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도, 공간에도, 인간관계에도 틈을 만들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생각 없이 살다 보면 물건은 계속 늘어나니 의식해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 없는 물건은 손에 넣지 않는다. 집에 들이지 않는다. 인생에 덧붙이지 않는다. 이런 의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죽을 때 남길 물건은 주방에 냄비 하나, 여행 가방 한 개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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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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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나는 너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싶었어. 네가 그 인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줄 알았지. 그리고 덧붙였어요. 너를 사랑한다. 정말 너를 사랑한다.
머리가 짧은 여자가 웃었습니다. 그런 말들이 너무 달콤해서, 그런 것들에 자꾸 의지하며 덧없는 시간을 보내온 것 같아.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하며 단 한 순간의 편안함도 없이. 그런데 이제는 그런 시간을 영원히 갖게 된 거야. 영원히 이렇게 지내야 한다는거지, 무엇보다.
"삶이란, 누군가에게 선물 받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야."
그들은 더이상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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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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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했다.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허투루 쓴적이 없다.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긋지긋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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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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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녀는 찬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무언가를 갖고 싶었던 건 아닐까. 다른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는 것들. 노래를 부르는 사람, 쓰는 사람, 그러니까 오직 뭔가를 만드는 사람만이 바꿔낼 수 있는 새로운 의미, 그런 화이트 호스를.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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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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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지 모르겠다. 대체 김미진이 뭐길래? 뭐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길래? 수많은 인간 연예인 작가 딸 누나 연인 아내 여자 오물자, 그것들 중 하나에 불과한 그녀가 대체 무엇이길래?
글쎄, 굳이 대답을 해보자면, 가십은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은 가십에 불과한 법이니까. 알면 됐고, 모르면 또 됐고, 뭐 그런 거 아니겠나.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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