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탈리아, 미술과 걷다 - 어슬렁어슬렁 누비고 다닌 미술 여행기
류동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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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책을 얼마나 오랜만에 읽게 되는지! 예전에 한 동안 예술에 꽂혀 여러 책들을 찾아 읽고는 했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에 치여 아주 오랜만에 미술 책을 접하게 됐다. 어려운 책은 아니고, 여행 에세이처럼 작가의 경험과 더불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여행을 해 본 게 도대체 언제인지 기억에서 흐릿해지고 있을 때쯤이라, 나름의 대리만족을 하려 책을 집어 읽는데 기대가 됐다. 그치만 책 안에 담겨진 멋진 사진들을 보면 대리만족보단 진짜 여행 가고 싶어지는 욕구가 더 커지게 된다는 게 함정이다.. 우린 언제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흑. 

 각설하고, 책을 설명해보자면, 작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탐방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해주고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이야기해주며 갔던 장소들을 사진과 글로 보여준다. 도시별로 목차가 나뉘어 있어 오늘은 베네치아, 내일은 피렌체 이렇게 한 번 읽을 때 한 도시를 정해서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431 페이지 정도로 두꺼운 책인데, 생각보다 사진이 많아 읽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사실 이 도시들에 가본 적은 없어서 뭐든 다 새롭게 느껴졌다. 내 기억에는 어디서 보고 들은 조각들이 아주 작게 있는데, 이렇게 이 책을 읽어서 또 한 조각의 보고 들은 게 추가 됐다. 언젠간 직접 가서 그 조각들을 내 경험으로 덮어 선명한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아무리 전해지는 걸 보고 듣더라도 직접 한 번 경험하는 게 더 좋으니까. 다만 그 전까지는, 책으로 대리만족 하는걸로.  

* 교유당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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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 원서 전면개정판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레이먼드 웍스 지음, 박석훈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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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는 정치, 역사, 철학 등 여러 분야의 어려워보이는 주제들에 다가가는 데 도움을 주는 입문서이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 법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정의나 권리, 도덕의 문제와 법의 연관성을 말한다. 법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법철학의 근본 문제들을 생생하고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 집필했다고 하니, 쉽게 풀어내려 애썼다는 저자의 머리말처럼 어렵지 않게 나름의 입문서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책이다.


법이란 무엇인가? 법의 사회적 맥락을 알지 못해도 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 정의에 반하는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가? 법은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있는가? 법과 도덕을 분석으로 완전히 분리해낼 수 있는가?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정의는 법을 통해 확보될 수 있는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많으나 이런 물음을 던지고 숙고하는 과정에서 법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될 수 있고, 그 결과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보장될지도 모른다. (p.246-247)


 저자가 말하듯, 이만하면 법철학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실 우리 사회에 크게 논의되는 많은 이슈에 관해서도, 법 제정이나 개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지만 시행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게 되기도 한다. 무력감이 학습되는 게 가장 무서운 일인데. 그래도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고민을 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무거운 짐을 이끄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 보태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 서포터즈로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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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드로잉 굿즈 만들기 - 프로크리에이트 기본부터 제작까지
김진하 지음 / 영진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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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앱, 툴 설명부터 브러쉬, 색상, 효과까지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후반부에는 그림으로 굿즈를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는데, 나름 재미를 느끼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림으로 실물 굿즈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입문용으로 도움을 받을만한 팁들이 많다.

