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우주강의 - 괴짜 물리학자에게 듣는
다다 쇼 지음, 조민정 옮김, 정완상 감수 / 그린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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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물리학자에게 듣는 유쾌한 우주강의>는

입자물리학자인 저자가 우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서술하는 형식을 띄고있는데

구어체 위주의 서술과 가벼운 농담, 화려하지 않지만 편하고 쉬운 삽화들과 함께

독자에게 현대물리와 우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개념을 나누고 정리함에 있어서 몹시도 치밀하고 전문적이어서

현대물리에 대해 처음 접하거나 생소한 독자는 유쾌한(?)서술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저널리스트 아오노 유리가 앞서 출간한 <코스모스 시크릿>도 그렇거니와

다다 쇼의 <유쾌한 우주강의>는 낙서수준의 편한 삽화와 구어체의 편한 서술이 왠지 닮아있는 구석들이 있다.

다다 쇼의 책에는 CERN이나 입자가속기 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진과 이해를 돕기위한 삽화를 적극 더했고

서술과 함께 진행되어지는 개념들에 대해 꼼꼼하고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다.

상대성이론이나, 고전역학, 양자역학, 우주와 블랙홀 등에 익숙한 독자들은

책 안에서 소개되고 있는 사진과 더불어 수식들의 소개와 그 해설을 보는 것이 큰 재미로 작용할 수 있다.


<단편적인 지식들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관련된 도서들이나 다큐멘터리, 팟캐스트등 과학과 관련된 자료들에 대한 접근이 어느때 보다도 풍부한 시대이다.

천체물리나 과학 전반에 대해 익숙한 독자들도 많이 있을 텐데

이런 지식들은 곧잘 단편적이거나 새로운 실험과 발견들로 인해 잘못이해된채로 넘어갈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하겠다.

또한 과학을 대중에게 편하게 소개하기 위한 자료들은

역사적인 사건, 대표적인 인물, 실험과 발견의 역사들을 따라 서술되어 있고 수식을 통한 이해 부분이 전무하니,

자연과 우주를 좀 더 전문적으로 이해하는데 흥미를 느끼고 자료를 찾는 독자와 대중에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다 쇼의 책 <유쾌한 우주강의>는

수식을 통해서 우리가 속해있고 살아가는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기에 앞서

그동안 단편적인 지식들을 점검하고 통합하며, 이후에 좀 더 전문적인 정수에 접근하기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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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제프리 베네트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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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블룸캠프의 영화 디스트릭트9 에서는

주인공 비커스를 남겨두고 자기별로 떠나는 크리스토퍼가 3년 만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알기 전이라면 적당히 열린 결말로만 끝났겠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광속으로 여행하는 크리스토퍼의 시간을 말하는 거라면

지구에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거라는 사실을 알아버리게 되었다.


'북극에서 더 북쪽으로 이동할 수가 있나?'

'북반구를 중심으로 위아래를 규정해버리면 남반구에 살고있는 호주사람들은 지구밖으로 떨어져버릴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해 머리속실험을 통해 보다 더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되어진 책, <상대성이론이란 무엇인가>는

대중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재를 저술하는 과학자답게 은근하고 적당한 서술의 맛이 있고

광속, 중력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의 지식을 점검해보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운동은 상대적이고 시공간은 자연에 맞지않다. 상대성이론이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의 시작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자연에 맞추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되며

광속이야말로 자연과 가까운 변수인 동시에, 광속에 맞춰 시공간이 변화된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블랙홀의 정체, 시간여행, 쌍둥이역설 등에 대해 잘못이해하고 있었던 부분을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경계해야하는가

'증명해봐라, 증명하지 못한다면 넌 틀렸다'라는 억지스러움이 유사과학의 형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깔려있다.

우주의 팽창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던 아인슈타인을 보면

자신들의 존재와 지식이 가장 옳고 진리이며, 이 사회와 세계를 지키고 있다는 오만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인 동시에 끝없이 반성해야할 필요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익숙한 지식을 새롭게 재구성해야할 시기>


원자의 운동과 구성을 분석하기 위한 입자가속기 실험를 통해

상대성이론에 등장하는 시간지연과 질량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두 개념을 관통하는 지점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우리는 광속에 비해 한없이 느리고 작은 존재인 동시에,

우리 스스로를 비롯해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에 대해서는 거대하고 커다란 존재이다.

