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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인간 -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한 의미의 세계
김대호 지음 / 마인드빌딩 / 2025년 10월
평점 :
#춤추는인간 #김대호 #마인드빌딩 #철학 #자존감 #도서협찬 20251103_월요일

“지소무내(至小無內), 지대무외(至大無外)”
가장 작은 것은 안이 없고, 가장 큰 것은 밖이 없다. (중국 송나라 사상가 혜시).
크다, 작다의 개념은 인간 경험(표상)을 기준으로 나눈 관념(언어)의 경계일 뿐이다. 작은 것이 사라지면 큰 것도 사라진다. 경계를 지으면 유한을 얻고, 경계를 지우면 무한을 얻는다. 즉 비교하지 않으면 작다는 상(Image)도 사라진다. 그렇게 가장 큰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p46>

인간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해 태어난 것이 아닌 ‘던져진 존재’이기에 방황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모든 시공간은 세계를 의식하는 관찰자, 곧 ‘우주의 기준’이자 ‘의미부여자’인 주체가 바로 ‘나’이기에, 모든 것은 결코 무의미하게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는 ‘모든 의미는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결국 내가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울하고 주체로서의 나로 살지 못하는가? 그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살기 때문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초연결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스스로를 평가한다. 타인의 인정이 곧 나의 가치가 되어버린 순간, 주체로서의 나는 희미해지고 만다.

저자는 삶을 수식화하지 말라고 한다. 월급이나 성적 점수와 같은 것은 삶의 본질이 아니므로, 그것으로 나의 삶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나라는 ‘변수’를 대입한 방정식은 오직 ‘의미 부여 능력’만이 정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알아차림, 곧 자신의 상태를 메타인지하여 바라보라고 권한다.

동물은 존재하지만, 인간은 실존한다. 삶이란 슬픔도 기쁨도 아닌, 오직 인간의 실존 그 자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비틀거릴지언정 쓰러지지는 말자. 성장은 언제나 실패의 그림자를 품고 있음을 기억하면서, 깊은 우울과 고독 속에 잠겨 있더라도 웃음만은 잃지 말자.

오,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갈망하지 말고, 가능한 영역을 다 살려고 노력하라.
___ 핀다로스 <p154>

#춤추는인간
저자의 펜 끝에서 흘러나오는 철학의 선율에 취해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고 나니, 도무지 정신을 가눌 수가 없다. 단어는 음표가 되고, 문장은 악보가 되어 사유와 통찰이 울려 퍼진다. 청중이 된 나는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몇 번이나 앵콜을 외쳐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철학은 어려운 것!’ 이라는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뜨린 책이다. 다음 장으로 넘기기 아쉬울 만큼 한 문장, 한 문장이 주는 울림이 깊고도 강렬하다. 모든 페이지를 필사하고픈 욕구가 샘솟는다. 올 한해 읽은 책 중에서 삼대장을 고르라면 단연코 이 책을 맨 앞자리에 올려놓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 김대호
출판사: 마인드빌딩 @mindbuilding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