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들
문경보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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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담장을뛰어넘는아이들 #문경보 #마음의숲 #도서협찬




반딧불이는 환한 태양 앞에 바로 나가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아픔이 많은 존재일지도 몰라. 그럴 때 우리들은 서로에게 밀양이 되어 조금씩, 조금씩,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 친구 앞에 빛을 보여주면 어떨까? 반딧불이가 태양에 적응할 수 있을 때까지 조용히 뒤에 서서 말이야. 그러다 보면 반딧불이는 빛나는 동시에 빛을 즐길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p88~89> (밀양: 비밀스러운 햇빛, 숨겨진 햇빛)


세상의 밝은 빛 앞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으려 애쓰는 반딧불이와 닮아있다. 진로진학 상담 35년, 문경보 선생님께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는 혼란과 방황의 성장통을 딛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걸어가는 아이들이 있다.


이 책은 밤바다의 등대처럼,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빛을 발견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환한 불빛을 밝혀주고 묵묵히 곁을 지켜 준 선생님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9등급 손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채빈이의 성적은 9등급이다. 중학교 시절 채빈이는 전교에서 손꼽히는 우수한 학생이었기에 할머니는 전국 9등으로 알고 계신다. 공부를 제외한 학교생활은 누구보다 잘하는 아이, 성적이 아닌 다른 길로 진학한다면 어떤 대학이든 갈 수 있을 함채빈.

#오늘힘든친구야_힘들면그사람생각하면서한끼식사하렴


그러나 채빈이는 대학 입학보다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전단지를 돌린다. 10여 년이 흐른 후 채빈이는 PC방 사장이 되었고,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광운대학교를 졸업했다.

#돌아가신분들이_산사람을살릴때가있다


“할머니 바다는 왜 파래요?”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다가 멍들어서 그래. 이 할망처럼 가슴이 아파서 그래.”<p46>


<커피와 눈물을 알아차린 바리스타>

어릴적 부모님이 이혼하고 카페를 운영하는 엄마랑 사는 강훈이. 외로움을 참고 참느라 감정을 조절하는 힘마저 약해진 아이, 세상이 자기를 버리고 떠날까 봐 만남부터 두려워 세상을 외면해야 하는 아이, 수업 시간에는 잠을 자고, 타인의 얼굴을 마주할 힘조차 없는 염강훈. 중학교 때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 없을 때마다 자해를 했다.

#소극적공격성의밑바탕에는_날버리지마세요라는말이숨어있다


엄마를 대신해 운영하던 카페가 문을 닫자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군 복무를 마친 후 다시 여행을 시작했고, 커피와 관련된 곳이나 작은 카페가 있는 장소들을 자주 방문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이젠 어떤 바리스타가 되어 어느 곳에 정착할지 고민 중이다.

#시간의힘을믿고_적당한줄다리기를하며_기다려줘야한다


“넌 지금 아픈 상태야. 나쁜 놈이 아니고 아픈 사람이야.”

“아프다고요? 아픈 것은 뭐고, 나쁜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데요?”

“억울하고, 외롭고 그래서 화가 나고, 거기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나쁜 것과 아픈 것은 비슷하지. 그런데 나쁜 사람은 다른 사람이나 주변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게 되지. 아픈 사람은 자신을 공격하는 행동을 하지. 다른 사람에게는 걱정을 끼치는 거고.”<p52>


#열아홉담장을뛰어넘는아이들

상처가 준 선물로 가득한 인생, 나를 믿어주고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힘을 얻는다. 위의 사례 이외에도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학을 선택한 하늘이,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은 탈북 청년 민철이, 실용음악과에 합격한 고등학교 동창생의 아들 희승이의 이야기 등, 교육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생생한 사례들이 담겨있다.


