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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의 계절 ㅣ 햇살고운책
이혜솔 지음, 정선지 그림 / 도담소리 / 2026년 7월
평점 :
<도담소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작성한 글 입니다.>

사계절의 흐름 속 주인공 은희의 마음과 성장을 담은 동화시집.
이혜솔 시인의 연작 동화시집 <은희의 계절>
52편의 동화시 속 은희의 일상, 감정을 통해서
똑같진 않지만 어린시절 비슷한 추억이 떠올라서
몽글몽글 기분 좋은 시간이었어요.
겨울에서 봄, 여름을 지나 가을로 이어지는 계절의 변화가
너무 아름답고 그속에 담긴 이야기는 다정하고 따뜻했어요.
하나의 주제, 독립된 장면마다 개별 제목이 있는
각각의 시를 순서대로 읽어나가면 하나의 동화가 완성되더라고요.
인상에 남은 몇 편을 소개할게요~🎶🎵

5-할머니 손에 녹은 손.
은희는 두 손을 호호 불며
집으로 돌아왔어요.
할머니는 조용히 다가와
은희의 빨간 손을
따순 손으로 꼭 감쌌어요.
"은희야, 손시려웠지?"
할머니 목소리는
숯불 든 화로처럼 따뜻했어요.
은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얼음 같던 손이 녹기 시작했어요.
그날 밤
할머니 손 냄새가
머리카락 끝에 남아 있었어요.

35-봉숭아 꽃물.
울 밑에 피어 있는 붉은 봉숭아
할머니는
꽃잎을 따서 콩닥콩닥 콩콩
봉숭아 꽃물을
은희 손톱에 올리며 말했어요.
"내일이면
은희 손톱에 꽃 소망이 찍히지.
어떤 소망이면 좋겠어?"
할머니의 물음에 은희는
"할머니 같은 햇살 마음!"
은희 손톱에는
햇살 같은 색이 물들고 있었어요.

37-할머니 무릎 위 여름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이었어요.
여름밤은 조용히 찾아오고
귓가에는 풀벌레 소리가
찌르르 지지지
챠르르 지지지
할머니 무릎 베고 듣는 소리
음악회 같았어요.
달빛이 마루 끝에 내려앉을 때
할머니의 이불 같은 손은
은희 등에 내려앉았어요.
여름밤, 할머니 무릎 위는
가장 포근한 자리.
어릴 때 외갓집에서 보낸 여름방학, 겨울방학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등장하는 시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겨울 맨발로 마당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오면
할머니께서 이불을 폭 덮어주셨던 기억도 있고
봉숭아물은 말해뭐해요.
할머니 무릎 위에 누워 여름밤 풀벌레 소리도 듣고
모기가 옆에 오지 못하게 모기향을 피우고 부채질을 계속 해주셨던...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순수한 마음과 감성이 가득 담긴 동시.
자연, 사계절을 바탕으로 한
가족의 사랑, 순수한 동심이 가득했어요.
일러스트가 너무 다정하고 따뜻해서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