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류지에 머무는 밤 - 당신이 찾던 다정한 상실
박소담 지음 / 이상공작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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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에서 눈물의 파도가 또 거세진다. 외로운 사람은 어디든 간다. 그리운 그 얼굴을 단 한 번이라도 마음껏 볼 수 있다면, 어디든. 불 꺼진 새벽의 적막 속에서 마음의 방을 연다. <p87>

 

당신의 상실을 이리로 데려와도 좋다. 아침이 오면 분명, 투명한 위로만 남으리라 믿는다.”

책날개 안쪽의 이 글귀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함과 먹먹함이 몰려올 때면, 숨조차 쉬기 어려운 날들이 있었다.

 

작가님께서 명치에서 눈물의 파도가 또 거세진다라고 표현하셨는데 이 문장은 내가 직접 겪어낸 감정과 겹쳐졌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아닌 명치에서 일렁이어 온몸에 스며드는 눈물!!! 그래서 내게는 단순한 글귀가 아니라, ‘나 말고도 이 심정을 똑같이 느끼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묘한 동질감이자, 그 공감이 건네는 따뜻한 위안이었다.

 

인친분께서 개인사를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셨기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동안 늘 어느 선을 지켜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가끔은 책 속 문장이 내 삶과 맞닿는 순간이 너무도 선명하게 다가올 때면, 감정의 파도가 걷잡을 수 없이 일렁이고, 주체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덮었다가 다시 펼치기를 반복했다.

 

이 책에는 공황장애와 우울, 여성으로 태어나 겪어야 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 아버지의 부재, 엄마의 우울증, 아이를 잃은 경험 등, 상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작가님의 삶의 결이 온전히 담겨 있다. 소설이 아니기에 더욱 절절하게 다가왔고, 그 진실함이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다행인 것은 작가님께서 그 상실감에 등을 돌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시와 산문, 그리고 그림을 한데 엮어 고요하고 깊은 숨을 내쉬게 하며, 호흡을 가다듬게 한다. 거창한 치유의 언어가 아니라, 상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작은 위안이다. 소류지에 흐르는 잔잔한 물소리처럼, 그 위에 반짝이는 윤슬처럼

 

인생을 사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사건을 우연으로 보는 방법과 모든 사건을 기적으로 보는 방법이다. 우리가 버틴 날들을 모두 기적이라 믿는다. <p95>

 

#소류지에머무는밤 #박소담 #도서출판서로 #울프서평단 #도서제공 20260122_목요일

 

<울프 @wolfwitchm 님과 도서출판 서로 @publisher_eachother 가 함께 진행한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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