상대성이론을 통해, 우리의 사고를 우주를 향해 재조정했다면

우리보다 작은 존재인 원자의 움직임을 규명하려는 양자역학의 등장은 어쩌면 필연인듯하다.


1회의 정독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어려워하거나 당황할 필요는 없다.

책은 다시 한 번 읽으면 그만이다.

오히려 자신이 만들어놓은 상식과, 사고체계가 완벽할 것이라는 오만속에 살아가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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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32가지 물리 이야기
레오나르도 콜레티 지음, 윤병언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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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는 왜 어려운가>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구사한다.

언어가 다르면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소통의 단절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물리가 어려운 이유는 물리와 관계된 언어들이, 대중이 사용하는 언어들과 현저한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소개하는 물리학자의 강연을 듣는다고 가정해보자.

한 문장안에 물리학과 관련된 단어가 세 개 이상 들어간다면, 대중은 단어들이 뜻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다음문장을 듣게 되고, 그 다음 문장, 또 그 다음 문장을 듣게되고 물리와 대중의 단절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저자 레오나르도 콜레티는 물리의 쉬운 이해를 위해 명화를 감상하는 커플을 등장시켰다.

명화감상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배경지식을 쌓고, 명화를 보며 물리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남자는

어찌보면 물리에 대해 대중의 이해를 돕고자하는 저자 본인이라 하겠다.


명화와 물리개념을 심도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책의 분량도 그에 맞춰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데이트 중에 광속과 중력에 대해 설명하고, 전자 궤도의 불확정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로맨틱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까

32가지의 명화와 물리개념을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량이 다소 짧은 점이 아쉽다 하겠으나

애초에 데이트를 망치고 싶지 않은 저자의 의도 또한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미립자형이든, 파도형이든...'

빛이 입자냐, 파동이냐를 밝히기 위한 노력과 연구는 과학을 놀라운 속도로 발전시켜놓았다.

빠른속도만큼 생긴변화는 언어의 변화인데 이제 더 이상 현대물리의 언어를 대중이 힘든지경까지 이르렀다.

비단 과학뿐이겠는가

지금의 세계는 물리와 대중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대중이 속해있는 사회의 모든 영역안에서

해당영역안에서만 구사될만한 언어의 사용과 함께 언어의 의미를 파악하기에도 벅찰 정도의 빠른 전개로 인해

단절이 증가되고 있는 양상이다.

세대간의, 계층간의, 물리 혹은 미술 영역과 대중 사이의 단절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


<멋진 데이트를 위하여>

명화감상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위해서 명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은 파올로.

물리학자인 저자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물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명화를 통한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의 노력에 화답이 필요하듯, 이제 독자도 멋진 데이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은 공부라는 방법만이 아닐 것이다.

미술작품을 보고 개인적인 기억들과의 만남을 통해 감동을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물리법칙을 통해 세상의 보편적인 진리를 찾는 과정에서

세계와 우주의 비밀, 나 라는 존재의 근원을 알아가는 감동을 찾을 수 있다.


처음부터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본다면

명화도, 물리도, 대중도, 세계도 새로운 감동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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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미술관 - 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
박현정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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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산문집<혼자 가는 미술관>은

미술작품과, 감상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만나는 신비로운 지점, 미술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한 통찰로까지 그 사고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조근조근하고 소박하게 서술한다.

이런 통찰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일까

닭모양의 토기를 보고, 유년시절 주워왔던 병아리와 그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리는 일들이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일일까


미술작품을 가까이 할 여유도 없거니와, 예술사조와 시대적 배경을 살피는 분석적 감상이 바른 감상인듯 익숙하게 교육받은 개인에게,

작품을 통한 작가와의 만남, 과거의 특별한 기억과의 만남은 쉽지 않다.

꿈에 개가 나왔다는 이유로 '그 꿈은 돈이 안돼'라고 이야기하는데 익숙한 개인은

꿈(미술작품)을 여러가지 측면으로 이해하기도, 개인이 가진 다양한 경험들을 연결지어서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더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기도 한없이 어렵기만 하다.


