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농반X의 삶 -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다
시오미 나오키 지음, 노경아 옮김 / 더숲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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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가 반농반X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야베 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소비를 위한 상업이 발달하게 되고, 주거를 위한 부동산업이 발달하게 될텐데 다른 문제들은 생기지는 않을까.

문화, 공연, 예술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지역들이 생겨나고
지역들의 인기가 계속해서 높아지자 유입되는 인구들이 늘어나면서, 이 인구들을 타겟으로 하는 소비상권이 발달하게 되고
늘어나는 소비상권과 주거를 위한 부동산 가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던 원래부터 거주하던 주민들은 해당지역의 높은 물가와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지역 바깥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현상이 생겨난다.

저자 시오미 나오키는 자신이 반농반X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교토 아야베의 모습을 소소하게 그려나간다.
교토 아야베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버려져 있는 주택.
미처 알지 못했지만 지역민들이 이미 가지고 있었던 전통과 기술들.
자급자족을 통한 가족, 관계, 생명에 대한 묵상.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기술을 전해주면서 생명을 회복해가는 노년의 삶..

저자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반농반X는
인생의 두가지 초점으로서 하나는 농업을 통한 자급자족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을 찾아내어 세상을 이롭게 변화시킬 능력의 발견과 활용에 대한 사명의식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여기에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도서출판 더숲은 그동안 비슷한 맥락으로, 소비와 환경에 대한 책을 여러권 출간했었다.
무분별한 소비를 잠시 멈추고 장기적인 계획과 함께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보거나
다른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도움을 주기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한다면
우리사회에서 드러나는 계층과 세대간의 갈등, 널리 세상을 평안하게 해야할 종교의 부패, 성적과 출신을 비관하거나 행복한 삶을 수저의 색깔과 연관짓는 극단적인 사회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서에서 발견될만한 모호한 설명의 '성공적인 삶'에 대한 언급이나
'사는 동안 극락왕생을 누린다' 는 등의 우리문화와는 다소 어색한 표현들도 있지만
자신만의 X를 찾기 위해 고민해보도록 도와줄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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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의 배후 -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전대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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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아무도 자신의 뇌를 본 사람은 없다.
<나>라고 하는 존재를 정의 내릴 때 그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뇌를 제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내릴 수 있을까 만약 아니라면 반대로
두뇌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내리는 것은 가능할까. 만약 그렇다면 애초에 나라고 하는 존재는 나의 두뇌, 그 자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데이비드 루이스의 책, <충동의 배후>는 신경학, 심리학적 관점의 발칙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반복되거나, 크게 의미없(다고 판단되어 지)는 행동들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경우 들이 많다.
집을 나오기 전 항상 체크해오던 일들을 습관처럼 수행하고 기억하지 못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정해진 자리에 놓고 사용하기를 반복하지만 매번 사용할 때마다 의식하지도 않는다. 통근이나 이동을 위해 자주다니는 길을 운전할 때도 세세한 사항을 매번 기억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귀가한 후에도 어떻게 집까지 돌아올 수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인지도 모른다.

<충동의 배후>는 위험을 감지해내는 신비한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단순한 책이 아니다.
사람은 모두 자신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내린 모든 행동은, 자기자신의 사고에 기인한 선택과 결과로 인식하지만
만약 자신이 믿고 있는 바와 실제가 다르다면 그 동안 믿고 살아온 세계는 어떻게 될까.

<신경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자유의지의 정체>
역자 전대호가 번역하는 책을 따라읽는 것은, 책을 읽는 새로운 재미이다.
그가 번역했던 최근의 책은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로 무의식적 통찰의 순간들에 대한 서술이 돋보이는 윌리엄 어빈의 책이다.
전대호는 그간 물리와 수학과 관련된 여러 다양한 책들을 번역해왔으며, 물리학을 전공하고 여러편의 시집도 저술했다.
스티븐 호킹의 책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역시 국내에서 그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런 그는 어떻게 의식과 무의식, 두뇌와 자유의지에 까지 번역을 하게 되었을까.

고전역학을 지나, 아인슈타인을 지나, 양자역학에 이르면 물질을 이르는 최소단위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전자의 이중슬릿실험에 이르게 된다.
형태가 분명한 입자인데 파동의 결과가 나타나고, 파동인데 관찰을 하면 입자적 특성을 나타내는 기묘한 내용이다.
또한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고양이가 죽거나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있는 동시에 살아있다하고 확률로서 서술된다고 하니
일찍부터 문제푸는 법, 시험 잘보는 법, 대학 잘가는 법, 돈 많이 버는 법을 익히고
과거의 확인된 방법들을 익혀 행동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애초부터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이제까지 믿어왔던 것이 실제와 다르다면 우리가 믿어왔던 세계는 어떻게 될까, 우리의 믿음은 어떻게 될까.
정말 자유의지는 존재할까, 내가 내리는 나의 모든 결정이 나의 사고에 기인한 결과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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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황현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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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오면서
여러 다양한 유형의 별과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다.
'어른들은 이상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침내 지구에 오게 된 어린왕자는 여우로부터
길들여지고 자신만의 의미있는 관계에 대해 배우게 되고, 다시 저자를 만나 저자의 삶에 의미를 더해준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어린왕자와 여우 이외에는 그 내용도 희미하고, 결말도 기억해내기가 힘들다.