각 장의 끝에는 선생님의 따뜻한 인생 조언이 담겨있어 더욱 의미 깊고 감동적인 책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은 물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마주하는 분들이 읽으면 깊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책이 씨앗이 되어 많은 분들의 가슴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


“문학판은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야. 저마다의 꽃을 피워내는 자리야. 그러니까 비교하려는 마음은 내려놓는 것이 좋아.”<p98>


“네가 할 일은 완벽한 현실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향해 가는 길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면서, 지금보다 조금은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p114>


“오늘 네가 힘들고 억울하고 불안해도 너는 너에게 늘 고마워하길 바란다. 미래의 행복한 너를 위해 오늘 네가 애써주고 있는 거잖아.”<p15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문경보

출판사: 마음의 숲 @maums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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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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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좋아하는것들그릇 #길정현 #스토리닷 #그릇 #취미 #빈티지 #수집 #여행



 

그릇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인제 그만 사야지 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보지만 그럼에도 눈앞에 아른거리며 꿈에까지 나오는 경우라면 그 욕망에 굴복해 줄 필요가 있다. <p27>

 

위의 문장을 읽고 얼마나 키득거리며 웃었는지 모른다. 나만 그런거 아니로구만~ 이라는 묘한 동지애! ‘이제 정말 그만 사야지라고 굳게 결심해놓고도 예쁜 그릇을 보면 심장이 나대고, 그 눈부심에 넋을 잃어버릴 지경! 예쁜 그릇 앞에서는 나 또한 의지박약 갈대가 되어버린다.



 

책자켓의 예쁨에 한 번, 눈부신 그릇 사진에 또 한 번 반하고, 위트 넘치는 작가님의 글에 미소 짓게 되는 책이다. 취미도 많고, 관심사도 넘쳐나는 맥시멀 라이프 예찬자. 해외 일정 중엔 배를 채우기보다 가방 가득 현지 그릇을 챙겨오며, 좋아하는 마음이 삶의 의미가 되고, 귀여운 것이 지구를 구한다니이런 열정이라면,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구할 기세다.

 

며칠 전 읽은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에서 일본의 도자기 수리 기법인 킨츠기(金継)에 대해 나오는데, 이번 책에서도 다시 언급되어 무척 반가웠다. 깨진 그릇을 옻으로 이어 붙이고 금가루로 이음새를 장식하는 이 기술은 섬세한 손길과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작업이다. 기본적으로 2~3시간이 소요되며, 경우에 따라 10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깨진 도자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으로, 이는 버려짐 대신 재탄생을 선택하는 일본의 와비사비 정신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나무위키 참조함>



 

빌레로이앤보흐 부르겐란트도대체 이 그릇이 어떻길래 작가님의 욕망이 불타올랐나 검색해봤다. ~ 끄덕끄덕...역시나 엄청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작가님의 브런치스토리에 올려진 것도, 검색해서 본 것들도 너무너무 아름답다.

 

터키식 찻잔 이야기에서 차를 너무 꽉 채우지 않는다니...나는 여전히 잔을 가득 채우는 쪽이다. 덕분에 깨알 지식 하나를 얻게 되었다. 지인으로부터 르크루제 대접시 두 장을 선물 받았다는 에피소드에서 본인 취향과는 달랐지만 의외로 괜찮았다는 고백을 읽으며 깊이 공감했다. 익숙한 취향만을 고집하다 보면, 새로운 신선함과 즐거움을 차단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나 역시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 그런 경험이 있다.

 

에그 스탠드의 귀여움, 로열 앨버트 레이디 칼라일에 얽힌 할머니와의 일화, 그리고 작가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왼손잡이라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레녹스 버터플라이 메도우 에피소드에서 엄마를 위해 소중히 아껴두셨던 그릇 이야기를 읽으니 작가님은 참 효심도 깊다. 작가님은 이 시리즈를 썩 좋아하지 않으신 듯하지만, 나는 정말 애정한다. 내가 꽃을 한창 사들이던 때, 친구가 꽃을 좋아하면 나이 드는 거래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정말 그런 걸까? 꽃무늬 그릇에 한없이 마음을 빼앗기는 걸 보면, 왠지 설득력이 있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인지할 수 있고, 그것의 소중함을 아는 것...설령 부서지더라도 킨츠기로 다시금 이어 붙일 수 있는 사람인 것, 나는 당신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p2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길정현