<혼자 가는 미술관>에서는

진정한 예술감상을 위해서, 예술작품을 대면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감상을 위해서,

예술작품 앞에서 철저히 혼자가 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혼자가 되었을 때, 개인은 저마다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 속에서 진정한 감상으로 몰입이 가능하다.

그렇게 이루어낸 진정한 몰입은 사회로 확장이 가능해진다.

윤석남이 이야기 하는 '진정한 모성이란, 자기자식만을 아끼는 이기심이 아니라 사회로 확장된 형태'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러한 확장 속에서 개인은 비로소

과거의 역사도, 재수생이라는 신분의 특성도, 가정을 돌보느라 자신의 욕구에 이기적이지 못했던 어머니도,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로 확장되어 새로운 감동으로 통찰하게 될 것이다.


책 제목으로서의 <혼자 가는 미술관>은

책속에, 혼자 미술관에 가는 행위가 갖는 철학적 의미가 들어있으니 주의하여 찾아내야할 것만 같고

진정한 감상을 위해서 미술관을 '혼자 가야만 한다'는 미묘한 압박감이 있다하겠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미술작품의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서 작품앞에서 혼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으로서 미술관을 혼자서 가는 것도 방법이겠다는 논리이겠으나

왠지 저자가 의도한 '진정한 감상'에 대한 접근을, 방법론적으로만 묘사한듯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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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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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시>란,

자연이나 인생에 대해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고 한다.

세상에 아름다운 시가 한 두 편 뿐일리도 없고, 그 중에 함축적이고 운율을 살린 시도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류시화는 왜 일본의 <하이쿠>를 통해 시를 이야기 하려 했을까


하이쿠.

5-7-5의 17음 형식으로 이루어진 일본의 짧은 시를 말한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안에는

바쇼, 잇사 등 일본의 유명한 하이쿠 시인들의 시로 가득 담겨있다.

한 편씩 읽을 때마다 그들이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이 시간을 거슬러 현대로 와, 류시화의 해설과 함께 어우러진다.


<시인은 시를 통해 무엇을 말하는가>

하이쿠 안에는 계절, 시간의 흐름, 인생, 죽음, 여행, 슬픔, 즐거움, 인연 등 시인들이 느낀 온갖 감정들이 잔뜩 뭍어있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시가 존재하겠는가마는

유독 하이쿠에서 인생의 즐거움과 아쉬움, 슬픔 등 감정들이 강하게 배어나오는 이유는

그 짧은 형식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류시화는 해설을 통해 짧은 시를 짓는 세계적인 유행과 함께, 국내에서 <하이쿠>의 생소함도 전달하고 있다.

세계의 시인들이 말하는 하이쿠의 인용과 그에 대한 애정을 보면, 일본의 것을 배척하는 인식이

교육, 언론계 등에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도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누구와 말하는가>

하이쿠 안에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 만나고 헤어지는 기쁨과 아쉬움의 내용들이 들어있다.

시인을 하이쿠를 쓴다.

독자는 하이쿠를 읽는다.

시인과 독자 사이에는 수세기의 시간이 있지만 둘은 서로 만나고 서로의 감정이 전달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독자는 시를 읽으며 깨달음과 기쁨을 느끼겠지만, 자신의 시를 읽을 독자를 생각하는 하이쿠를 지었던 시인도 분명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그 깨달음과 기쁨의 크기는 독자만 크게 느낀다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시간과 상관없이 시인과 독자, 각자가 느낄 감정의 크기를 짐작해 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류시화가 하이쿠를 선택한 것은

국내의 독자들에게 <하이쿠>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독자들에게 형성된 친분이 작용하여 소중한 <하이쿠>를 '들려주고 싶어서'였을까

<하이쿠>처럼 짧은 시를 읽고 짓는 문화가 널리 퍼지기를 원해서 였을까


실용서적 위주의 효율적인 독서만을 해오는 필자가 그 의도를 파악하기는 쉽지않다.

어쩌면 의도를 파악하려는 생각자체가, 머리가 굳어있다는 반증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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