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의 한국 정원 - 철학, 문화, 역사가 수놓인 우리 정원 이야기
신지선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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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쓰는 시이자 그림인 정원! 정원은 한 문화가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를 보여준다. 자연을 다듬고 통제하여 권력과 질서를 표현한 서양 정원, 막대한 부로 화려함을 과시한 중국 정원, 그리고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소박함과 철학적 깊이가 담긴 우리 선조들의 정원은 각기 다른 세계관을 반영한다.



 

국가유산수리기술자이자 한국정원연구가인 저자는 정원 속에 스며든 역사와 문화, 철학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추적하며, 돌과 나무, 물이 어우러진 풍경 너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3장에 걸쳐 궁궐을 비롯해 별서와 정자, 사찰과 민가의 정원까지 전국 30여 곳을 직접 답사하여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다.



 

1_정원을 채운 언어

정원의 기원과 의미를 짚어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보다 사치스러운 정원을 소유하는 것은 권위의 도전이었다. 예법을 중시한 조선 사회에서 윤선도는 비교적 화려한 정원을 남겼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보길도의 세연정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찰 중 초창기 산에 조성된 부석사, 왕으로서의 권위보다는 개인적 안식과 위안을 추구한 공간으로 알려진 낙선재, 볼품은 없지만 주인이 아닌 손님을 위해 꾸며진 담양의 소쇄원 등은 각기 다른 정원의 의미를 보여준다.



 

2_정원에 남겨진 마음들

정원은 단순히 돌과 나무, 물과 흙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라 정원을 만든 이의 마음과 시대의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창덕궁 후원에 위치한 부용지에는 도서관 주합루가 자리한다. 정조가 학문을 진흥하고 새로운 정치를 펼치고자 세운 상징적 건물이다. 커다란 쌀독을 두어 누구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구례의 운조루, 전국에 유일한 하인을 위한 정원, 남원의 몽심재 등은 정원이 단순히 권력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과 인간적 온정을 담아낸 공간임을 보여준다.



 

3_정원이 있는 풍경

우리 문화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서양철학·동양철학이 정원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정원 유산의 복원과 유지, 관리 등 현실적 과제들을 짚는다. 또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정원이 지닐 수 있는 의미와 가능성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서울 아산병원 앞에 조성된 벤치는 맘 편히 울 수 있는 곳이라는 설계 언어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아픈 사람들과 그들을 돌보는 이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어준다.



 

#당신곁의한국정원

최근 대통령 배우자가 궁궐과 종묘,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등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뉴스를 접하며,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엄격한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저자는 초계문신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주합루에 올랐다고 한다. 왕에게 인정받는 신하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기에 그러한 경관을 볼 수 있는 자라면 마땅히 해내야 할 본분, 즉 나라를 위한 사명감으로 마음이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뭉클하고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 사회의 누군가는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사명감을 갖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 미약하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조앤 @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수오서재 @suo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함>
저자:신지선

출판사: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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