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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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바깥 스트릿 생활은 생각보다 험하고 다사다난하고 위험하다. 그리고 쉽게 정을 주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마음을 쏟다간 마음아픈 일들이 많다. 없어지기도 하고 사고가 나기도 하고 밥을 챙겨주던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또 마음 쓰이고.. 생명을 돌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눈에 밟히는 고양이들을 무시하지 못해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따라 읽다보면 작가님이 어떤 마음과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있었다. 따뜻하고 애정어린 마음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정도 들고 그 아이들의 세계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야기들은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다. 영상이든 글이든 우리 주변의 가여운 생명들을 위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듣고 하다보면 나도 조금이나마 더 힘을 보태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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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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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1990년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6남매 중 4형제 이켄나, 보자, 오벰베와 막내 벤저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형제가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품 아래 평온하게 지내오다 아버지가 먼 곳으로 발령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맏형인 이켄나와 형제들이 벌이는 몇 가지 좌충우돌 사건들로 가족 간의 관계는 점점 균열이 생긴다. 갈등의 시작점에서는 으레 그 나이대 사춘기 마음이 그렇듯 이켄나가 자기 속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부모님, 유치하고 어리게 느껴지는 동생들과 거리를 두고 반항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 사건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소설은 큰 틀에서는 시간 순으로 전개되지만 그 사이사이에 서술자 벤의 기억으로 과거의 이야기가 설명되는 액자식 구성이다.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설명되는 건 순수한 시선에 비해 끔찍한 사건이 더 대비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인상깊었던 건 소설 전반적으로 동물에 대한 비유가 많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문화가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인간 삶을 야생에 빗대어 사건과 인물 설명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다. 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정말 내가 그 장면을 벤이 되어 보고있는 듯 자세했다. 

- 아래는 스포 있어요! -

미친 사람으로 취급되면서도 마을에서 예언가로 생각되는 아불루가 이켄나는 어부-낚시를 하며 놀던 형제들이 자신들을 어부라 칭했었다-에 의해 죽게 된다는 예언을 하게 되고, 이 말을 들은 이켄나는 두려운 감정에 휩쓸려 형제들(특히 보자)과 멀어지게 된다. 결국 아이들은 예언대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겪게 된다. 아이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마음들과 어긋나는 갈등,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형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낸다. (긴 페이지동안 인물들이 망가져가는 걸 보는 건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삶은 계속된다.

마음에 붓으로 진한 무늬를 긋는 책이다.

* 서포터즈로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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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파버 을유세계문학전집 113
막스 프리슈 지음, 정미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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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학으로 설명 가능한 세상 모든 것에 신기할 것이 없고, 항상 철저하고 꼼꼼해 기분에 따라 계획을 변경한 적이 없는 주인공 발터 파버는 비행 도중 갑자기 겪게 된 불시착에도 수학적 확률로 생각해 개연성 없어보이는 일을 경험 가능한 사실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러다 관심 없고 귀찮게 느껴지던 옆 자리 승객이 알고보니 친구의 동생이었고, 다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심을 해놓고선 돌아가지 않는 등 평소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결정들을 하게 된다. 왜 그랬는지는 자기도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된 주인공의 우연한 선택과 우연한 사건들은 이야기가 전개되며 거듭 생기게 된다. 운명을 믿지 않던 파버에게 오히려 운명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결과가 다가온다.

시니컬하고 모든 방면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주인공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는 자기가 고집하던 계획적이고 이성적이고 기술적인 관점과는 모순되는 경험들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에 묘사된 주인공의 성격과 정반대인 나로서는 주인공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자기변명을 늘어놓는 대목에서는 어이없었고, 일기처럼 서술되는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표현되는 그의 행동들은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겉과 속이 같으면 어디 덧나나 그는 사회성도 한참 부족한 사람이었다.

현대의 내 관점에서 캐릭터를 바라봐서 그런 것도 없잖아 있겠지만 감안하더라도.. 할많하않! 스포 없이 바로 책 읽은 나로서는 중후반부 내용은 다소 충격이었다. 비판의 경종을 울리고자 했던 작가의 메시지를 세게 느낄 수 있던 것. 오만하고 이기적인 도구적 인간은 운명과 자연 앞에 굴복하게 될 수밖에 없다.

