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미술관 - 기억이 머무는 열두 개의 집
박현정 지음 / 한권의책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미술산문집<혼자 가는 미술관>은

미술작품과, 감상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만나는 신비로운 지점, 미술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한 통찰로까지 그 사고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조근조근하고 소박하게 서술한다.

이런 통찰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일까

닭모양의 토기를 보고, 유년시절 주워왔던 병아리와 그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리는 일들이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일일까


미술작품을 가까이 할 여유도 없거니와, 예술사조와 시대적 배경을 살피는 분석적 감상이 바른 감상인듯 익숙하게 교육받은 개인에게,

작품을 통한 작가와의 만남, 과거의 특별한 기억과의 만남은 쉽지 않다.

꿈에 개가 나왔다는 이유로 '그 꿈은 돈이 안돼'라고 이야기하는데 익숙한 개인은

꿈(미술작품)을 여러가지 측면으로 이해하기도, 개인이 가진 다양한 경험들을 연결지어서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더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기도 한없이 어렵기만 하다.


<혼자 가는 미술관>에서는

진정한 예술감상을 위해서, 예술작품을 대면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감상을 위해서,

예술작품 앞에서 철저히 혼자가 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혼자가 되었을 때, 개인은 저마다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 속에서 진정한 감상으로 몰입이 가능하다.

그렇게 이루어낸 진정한 몰입은 사회로 확장이 가능해진다.

윤석남이 이야기 하는 '진정한 모성이란, 자기자식만을 아끼는 이기심이 아니라 사회로 확장된 형태'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러한 확장 속에서 개인은 비로소

과거의 역사도, 재수생이라는 신분의 특성도, 가정을 돌보느라 자신의 욕구에 이기적이지 못했던 어머니도,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로 확장되어 새로운 감동으로 통찰하게 될 것이다.


책 제목으로서의 <혼자 가는 미술관>은

책속에, 혼자 미술관에 가는 행위가 갖는 철학적 의미가 들어있으니 주의하여 찾아내야할 것만 같고

진정한 감상을 위해서 미술관을 '혼자 가야만 한다'는 미묘한 압박감이 있다하겠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미술작품의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서 작품앞에서 혼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으로서 미술관을 혼자서 가는 것도 방법이겠다는 논리이겠으나

왠지 저자가 의도한 '진정한 감상'에 대한 접근을, 방법론적으로만 묘사한듯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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