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에게 말했지.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아름다움은 오직 강렬한 것, 생생한 힘이어야 한다고.
삶이란 게, 결코 견디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는 건 죄악이라고.
그러니까, 너에게 아름다운 건 붐비는 거리였지.
햇빛이 끓어넘치는 트램 정류장이었지.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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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판이 : (창문을 열고 숨을 들이쉬며, 혼잣말로) 더워 죽겠어. 답답해서 미치겠어. 여기선 정말 더 이상 살 수가 없어.
오늘은 화산 분화구라도 돼서 활활 불을 뿜어내어 모든 걸 깨끗이 불살라 버리고 싶어. 다시 얼음 구덩이에 빠져서 얼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일생 한번 뜨겁게 불살라 봤으면 좋겠어. 내 과거는 끝났어. 희망도 죽어 버렸고, 흥, 난 이제 뭐든지 각오가 돼 있어.
와 봐, 날 미워하는 사람, 와 보라고. 날 실망시킨 사람, 내 질투심에 불을 지르는 사람고 모구 오라고. 너희를 기다리고 있으니.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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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igma Variations (Paperback)
Andre Aciman / Picador USA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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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known love only once in my life, and it was you.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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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 내가 속으로 말했다.
문이, 옥스퍼드에서 추구하고 찾아냈던 담장의 낮은 문이닫혔다. 이제는 열어 봐도 마법의 정원은 발견하지 못하리라.
나는 해저의 햇빛이 들지 않는 산호 궁전들과 너울거리는해초 숲에서의 오랜 포로 생활을 마감하고 해수면으로, 평범한 한낮의 햇살과 신선한 바다 공기로 올라왔다.
나는 등지고 떠났다. 무엇을? 청춘을? 청년기를? 로맨
스를? 이것들의 마술 도구, ‘젊은 마술사 세트‘를 제자리에 놓인흑단 마술 지팡이 옆으로 현혹하는 당구공들, 두 겹으로 접히는 페니 동전, 잡아당겨 속이 빈 양초로 둔갑시킬 수 있는 깃털 꽃송이들이 담긴 그 조촐한 상자를
˝나는 환상을 등지고 떠났다.˝ 내가 속으로 말했다. ˝이제부터는 삼차원의 세계에서 살아가리라, 내 오감에 의지해.˝
그 이래로 나는 그런 세계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 차가 방향을 틀어 저택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에는 그런 세계가 찾을 필요도 없이 저 길 끝에 다다르면 온통 주변에펼쳐져 있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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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우스는 아버지에게 쓴 아마데우의 편지와 ‘타인은 너의 법정이다‘라는 문구를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그게 아마데우를 아주 불안정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신뢰와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너무도 강했어요. 이런 불안감을 감추어야 하는 것, 그리고 용기나 대담함처럼 보이는것들은 그저 앞을 향한 도주에 불과하다고 말했지요. 그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독선적인 사형집행인처럼 되었어요.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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