출판사: 스토리닷 @story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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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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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지만,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요절복통 인생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반란. 읽는 내내 ‘웃프다!’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유머와 감동을 다잡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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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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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클레어풀리 #이미영 #창비교육 #장편소설



 

영국 런던의 작은 마을에 자리한 만델 복지관. 원래 이름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에서 따왔지만, 간판에서 ‘a’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델 복지관으로 불리게 되었다. 간판을 새로 다는 것보다 이름을 바꾸는 것이 더 경제적이었기 때문이다.

노인 사교 클럽 첫날, 갑작스럽게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 자리에서 은퇴한 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폴린이 목숨을 잃는다. 한편, 지역 계획 부서는 복지관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고급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만델복지관은우리지역공동체의심장입니다

#복지관에는훌륭한유아원과_인기많은노인사교클럽이있습니다

 

*일흔이라. 일흔이라니. 정말로 그렇게 늙었다고? 그 사실이 다가오지도 않고 믿기지도 않았다.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그 모든 시간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p24>


*사람들은 대부분 흰머리를 나이의 상징으로 여기죠.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나는 흰머리를 빈 캔버스로 여겨요. 일종의 도전이랄까?<p158>


*난 그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전혀 관심 없어요. 중요한 건 당신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예요.<272>


*당신을 아름답게 하는 건 그 주름이에요. 주름은 웃음과 지혜, 경험의 흔적이거든요.<p284>

 

<주요 인물>

리디아: 결혼하면서 자신의 성을 포기하고, 딸들이 태어났을 때는 직업을 포기했던 53세의 그녀가 지역 의회에 일자리를 신청하면서 노인 사교 클럽을 만든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며 남편의 외도로 인해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프니: 디올을 입는 여자들은 어디에서도 울지 않는다는 강인하고 깐깐하고 괴팍한 70세의 멋쟁이, 정의의 여전사!!! 지기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데이트앱에 프로필을 올리고 데이트 상대를 찾아나선다. 수년간 사진을 찍지않아 변변한 사진 한 장조차 없어서 윌리엄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한다. 지기의 딸을 돌봐준다.

 

아트: 연기에 대한 배고픔으로 도벽을 일삼는 75세의 단역 배우, 훔친 물건들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획득하는 순간의 전율이 사라져 수치심을 일깨우는 달갑지 않은 존재들일 뿐이라서 옷장에 쳐박아버린다. 지난 10년동안 충동을 억누를 수 없을 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집어들었다. 각성제를 먹은 까치처럼...그러나 늘 소외된 사람들에게 마음이 끌린다.

 

지기: 고등학교 3학년생인 미혼부, 윈게이트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갈 준비를 한다. 그에게 만델복지관이 없어진다는 것은 아이를 돌봐줄 곳, 학교, 대학, 새로운 삶이 모두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루비: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뜨개질계의 뱅크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50년 가까운 결혼생활 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지만, 갈색 피부를 가진 여성과 결혼한 아들을 용서하지 않은 시어머니의 냉대를 받았다.

 

애나: 장거리 트럭 운전사로 일했으며, 다섯 번의 결혼을 했지만 모두 사별했다. 머리색을 자주 바꾸고 바퀴달린 보행 보조기를 이용한다.

 

윌리엄: 아트의 친구이자 은퇴한 파파라치. 아기시절 그레나다에서 영국으로 이민왔다. 하숙집마다 개 사절, 흑인 사절, 아일랜드인 사절이라고 적힌 표지를 내걸던 시절에 초등학교에서 아트를 만났다. 한 소년이 윌리엄을 향해 바나나를 흔들며 원숭이 소리를 내자, 아트가 그 소년을 때려눕힌 이후로 70년동안 서로를 돌보며 지낸다.

