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의 배후 -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전대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뇌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아무도 자신의 뇌를 본 사람은 없다.
<나>라고 하는 존재를 정의 내릴 때 그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뇌를 제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내릴 수 있을까 만약 아니라면 반대로
두뇌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내리는 것은 가능할까. 만약 그렇다면 애초에 나라고 하는 존재는 나의 두뇌, 그 자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데이비드 루이스의 책, <충동의 배후>는 신경학, 심리학적 관점의 발칙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반복되거나, 크게 의미없(다고 판단되어 지)는 행동들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경우 들이 많다.
집을 나오기 전 항상 체크해오던 일들을 습관처럼 수행하고 기억하지 못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정해진 자리에 놓고 사용하기를 반복하지만 매번 사용할 때마다 의식하지도 않는다. 통근이나 이동을 위해 자주다니는 길을 운전할 때도 세세한 사항을 매번 기억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귀가한 후에도 어떻게 집까지 돌아올 수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인지도 모른다.

<충동의 배후>는 위험을 감지해내는 신비한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단순한 책이 아니다.
사람은 모두 자신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내린 모든 행동은, 자기자신의 사고에 기인한 선택과 결과로 인식하지만
만약 자신이 믿고 있는 바와 실제가 다르다면 그 동안 믿고 살아온 세계는 어떻게 될까.

<신경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자유의지의 정체>
역자 전대호가 번역하는 책을 따라읽는 것은, 책을 읽는 새로운 재미이다.
그가 번역했던 최근의 책은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로 무의식적 통찰의 순간들에 대한 서술이 돋보이는 윌리엄 어빈의 책이다.
전대호는 그간 물리와 수학과 관련된 여러 다양한 책들을 번역해왔으며, 물리학을 전공하고 여러편의 시집도 저술했다.
스티븐 호킹의 책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역시 국내에서 그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런 그는 어떻게 의식과 무의식, 두뇌와 자유의지에 까지 번역을 하게 되었을까.

고전역학을 지나, 아인슈타인을 지나, 양자역학에 이르면 물질을 이르는 최소단위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전자의 이중슬릿실험에 이르게 된다.
형태가 분명한 입자인데 파동의 결과가 나타나고, 파동인데 관찰을 하면 입자적 특성을 나타내는 기묘한 내용이다.
또한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고양이가 죽거나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있는 동시에 살아있다하고 확률로서 서술된다고 하니
일찍부터 문제푸는 법, 시험 잘보는 법, 대학 잘가는 법, 돈 많이 버는 법을 익히고
과거의 확인된 방법들을 익혀 행동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애초부터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이제까지 믿어왔던 것이 실제와 다르다면 우리가 믿어왔던 세계는 어떻게 될까, 우리의 믿음은 어떻게 될까.
정말 자유의지는 존재할까, 내가 내리는 나의 모든 결정이 나의 사고에 기인한 결과물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