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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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었다

허정윤 글, 조원희 그림, 한솔수북



<손을 내밀었다>. 책 표지의 엎드린 아이가 손을 내밀었을까, 아니면 누군가 이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후자이길 바라면서 책을 펼쳤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전쟁으로 여자아이는 엄마, 아빠, 오빠, 친구, 강아지, 염소까지...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잃고 혼자가 되었다. 포탄이 날아드는 긴박한 상황에서, 살기 위해 무작정 달린 소녀는 철조망 너머에서 손을 내미는 난민이 되었다. 소녀와 같이 죽음을 간신히 피한 사람들이, 넘을 수 없는 철조망 사이로 애타게 손을 내밀지만 이들을 막아서는 것은 무표정한 군인들의 총. 소녀는 낯선 어른들과 함께 배를 타고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한다. 배에 다닥다닥 몸을 실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떠는 이들의 이름은 ‘난민’이 아니라 ‘아일란,’ ‘로자,’ ‘하산, ’모하메드...’



이 책은 평범한 삶을 잃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절망 속 난민들의 현실을 절제된 언어와 굵고 선명한 선, 색으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전쟁과 폭력, 억압으로 인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 사람들은 당연히 처음부터 난민이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마치 그들이 원래부터 난민이었던 것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이 그들의 숙명인 것처럼 어느새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아팠다.



이들의 떠도는 삶은 그저 이사를 다니듯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공포와 두려움, 외로움 속에서 죽음의 땅을 건너온 간절하고도 처절한 몸짓이다. 전쟁과 폭력,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난민이 되어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 그중에 어린이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손을 내밀고 잡는 것, 철조망이 뚫리는 것, 난민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삶을 사는 것...


삶의 희망의 끈을 간신히 잡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개인이나 사회의 손익을 따지기보다, 기꺼이 손을 내밀어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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