책의 판형은 왜, 휴대하기 불편하도록 이런 애매한 크기를 갖게 되었을까.
책의 색깔은 왜, 주위를 한 번쯤 의식하도록 밝고 반짝이는 노란색을 갖게 되었을까...

처음 어린왕자가 별을 떠나온 이유가
외로움에 기인한 친구찾기였는지, 이미 친구였던 꽃과의 관계에 말썽이 생겨서 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는 여행을 떠났고, 수많은 어른들을 만났고, 관계맺고 친구를 사귀고 서로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과정에 대해 알게 된다.

<어른이 된 독자에게 '길들여진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자본주의적 삶에 익숙해진 어른들에게 '서로에게 길들여지다'라는 말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
누가 누구에게 길들여지는 것인지,
더 길들여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손해는 아닌지 생각해야할 여지가 남는다.

어린왕자에게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떤의미였을까.
저자인 생텍쥐페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저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에 돌아가기까지, 그는 어른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을까.
아니면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어른이 된 독자들에게 <어린왕자>는 어쩌면 예전에 알던 어린왕자보다 더 많은 질문을 던져줄지도 모른다.
이제 어린왕자도, 생텍쥐페리도 없지만 역자인 황현산은
<엄숙하게> 말할 줄 아는 어린이들을 위해 해설을 덧붙여놓았으니,
독자들은 이 해설을 통해 어른이 되기 보다는 어린이로 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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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 마션 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
자일스 스패로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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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에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을까'는 아직도 인류가 풀지못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이런 의문은 소수(prime number)를 기반으로하는 전파신호를 근거로 외계의 지적생명체를 찾아보기도 하고 우주선과 위성을 이용해 끊임없이 관찰하기도 한다.

이런 의문과 노력은 인간 자신에 대한 탐구와 세계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변화와 함께한다.
코페르니쿠스와 지동설을 벗어나지 못했던 역사는 인간이 갖는 세계관과 사고방식의 한계에 대해 말해준다.

천문학과 교양과학 관련 집필을 해온 자일스 스패로의 책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가까이 있지만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생명의 흔적이 있을지도 모를 별 화성에 대해 그간 밝혀진 과학 관찰의 지식을 정리해놓았다.

화성과 관련된 사람들의 인식과 역사속의 유래에서부터
그 형태와 특징, 물과 생명의 흔적과 그 흔적을 찾기위한 연구역사가 망라되어 있는 책은
지구와 비슷한 형태로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별 화성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우주전쟁>과 <바숨연대기>를 탄생시키는 등 끊임없이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해온 화성은 영화와 미디어를 통해 최근까지도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봐도 인류가 화성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그리 많지 못함을 반증한다 하겠다.

우주를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들이 그러하듯 우주에 대해서도 인류는 알지못하는 사실들이 아직 많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도 알지 못하고, 우주의 나이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서 새롭게 정립되어 지고 있다.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자유의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단순히 신비해하고 말아버릴 우주/화성이 아닌것이다.
이렇게 알지못하는 것들을 연구하고, 지구 밖으로 사고를 확장시키면서
인간은 과거의 사고방식을 발전시켜 보다 높은 단계의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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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
윌리엄 B.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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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의 순간에 대해, 또는 무의식이 의식에게 지혜를 전해주는 방식에 대해 전개될 것 같았던 책은
종교와 도덕을 통해,
신의 계시와 그에 따른 신의 존재, 두뇌의 진화와 대뇌와 변연계, 대중들이 믿는 바에 대해 의심하게 만드는 계몽가라는 존재가 사회안에서 겪게 될 반응들과 역할 등 다소 어려운 철학적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듯하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면 처음 책을 접하는 독자에게 제공되어진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욕망의 발견>, <직언>, <알게 모르게 모욕감> 등 철학과 관련된 다소 생소한 제목의 저자인 윌리엄 어빈은
출간된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을 통해

통찰(insight)이란 무엇인가
통찰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지능과 성실을 겸비한 사람들이 좌절의 시간을 견뎌야만 통찰을 얻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와 같은 물음에 대해, 작가의 말마따나 사변적인 대답을 내놓은 책이다.
저자는 저마다 다른 통찰의 순간과 그 유형을
종교, 도덕, 과학, 수학, 예술로 구분하여 서술해나가고 있는데
저자 자신은 자신의 저서를 낮추어 사변적이라고 하고 있으나 그가 저술을 위해 찾아낸 각 챕터별 역사적 사례들과
대중과학서적에서 익숙한 사고실험의 형태처럼 저자의 논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책의 흐름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되는 바가 있다 하겠다.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스티븐호킹의 시간의 역사)>외에도 주로 스티븐 호킹과 과학분야의 책을 다수 번역한 역자의 이름도 책을 한층 더 무겁되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다섯가지 챕터를 통해 각 유형별로 통찰의 특징들을 정리해놓았지만
깊게 음미할수록 그 내용은 무궁무진하고 유익하다.
진화에 대해, 인간의 뇌에 대해, 반골 성향의 지식인이자 개혁가로서 사회안에서 감당해야할 역할들에 대해, 대중들이 믿는 믿음의 정체에 대해,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호기심에 대해서, 그 밖에도 통찰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들에 대해 천천히 곱씹을수록 매력넘치는 문장들이 가득들어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무의식을 의식과 반대되는 개념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면, 의식을 돕고 통찰에 이르게 만드는 <돕는 존재>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 없어지고 배움을 겁내는 세상 속에서 패러다임을 만나고, 그렇게 만난 패러다임에 노예가 되지 않도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어른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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