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 스쿨의 기초 패턴 수업 - 초보자도 차근차근 쉽게 배우는 옷 패턴 설계 가이드
테레자 길레츠카 지음, 박민정 옮김 / 유엑스리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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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중학교 가정시간에 블라우스를 만들어 본 이후로는 앞치마를 제외하고는 옷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옷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지만, 나 같은 초보자가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국의 패션 학교와 프랑스 파리의 직업 고등학교에서 패션 교육을 진행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어, 설명이 매우 쉽고 상세하다. 초보자부터 실무자까지 옷 패턴 설계의 기초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패턴 설계의 원리를 하나하나 짚어주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특히 치수 재는 법부터 상의, 소매, 스커트, 바지까지 각 부위별 원형 패턴 제작 과정이 논리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 다양한 체형에 맞춘 치수 측정법과 응용 방법, 주의사항 및 실수 방지 팁까지 꼼꼼하게 담겨 있다. 풍부한 이미지와 단계별 설명 덕분에 실무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초보자에게는 든든한 입문서가 되고 실무자에게는 기본기를 점검하고 체계화할 수 있는 실용서로 손색이 없다.



 

#프랑스패션스쿨의기초패턴수업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옷을 모두 정리했지만, 얇은 데님 소재의 옷은 치마라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아껴두었다. 그런데 막상 재단을 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제는 이 책을 참고해 하나씩 따라하다 보면 나만의 옷 만들기도 가능할 것 같다.



 

책 끝에는 패턴 제도에 사용되는 도구 목록과 고르는 팁까지 정리되어 있어, 평소 옷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필요한 도구들을 준비해 직접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테레자 길레츠카

옮긴이: 박민정

출판사: 유엑스 리뷰 @uxreview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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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아티스트웨이 2
김응교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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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지금어디에있니 #무라카미하루키 #김응교 #책읽는고양이 #도서협찬



 

이 책의 저자 김응교 평론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40년 넘게 읽고 분석해왔다. 그는 하루키의 초기 소설들을 중심으로 역사적 트라우마와 무의식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조명한다. 책 제목에 담긴 어디에 있니노르웨이의 숲에서 미도리가 던진 질문을 인용한 것으로, 하루키 문학의 핵심인 존재의 상실과 회복을 향한 여정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책을 읽다 보니 얼마 전 읽은 기억의 유령W.G. 제발트가 떠올랐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제발트는 모두 아버지 세대의 전쟁 경험을 깊이 성찰하며, 그들이 남긴 침묵과 죄책감, 역사적 상처를 문학적으로 탐색해왔다. 하루키는 고양이를 버리다에서 아버지가 중국 전선에 복무했지만, 전쟁에 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밝히고(p.45), 제발트 역시 이민자들아우스터리츠에서 독일 전후 세대가 겪은 침묵과 기억의 단절, 그리고 역사적 트라우마를 핵심 주제로 다룬다.

 

또한 하루키의 작품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세계관이 자주 인용되거나 변주되어 나타난다. 두 작가는 한 가지 주제를 단정짓기보다, 독자에게 애매하고 복합적인 사유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하루키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양을 쫓는 모험등에서 불확실한 현실, 권력의 부조리, 정체성의 혼란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카프카적인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해변의 카프카의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는 프란츠 카프가와 비슷한 면이 많다. 다무라 카프카는 아버지로부터 떠나는 인물인데, 아버지를 떠나고자 하는 욕망은 바로 프란츠 카프카의 욕망이었다.<p53>

 

하루키의 작품세계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쥐 인간이다. 그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3년의 핀볼, 그리고 양을 쫓는 모험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3부작을 통해 쥐 인간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놓고, 존재의 불안과 고립감을 탐색한다. 쥐 인간은 주인공의 내면과 마주하며 어둠 속에서 말을 건네는 존재로, 사회적 질서에서 벗어나 있는 단독자의 상징이자, 기억 속에 떠다니는 잊혀진 세계의 잔해를 대표한다.