( 아래는 조금의 스포를 포함 ! )

주인공이 왜 한나랑 결혼을 못했는지도 명백하다. 임신했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말하는데 거기다 "확실해?" "병원 가봤어?" 그리고 일자리 얘기만 늘어놓는 남자라니. "결혼할래, 안할래?"는 최악의 프로포즈가 아닌가? 게다가 사랑해서 생긴 아이에게 우리 아이가 아니라 '네 아이'라고 말하는 남자를 떠난 건 한나가 현명했다. 그리고 나중에도.. 한나는 아주 대인배이자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다.

인상깊었던 게 주인공이 자기가 ‘보는’ 것만 믿고 의존했는데 자기가 찍었던 영상을 다시 보면서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자기 시선조차 자기 생각과 다르단 걸 깨닫는 장면이다. 마지막 비행에서도 소설 첫 부분과는 달리 자연을 보면서 느끼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참 대비가 되었다.

잘 안읽힐 줄 알았는데 영화처럼 분위기와 장면을 떠올리며 읽으니 생각보다 몰입해서 잘 읽었던 소설. 책 물성도 마음에 들어서 을유세계문학전집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어졌다.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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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숙고하는 삶 - 절반쯤 왔어도 인생이 어려운 당신에게
제임스 홀리스 지음, 노상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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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가끔 멈춰서게 하는 문장들이 있다. 그 문장을 보고, 의미를 읽고, 그 안에 담긴 글자로 표현되지 않은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느끼다보면, 이 책이 어떻게 자신을 숙고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마음이 일렁이던 날 책을 읽다가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또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한참을 그러다 지쳐 다시 읽지 못했다. 후로도 몇 번을 그랬다. 내가 나를 생각하는 건데도 언제고 쉬웠던 적이 없다. 책을 받고 길지 않은 기간에 리뷰를 남기려했는데 아직도 다 읽지를 못했다. 책이 어려운 이유뿐만 아니라, 내가 어려운 까닭이다. 지난 동안 나는 나를 찾아 헤멨었고 조금은 깨달았다고 생각했는데 혼란스러운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삶이라고 거창한 의미같은 건 없는 거 아는데. "그런데도" 이후에 붙는 말들이 쉽게 꺼내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서평이란 이름으로 쓰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눈길이 더 머문 문장 몇 개를 기록해둔다.

"인생이란 뭔가를 계속 얻는 일이기도 하지만 또한 뭔가를 계속 잃는 일이기도 하다."

"조용한 절망의 순간에는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 영혼은 우리가 내버려두지 않는 한 침해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유별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기 위해, 어쩌면 이상해지기 위해, 존재의 거대한 모자이크에 자기의 투박한 작은 조각을 덧붙이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더 큰 삶 속으로 발을 들이기 거부하는 또 다른 형태는 갑갑한 과거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권위를 무릅쓰는 것, 이 무서운 곳에 발을 들이는 것, 우리 각자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뭔가가 받쳐주리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는 것이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한다."

"나는 항상 내가 뭔가를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게임을 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보니 사실 이길 게 아무것도 없었거나, 결국 내가 이겼던 것은 실제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투사가 고통스럽게 해체된 후에야 그토록 큰 과제를 그토록 연약한 곳에 놓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우리의 여행을 선사하는 것은 또한 우리에게 우리의 고향, 우리의 풍요, 우리의 의미도 선사한다."

* 마인드빌딩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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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역전의 경제학 - 경제학 하수에서 고수로 유쾌한 뒤집기 한판, 개정판
오영수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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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알고싶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입문서.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상 문제들 안에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책이다. 
1편에서는 경제학 기초 개념과 원리를, 2편에는 시장에 관한 주제, 3편에는 우리 사회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 이야기 했다. 책 이름에도 나온것처럼 30일 동안 읽을 수 있게 소주제가 30가지로 나뉘어있는데 하루에 하나씩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읽을 수 있다.
개념을 설명할 때는 예시를 잘 들어서 설명해줘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경제학 책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챕터3에 최근의 이슈에 관한 내용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풀어내 설명한 것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제학, 자녀에 대한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의 이야기, 범죄에 대한 비용, 외모의 경제학 등의 소주제들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바쁜 나날이지만 경제를 기초부터 알고 싶은 사람에게 가볍게 30일 챌린지로 시작하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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