그림에 소질이 없다 생각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단순한 낙서마저도 잘 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 책을 받고선 패드로 그림을 그려볼까 흥미를 다시 끄집어내게 됐다. 근데 그러려면 미니 패드 말고 큰 패드에 애플펜슬부터 있어야겠는걸? 다 그렇지 않나요, 원래 운동도 시작하기 전에 운동복부터 사야하고, 그림도 그리기 전에 도구부터 사야하는 것. 초보일수록 장비가 중요한..?ㅋㅋ

여튼, 따라 그릴 수 있는 팁이 많은 책으로서 손그림에 메말랐던(?) 나에게 그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으니 이 책은 그것으로 제 역할을 했다. 언젠간 내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 서포터즈 자격으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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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담은 집 - 서현 작은 집의 건축학개론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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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 짧은 문장들로 술술 읽히고, 작가 특유의 어투가 글에 묻어나는 듯한 책이다. 나름 그의 에피소드를 디테일하게 따라가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나름 건축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었더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만약 그랬다면 더 풍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듯하여. 하지만 그렇다고 꼭 지식이 있어야만 읽을 수 있는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그런 지식들보다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였으니까. 진행 과정에 사진들이 함께 들어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작가의 생각들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도 많아 좋았다. 예를 들면 '추'라고 발음하는 게 어쩜 그리 계절과 잘 맞는지, "마르고 바삭한 느낌이 입술 앞으로 부서져 나부끼는 발음"이라고 하는 것. 참 좋은 표현이었다.

 

또 "상상력만으로 이루고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많지 않다. 실천의 세계는 이보다 훨씬 혹독한 검증을 요구한다." 라는 문장이 와닿았는데, 이런 집을 짓고 싶다고 가져온 풍경화라거나, 벽을 두께 없이 그냥 선으로만 그려놓은 도면으로는 절대 건축을 할 수 없다는 것. 이 또한 건축뿐만 아니라, 무언가 상상하는 것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생각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건, 그게 글이든 그림이든 건축이든 무엇이든 전체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써야 하는 일인 거다.

 

사실 건축은 내게 생소한 분야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에도 큰 관심을 쏟아 꾸며본 적이 없다보니, 건축은 더더욱 내가 접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집에 대한 건축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잊을만할 때 또 읽고 싶은 책이다. 책을 마무리하며,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집을 원하는지 세세하게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아, 그리고 오느른 이라는 mbc PD님이 저기 김제 시골에서 폐가를 사다가 집을 뜯어고치고 사는 힐링(?) 브이로그를 구독중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보면서 나도 내 저렇게 내 집을 갖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버킷리스트에 하나 또 추가인 것일까?

 

오느른 채널도, 이 책도 집을 짓는 과정과 함께 들어있는 집주인의 스토리는 그 건물과 집에 대한 생명력을 부여해준다. 또 그 집을 건축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진다. 어떤 집을 어떤 니즈에 따라 만들었다-가 끝이 아니라, 이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어떤 집을 원하고, 완성된 집에서 잘 지내는 소식까지도 함께 담겨있다. 이 책을 덮으며, 다른 건축 책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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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음 / 싱긋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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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44년이나 호텔에서 일한 권문현 지배인님이 그의 인생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다.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 분이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책으로는 내가 쉽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는 직업군들의 이야기를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말로 들을 수 있으니, 참 매력적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호텔리어와 도어맨이라는 직업에 대해 에피소드들을 들으며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또 44년이라는 기간, 오래 일하신만큼 옛날 이야기도 함께 있어서 지금과 비교해 호텔과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비단 호텔리어만이 아니더라도, 고객을 대하는 한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결국엔 한 사람으로서, 순간순간마다 정성스레 담은 진심은 빛나기 마련이라는 것! 책 중에서, 오래 일한 그만의 내공이나 서비스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공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을리 없다. 40년 넘게 일해도 서비스는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 아니겠느냐, 고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제일 중요하다. 고객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지 않겠는가. 밀레니얼인지 시니어인지를 떠나서 말이다." 뭐든 꾸준히 본질을 지켜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임을 다시 한 번 짚게 된다.

유퀴즈 같은 TV 프로그램도 그렇고, 이런 책도 그렇고 얼핏 평범해보이는 각자의 삶이 조망받는 이유는 그 각자가 모두 다른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빛나는 사람은, 이처럼 나름의 자기 철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덮으며 지금 나는 어떤 빛을 내고 있는지, 또 미래엔 어떤 빛을 표현해갈지 떠올려본다.


* 서포터즈 자격으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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