽으면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으며 볼 수 있겠지만, 원문을 읽지 않아도 선장 에이해브의 모험에 흥미롭게 빠져든다. 장면마다 작가가 그려낸 섬세한 그림과 재치 있는 표현이 돋보이고, 아름다운 색채와 질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크고 굵직한 페인팅에서부터 오밀조밀 아주 세밀하게 그려진 작은 만화 같은 그림까지, 볼거리가 정말 풍성하다. 가령 고래 배 속에 새겨진 신바드, 제페토, 요나스 등의 흔적은 정말 기발하고 재밌다. 무엇보다 가장 유쾌한 것은 에이해브가 그토록 찾는 모비 딕이 장면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삶에서 크고 중요한 것을 간절히 찾고 있지만, 사실 그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함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지금 쫓고 있는 나의 흰 고래는 뭘까, 내가 추구하는 삶은 어떤 걸까,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책 속의 숨은 흰 고래를 찾으며, 나에게도 미처 알아보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잠시 머물러 생각하게 된다. 삶을 돌아볼 성찰을 주는 아름답고도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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