 

밤에는 자기 일을 하는 의 생리는 바를 경영할 때 영수증 정리를 마친 심야에 글을 쓰던 하루키를 상상하게 한다. ‘는 어딘가 균형을 상실한 존재로서 부서진 자아, 금이 간 존재다. 고향을 떠나 다른 도시로 탈출하는 마지막 선택도 영락없는 하루키 자신이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는 하루키의 무의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p133>

 

#무라카미하루키지금어디에있니

 책을 읽으며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분석해낸 비평가의 시선은 그의 소설들을 전혀 다른 층위에서 조명하게 한다. 사실 이 비평서를 읽지 않았다면 하루키 문학은 나에게 너무 난해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특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같은 작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거 같다.

 

피츠제럴드가 자신을 최고의 작가들의 기법을 훔친 문학적 도둑이라 칭했듯(피츠제럴드, 글쓰기의분투), 하루키 역시 만만치 않다. 그의 작품 곳곳에서 카프카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를 비롯한 다양한 작가들의 흔적이 엿보인다

 

하루키는 이질적인 작가들의 기법을 능숙하게 해체하고 재조합함으로써, 독자들을 익숙하면서도 낯선 세계로 이끈다. 그의 문학은 상징성이 깊고 다층적인 의미를 품고 있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독자라면 이 비평서를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김응교

출판사:책읽는고양이 @reading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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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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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서양 #니샤맥스위니 #이재훈옮김 #열린책들 #도서협찬



이 책의 저자 니샤 맥 스위니는 영국 출신의 고고학자이자 역사학자로, 현재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고전고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는 『만들어진 서양』을 통해 서양 문명에 내재한 역사적 오류를 비판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서양의 기원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문화적으로 순수하고 온전한 선형적 계보’라는 환상을 걷어내고자 한다.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반부에서는 ‘서양’이라는 개념의 역사적 기원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1~2장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인이 오늘날의 배타적 서양 정체성과 거리가 있었음을 밝히고, 3~5장에서는 이슬람·중유럽·비잔티움이 고전 유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재해석했는지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6~7장에서는 기독교 세계와 유럽 대륙의 분열 속에서 서양 문명의 계보가 일관성 없이 다양하게 그려졌음을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서양 문명이 이념적 도구로 어떻게 활용되었고, 오늘날의 거대 서사로 발전한 과정을 추적한다. 8~10장에서는 16~17세기의 종교·과학·제국주의·정치 개념이 서양 문명의 형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11~12장에서는 서양 제국주의의 강화와 인종적 지배 체계 확산 과정을, 마지막 13~14장에서는 현실 세계의 변화 속에서 서양 문명의 정체성과 기원 신화를 재고해야 함을 강조한다.


『만들어진 서양』을 읽으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가장 흥미로웠던 장은 제9장 「서양과 제국주의: 앙골라의 은징가」 이야기였다. 은징가는 17세기 앙골라의 군주이자 뛰어난 전략가로, 포르투갈 제국의 침략에 맞서 자주성과 문화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인물이다. 그녀는 외교적 수완과 정치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제국주의의 구조적 폭력에 당당히 맞섰고, 유럽 중심의 서양 문명 서사에 균열을 내는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된다.



“자유롭게 태어난 자는 자신의 자유를 지켜야지 다른 사람에게 굴종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포르투갈이 노예를 공물로 바치라는 요구를 은징가가 완강히 거부하며 내세운 신념의 표현이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은징가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겠다는 제안을 통해 포르투갈과 협정을 맺으며 노예를 바치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1617년, 부친이 전사하자 남자 형제인 음반데는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잠재적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제거했고, 은징가의 아들마저 죽였다. 여성 형제들에게는 약초를 달인 뜨거운 기름을 배에 붓게 해, 출산 능력을 박탈하는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그러함에도 은징가는 음반데가 도움을 청했을 때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포르투갈과의 협상 자리에서 그녀의 등장은 당당함과 카리스마가 절정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화려하게 치장한 그녀는, 자신을 위해 깔아놓은 우단 마룻바닥을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뒤, 수행 여성에게 무릎 꿇고 엎드리게 해 인간 의자에 앉음으로써, 포르투갈 대표를 올려다보는 대신 동등한 눈높이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만들어진서양

위에서 살펴보았듯, 은징가는 아프리카 역사 속의 중요한 여성 인물로 언급되며 근대 앙골라의 국모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서양의 시각에서는 그녀를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아프리카인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 《서울의 봄》 속 대사가 떠올랐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입니까!”. 

