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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ㅣ 클래식 갤러리 1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잉가 무어 그림, 박미영 옮김 / 꽃피는책 / 2025년 10월
평점 :

어릴 적, 한겨울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였을 때 나는 그 순간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랐다. 언덕 위에 대자로 드러누워, 그 순간 삶이 끝나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이번 독서는 그때의 감정을 다시 깨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 책 속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 시절에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아마 날마다 가슴에 껴안고 울고 또 울었을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눈물이 차오르는데...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읽어 내려가다 보니 오히려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장면’들에서 눈걸음이 멈추었다. 확실히 글자로만 이루어진 책을 읽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아름답고 세밀하게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과 어우러진 책은, 책을 ‘읽는 것’이라기보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인도에서 살던 10살 소녀 메리 레녹스는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고아가 된다. 그녀는 영국 요크셔에 있는 고모부 크레이븐 씨의 미슬스웨이트 저택으로 보내진다. 무뚝뚝하고 사랑받지 못한 외로운 아이였던 메리는 저택에서 하녀 마사와 정원사 벤 아저씨를 만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미슬스웨이트 저택에는 10년 동안 굳게 잠겨 있던 정원이 있었다. 메리는 그곳을 발견하고, 식물과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마사의 동생 디콘과 함께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황폐했던 공간은 아이들의 손길을 통해 서서히 생명을 되찾고, 꽃이 피어나며 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에서 들려온 울음소리를 따라간 메리는 깊숙한 방에서 병약한 사촌 콜린을 발견한다. 세상과 단절된 채 두려움 속에 지내던 콜린은 처음에는 메리를 경계했지만, 대화를 나누며 점차 마음을 열고 바깥세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비밀의 정원은 아이들이 웃고 뛰며 활기를 되찾는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요크셔 사투리를 충청도 사투리로 옮겨 놓으니 글맛이 한층 더 구수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나서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삽화 또한 하나하나 따라 그리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이런 책이 다시 출간된다면 꼭 소장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책이라 온 세상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비밀의정원 #프랜시스호지슨버넷 #잉가무어_그림 #꽃피는책 #도서제공 20260204_수요일
<요조앤 @yozo_anne 님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꽃피는 책 @blossombook_publisher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