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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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구입해놓고도 감히 펼쳐보지 못했다. 단순히 한 작가의 불안과 고독, 자기혐오를 마주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그림자를 직면하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다가 깊은 우울에 침잠되어 헤어나오지 못할까 봐 두려웠고, 그래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본명 쓰시마 슈지(1909.06.19.~1948.06.13.).

11남매(74) 중 열째로 태어나,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집안을 평생 부끄러워 했고, 다섯 번의 자살 시도를 끝으로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강에 투신해 향년 서른여덟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주요 작품 12편을 선별해 핵심 문장을 원문 그대로 실어 저자의 섬세한 해석과 분석을 곁들여 줄거리를 설명한다. 각 작품 말미에는 대표 문장을 발췌해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다시금 되새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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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부서진 마음의 언어들. (사양, 인간실격, 어쩔 수 없구나)

*사양: 몰락한 귀족 가문의 삶을 통해 전후 일본 사회의 변화와 상실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가즈코의 1인칭 시점에서 내면과 독백이 전개되며, 고통과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Part.2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깨지기 쉽다. (여학생, 직소, 달려라 메로스)

*직소: 신약성경 속 가룟 유다의 시선을 빌려 애증을 응시하는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모순과 진심의 복잡함을 드러내며, 사랑이 외면당해 증오로 변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감정임을 고백한다. 다자이 오사무 문체가 가장 날카롭게 빛나던 시기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Part.3 나를 만든,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

*셋째 형 이야기: 셋째 형의 죽음 이후 남겨진 흔적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가족의 유대와 예술적 열망,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Part.4 희망은 때론 가장 잔인한 거짓말이 된다. (사랑과 미에 대하여, 비용의 아내, 늙은 하이델베르크)

*비용의 아내: 제목의 비용은 다자이가 분신처럼 여긴 15세기 프랑스 시인 프랑수아 비용을 가리킨다. 방탕한 남편 곁을 묵묵히 지켜온 아내의 시선을 통해 희생과 독립의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다자이가 마지막 연인과 동거하던 시기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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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오사무_문장의기억

죄인처럼 살면서도 죽을 용기를 내지 못한 자로서의 인간.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누구보다 살고자 몸부림쳤던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을 따라가며 우리는 살아 있음의 슬픔과 고독,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물음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함을 안고 살아간다. 이 책은 각자의 삶에서 고독과 상실을 직면하는 일이 결코 혼자만의 아픔은 아니라는 위로,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다자이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그의 작품이 우울하고 난해하며 불편하다는 편견을 거두도록 이끄는 저자의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편역&엮은이: 박예진

출판사: 리텍콘텐츠 @ritec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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