 

성탄절을 앞두고 냉담한 의회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복지관을 지키기 위해, 그들 모두 성탄극 공연을 준비한다. 각자의 재능을 한껏 발휘해 아트는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고, 윌리엄은 무대 장치와 홍보 사진을, 루비는 의상을, 리디아는 다과를 준비하며 모두 힘을 합친다. 그러나 성탄극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길을 비켜라! 우리 복지관을 구하라! 길을 비켜라! 우리 복지관을 구하라!”

 

#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별볼일 없지만,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요절복통 인생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반란. 읽는 내내 웃프다!’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만큼 유머와 감동을 다잡은 소설이다

과연 만델 복지관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까?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클레어 풀리

옮긴이: 이미영

출판사: 창비교육 @changbidu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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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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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뿐설명할수없습니다 #하진희 #책읽는고양이 #타고르평전 #타고르 #노벨문학상



 

때로는 거친 비바람에도 흔들림이 없는 큰 나무 같았고, 때로는 아주 향기로운 꽃향기처럼 매력적이었으며,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가 가끔은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성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진실한 삶의 노래였다.” <p160>

 

조카인 인디라 데비의 삼촌에 대한 위와 같은 묘사는 어쩌면 타고르라는 인물을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이자 철학자, 음악가 그리고 작가였던 타고르는 1913, 시집 <기탄잘리>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186157일 인도 서벵골주의 캘커타(콜카타의 전 이름)에서 14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부유한 집안에서 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한 그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몹시 외로움을 탔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해 열세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타고르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14세 때 어머니를 잃었고, 그의 뮤즈였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 아내는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다섯 자식 가운데 큰아들만 빼고 모두 단명하였다. 특히나 형수 카담바리의 자살로인한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형수 카담바리에게 헤카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헤카테는 그리스 신화에서 선과 악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세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세 갈래 길을 상징한다. 또한 밤과 달의 여신이자 마녀들의 여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의 사인은 아편 과다 복용이었다.

 

그가 영국인 친구에게 쓴 편지에는 카담바리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이 절절하다.

나의 여왕, 그녀의 죽음으로 나의 왕국이 무너져 버렸어요. 이제 그녀가 보여주었던 세상의 문이 닫혀버렸어요.”

 

또한 카담바리가 떠난 후 쓴 시에도 비통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가슴에 품은 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달을 쳐다보는 것, 그것 말고 어디서 위안을 얻었을까요? 그녀가 모두에게 준 사랑, 이제 어디서 그런 부드러운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가요? 그녀가 누군가의 슬픔에 흘린 눈물, 이제 누가 그녀를 위해 울어줄까요?”<충분해, 충분해 중에서>

 

타고르의 작품을 읽다보면.....특히나 <환상><아기 도련님>.....슬픔에 잠식되어 맨발로 고속도로를 토할때까지 미친 듯이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데, 아마도 그의 작품 속에 스며든 이러한 애절한 감정은 그가 직접 겪었던 상실과 아픔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했던가. 타고르에게 아버지는 삶의 방향을 제시한 정신적 스승이자 그의 철학적 기반을 형성한 중요한 존재였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떠난 여행을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경험은 평생 그의 자산이 되었다. 또한 교육 개혁에 힘쓴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혼자 읽기 너무너무 아까운 책이다. 타고르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 또한 흥미있고, 그의 작품도 많이 실려 있다. 서평을 3회 정도는 남겨야 될 정도로 페이지마다 감동 깊고, 타고르 못지 않게 이 책을 쓴 저자의 언어도 너무너무 진짜 미치고 환장하게 아름답다. 타고르의 문체와 사상에 얼마나 깊이 몰입하셨는지...이 책을 쓴 저자가 타고르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책의 제목만 봐도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라니...눈물나지 않은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하진희

출판사: 책읽은고양이 @reading_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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