역사의 승패와 그에 따른 평가가 얼마나 권력 중심적인가를 날카롭게 드러낸 이 말처럼, 『만들어진 서양』은 역사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권력과 해석에 의해 구성된 서사임을 강조한다. 서양이라는 개념은 시대적·정치적 필요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이며, 저자가 말하듯 선택적으로 취사된 허구의 이야기라는 주장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니샤 맥 스위니

옮긴이: 이재훈

출판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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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캔버스
김영호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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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캔버스 #김영호 #군자출판사 #서울대강의 #의료인문학 #도서협찬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영호 교수가 집필했으며, 수록된 작품들은 잘 알려진 명작뿐만 아니라 저자의 취향과 교육적 목적에 따라 선정되었다.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비평한다. 2부에서는 여러 작품을 비교·대조하며 감상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함께 되새겨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익숙한 작품과 작가들도 등장하지만, 처음 접하는 작품들도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고, 특히 예술작품 속에서 의학적 소견을 읽어내는 이러한 접근은 지금까지 예술작품을 감상해왔던 관점과는 달라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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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반니 란프란코의 <복스가 찬 아이를 치료하는 성 루크>



 

란프란코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의 화가로 이 작품은 성 루크가 병든 아이를 치료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1625년경에 완성되어 현재 로마의 바르베리니 궁전에 소장되어 있다.

 

그림 속 아이의 복부 팽만과 피부에 나타난 청색증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엄마의 표정과 왼손 검지로 아이를 가리키는 모습에서는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왜 눈물이 나지...)

 

이 그림에서 의학적으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아이의 복강 내에 복수가 축적된 상태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간경변, 심부전, 결핵성 복막염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아이의 피부색은 성 루크와 보호자와 확연히 다른데, 이는 심장이나 간 질환으로 인한 청색증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란프란코는 이 작품에서 색조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과 진찰 순간의 신성함을 돋보이게 했다. 이는 바로크 화가들이 즐겨 사용한 기법이다. 이 그림은 종교적 기적과 의술, 그리고 신앙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색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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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피터 브뤼겔의 <네덜란드의 속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을 하나 꼽자면, 당시 네덜란드에서 널리 사용되던 여러 속담과 격언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브뤼겔의 네덜란드의 속담이다. 풍자화인 이 작품에는 30여 개의 속담이 등장하며, 인간의 어리석음과 부조리, 탐욕 등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욕망과 어리석음 등 대중심리와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숫자 로 표시된 곳에 용변을 보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는 인간의 비천한 본성, 혹은 수치스러운 행동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헛된 노력을 하거나 아무 소용없는 일을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 제일 많이 웃었다. (사실 손가락으로 확대 하다가 스마트폰이 아님을 깨달음 ^^)

 

16세기 플랑드르 지역 최고의 풍속화가였던 브뤼겔은 이 작품에서 세상은 서로 속고 속이는 삶의 반복이라는 걸 의미했다고 한다. 작품의 구도가 너무나 산만하여 베를린 국립미술관 내 이 작품 앞 벤치에는 각 부분의 장면을 간단히 설명하는 스케치와 설명서가 있다고 한다.

 

19세기 말 세균의 발견 및 예방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병원체 감염에 의한 희생이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손을 씻는 행위가 일반화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헝가리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가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고,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전 세계 의료현장에서 손 씻기가 감염예방의 기본수칙으로 확립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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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캔버스

예술, 의학을 가르치다라는 부제가 이 책에 참 잘 어울린다. 감상 포인트가 워낙 많아 한 번의 서평으로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그림을 감상하며 작품 속 인물의 표정과 자세, 질병의 징후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은 예술과 의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함께 비추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예술을 통해 치유와 공감을 배우고자 하는 독자에게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김영호

출판사: 군자출판사 @koonja_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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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가 사랑한 철학자들 - 예술은 어떻게 과학과 철학의 힘이 되는가
김종성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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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걸작 <아테네 학당>을 통해 고대 철학과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어떻게 시각적으로 융합되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별 10개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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