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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고 싶은 그대에게 - 이대흠 시인의 ‘직유’로 시 쓰기 특강 ㅣ 지식벽돌
이대흠 지음 / 초봄책방 / 2026년 1월
평점 :

인간의 머리는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시인이라고 해서 아무도 생각지 못하는, 기막힌 직유법으로 시를 쓰지는 못한다. 좋은 시인은 꾸준한 훈련을 통해 자기만의 독창적인 문장을 만든다. <p199>
시 쓰는 법을 배우고 싶은 평범한 독자들에게 이 얼마나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문장인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 국어공부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워낙 세월이 흐른지라 암유, 환유 같은 단어들이 좀 생소했지만, 직유법을 하나씩 하나씩 확장해 가며 문장을 엮는 법이 단계별로 제시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게 다가왔다.

모든 문학적 표현 방법의 기초는 직유이기에 이 책에서 저자는 첫째로 직유법 노트를 만들어서 매일 하루에 5문장씩을 꾸준히 적어서 연습하기를 추천한다. 어떤 걸 설명할 때나 일상에서 말할 때도, 모든 걸 다른 어떤 것에 빗대어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간중간 저자의 위트 넘치는 예문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읽기를 즐겁게 만든다. 한 번도 이런 표현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예를 들어 “빨판 같은 애인의 입술”이라든지 “바람이 숫염소처럼 껄떡댄다” 같은 19금스러운 표현들을 마주할 때면 웃다가 사래가 들려 저세상 갈 뻔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어설픈 은유보다는 명확한 직유가 효과적이고, 잘 쓰인 직유 문장 하나가 최고의 시구로 평가받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기형도 시인의 <오후 4시의 희망>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은 주저앉는다, 어쩔 수 없이 이곳에
한번 꽂히면 어떤 건물도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은 중얼거린다, 이곳에는 죽음도 살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것과 섞였다,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
_____ 기형도, <오후 4시의 희망> 부분, <p197>
저자는 시 속 직유를 세밀하게 분석하며, 어떻게 일상적인 사물과 감정이 연결되어 독자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오는지를 설명한다.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 이 표현은 사실 처음 읽었을 때는 “도대체 뭔 소리야, 아교랑 습관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시인의 해석을 듣고 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습관은 아교처럼 접착력이 좋고, 굳은 아교처럼 굳어있다. 따라서 나를 도시에서 떼어낸다면, 아교로 붙은 물건을 억지로 떼어냈을 때처럼 생채기가 날 것이다. 따라서 ‘나’와 ‘도시’는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다....그런데 ‘습관은 아교처럼 안전하다’라고 했다...이 구절은 “안전하게 보이지만,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는 역설적 의미로도 독해할 수 있다. <p198>

어머어머 그렇구나! 어쩜! 대단해! 역시 이래서 시인이구나! 등등 감탄과 추임새를 넣어가며 재밌게 읽었다. 시적인 표현법뿐 아니라 도움이 될만한 훈련법 등이 풍성하게 담겨있는 유익한 책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그냥 지나치는 우리의 일상에서 생각해 보면 낯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는 세계는 얼마나 미지인가?
더구나 나의 내부는 얼마나 낯선가?
세상의 가장 먼 오지는 내 마음에 있지 않던가? <p171>

#시를쓰고싶은그대에게 #이대흠 #초봄책방 #시작법 #도서제공 20260213_금요일
<초봄책방 @paperback_chobom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