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아주머니가 마침 막 부쳐낸 김치전이 한가득 담긴 그릇을 들고 테이블마다 하나씩 나눠 주고 있었는데, "주문이 밀려 시간이 좀 걸리니까 먹으면서 기다려요"라며 내 앞에도 한 장 놔주셨다.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가 끝나자마자 젓가락으로 한점 찢어 입에 넣었고 입안에 살짝 기름진 새콤함이 가득 퍼지는데… 크흐, 갑자기 저절로 팔이 번쩍 들렸다. "사장님, 여기지평막걸리도 한 병 주세요!"
여기저기 둘 내지 셋씩 앉아 있는 틈바구니에서 혼자 막걸리에 김치전을 아마도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먹고 있었을 나와 눈이 마주친 아주머니가 씩 웃었다. 그러더니 김치전 한장을 더 집어 내 그릇에 올려주었다.
"한 장만 먹으면 막걸리 남잖아요. 한 병엔 두 장이지."
난 그만 아주머니에게 반할 뻔했다. 김치전을 한 장 더 주신 것도 주신 거지만, 이렇게 한 쌍으로 묶이는 두 가지 음식의 소진 속도와 적절한 양적 균형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사람은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새 한 김 식은 김지전은 적당히 따뜻했고 당연히 맛있었고 아주머니 말대로 막걸리 한 병과 똑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